≪이소정의 유노왓≫
방송계 도파민 자극
서바이벌 프로그램, 줄줄이 0%대 시청률
누구를, 무엇을 위한 경쟁인가
왼=엠넷/오=JTBC 제공
왼=엠넷/오=JTBC 제공
≪이소정의 유노왓≫
'그거 아세요?(you know what)' 이소정 텐아시아 기자가 흥미로운 방송계의 이슈를 잡아내 대중의 도파민을 자극하겠습니다.

"활동할 거라고 하길래 예정된 일정 미루고 비워뒀는데, 결국 무산됐습니다. 차라리 해체라고 공식 입장을 밝혀주는 게 나을 지경이에요."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데뷔의 꿈을 이뤘지만, 1년 넘게 아무런 활동을 하지 못하고 있는 업계 관계자가 한 말이다. 한때 꿈을 이뤄낸 출연자들이 데뷔 이후 활발한 활동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 부닥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진=엠넷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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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엠넷 '퀸덤 퍼즐'과 MBC '소년판타지-방과후 설렘 시즌2'는 각각 그룹 엘즈업과 판타지 보이즈를 데뷔시켰으나, 이들의 활동은 여전히 깜깜한 상태다. 활동 계획에 관해 물어도 돌아오는 내용은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는 대답뿐이다. 방송 당시 큰 화제를 모으지 못했던 점을 고려할 때, 앨범을 내도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부정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 이에 팬들은 물론 업계에서도 부쓴 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참가한 출연자들은 "이 기회가 내 전부다"라며 열정을 쏟아부었고, 데뷔라는 목표를 향해 매 순간 헌신하며 결과를 이뤄냈다. 마침내 그토록 바라던 데뷔의 기회를 얻었을 때 이들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그러나 데뷔 후 활동 소식이 전무하자 좌절감을 느끼고 있다는 후문이다.
사진=엠넷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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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넷은 '퀸덤 퍼즐'을 통해 0%대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하며 혹독한 결과를 맞았음에도 올해 초 '빌드업 : 보컬 보이그룹 서바이벌'(이하 '빌드업')을 새롭게 선보였다. '빌드업'은 완성형 보컬 그룹을 꿈꾸는 출연자들이 실력과 매력을 뽐내는 무대였다. 데뷔 경험이 없는 참가자들뿐 아니라 성적이 부진한 기존 가수들까지 재도약을 노리며 도전장을 내밀었다.

치열한 경쟁을 거쳐 결성된 4인조 그룹 B.D.U는 해외 투어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국내에서의 인지도와 팬덤 형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B.D.U의 멤버 승훈은 기존 그룹 CIX의 메인 보컬로서 활동 중인 만큼, CIX 팬덤 사이에서는 그의 그룹 활동 복귀가 지연되는 면에 불만이 커지고 있다.

지난 18일 JTBC에서 첫 방송 된 '프로젝트 7' 역시 0.6%라는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했고, 동시 방송 중인 엠넷 '로드 투 킹덤 : ACE OF ACE' 또한 매회 0%대 시청률에 머무르며 화제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출연자들은 최고의 무대를 선보이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기획사들은 거액을 투자했지만,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치열한 경쟁을 통해 인기와 주목을 얻겠다는 목표로 프로그램에 참여했음에도, 그로 인해 얻는 것이 너무나 미미해 열정이 아깝다는 평가가 잇따른다.
사진=SBS 제공
사진=SBS 제공
엠넷 '프로듀스 101' 시리즈를 제외하고는 대중에게 강력한 인상을 남긴 성공적인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드물어졌다. 반복되는 포맷과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로 인해 대중의 관심이 식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또다시 기적을 바라듯 새로운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고, 출연자들 역시 간절한 마음으로 재능을 갈아 넣고 있다. 다수의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 중인 가운데 SBS '유니버스 리그'라는 새로운 예능이 곧 방송될 예정이다.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통해 화려한 데뷔를 꿈꾸던 출연자들의 기대는 번번이 무너지고 있다. 데뷔의 기회를 얻더라도 실질적인 활동은 없고, 실패 사례만 쌓여가면서 팬들과 업계의 불만 또한 고조되고 있다.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본질과 목적에 대한 근본적인 재고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이유다.

이소정 텐아시아 기자 forusojun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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