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동 / 사진=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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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원의 까까오톡》
까놓고, 까칠하게 하는 오늘의 이야기.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 이슈를 까다로운 시선으로 비평합니다.



개그맨 이진호가 도박을 한 사실도 모자라 도박 빚을 갚기 위해 동료 연예인들에게 돈을 빌리고 다닌 사실이 확인됐다. 소속사 SM C&C(대표 남궁철)는 그 사실을 알고도 묵인하고 이진호의 연예 활동을 지속시켰다. 소속사의 이사이자 '아는형님'에 함께 출연하는 강호동도 이 사실을 사전에 알았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단순 출연자 동료면 문제가 없지만, 같은 소속사의 이사였던 만큼 책임론에서 오롯이 자유롭기 어렵다는 문제제기가 나오고 있다.

SM C&C는 지난 3월 강호동을 회사 이사로 선임했다. 당시 SM C&C는 "1993년 연예계에 데뷔한 후 30년 가까운 세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누비며 국민 MC로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는 강호동은 2012년부터 회사와 함께 성장해 온 SM C&C의 대표 아티스트인 만큼 이번 이사 선임을 통해 회사의 비전과 가치를 대내외로 알리기 위해 활약할 예정이다"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남궁철 대표는 "강호동씨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예능인이자, SM C&C를 대표하는 아티스트이다. 그동안 다양한 방송-예능을 중심으로 활동하며 쌓은 노하우와 역량으로 광고, 콘텐츠, 여행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좋은 시너지를 낼 수 있으리라 믿는다"며 선임 이유를 밝혔다.

다만 등기이사와 달리 비등기이사로서, 이사에 대한 법적 책임은 지지 않는 임원이다. 실제 이사로서의 법적 책임을 부여받은 건, 등기이사인 박태현 매니지먼트부문장, 윤성아 광고사업유닛장 등이다. 지난 3월 사외이사로 선임된 이수균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도 경영에 대한 전반적인 감시 의무가 있다. 물론 매니지먼트 리스크였던 이진호 건을 사외이사가 보고 받았는지 여부에 따라 책임 여부가 달라진다. 이수균 변호사는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를 대리해 하이브와 소송전을 하고 있다.
남궁철 SM C&C 대표.
남궁철 SM C&C 대표.
강호동은 SM C&C와 12년간 함께 일해왔다. 당시 강호동은 세금 과소 납부 논란으로 잠정 은퇴했다가 그해 8월 SM C&C와 전속계약을 체결하며 활동을 다시 시작했다. 강호동은 전속계약과 함께 유상증자에도 참여했었다. 강호동은 20억 원을 출자해 SM C&C 68만 9500주를 배정받기도 했다. 이는 단순 소속사와 연예인 관계를 넘어 업무 파트너로 서로 협력하겠다는 뜻이기도 했다. 그렇게 12년 후 강호동은 SM C&C의 이사 자리에 올랐다. 이사 자리에 오른 뒤에는 주식 13만 5000주를 다시 사들이기도 했다.

최근 이진호의 도박 빚 사실이 알려지며, SM C&C의 매니지먼트 허점이 여실히 드러났다. 소속사는 이진호가 도박 빚 문제를 겪고 있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는 것이 본지 취재 과정에서 드러났다. 채무자들이 회사에 연락해 빚을 갚으라고 독촉한 사례도 있었다. 하지만 소속사는 이를 사실상 묵인했다. 현재는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은 채 연락 두절 상태다. SM C&C는 이진호의 잘못을 시인하지도 부정하지도 않은 채 그저 제3자처럼 관망하고 있다.
강호동 / 사진=텐아시아DB
강호동 / 사진=텐아시아DB
강호동은 이진호의 연예계 선배이자 JTBC '아는형님'에 함께 출연한 사이다. 무엇보다 SM C&C의 이사이다. 이진호는 도박 빚을 갚기 위해 '아는형님' 출연진에게도 돈을 꾸려고 했다. 강호동에게도 돈을 꾸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출연자인 이수근은 실질적으로 피해도 입었다. 이수근은 전 소속사가 SM C&C이기도 하다. 강호동은 건너 건너 이 사실을 알았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도박에 손을 대면서 나락으로 점차 빠지게 된 소속 연예인, 이를 묵인해오다 진실이 드러나자 모르쇠로 일관하는 소속사. 강호동에겐 이사로서의 도의적 책임이 있다. 12년이나 몸담은 회사에서 이사라는 중책을 맡았다면 소속 연예인과 회사가 문제를 바로잡고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나섰어야 할 필요가 있었다. 무엇보다 이진호 사태로 인해 가장 피해를 입었던 넷플릭스 '코미디 리벤지'는 강호동을 연예계로 이끈 이경규와 수많은 후배들이 뛰어든 프로그램이었다. 최소한 강호동이 소속사를 적극 움직였더라면, 적어도 제작발표회 당일 폭탄같은 소식으로 프로그램의 흥을 깨버리는 일은 없었지 않았을까.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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