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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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설경구가 영화 '불한당' 변성현 감독을 향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3일 오후 해운대구 우동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에서 '액터스 하우스, 설경구'가 열렸다. '액터스 하우스'는 동시대를 대표하는 배우들의 진솔한 이야기와 그들의 작품세계를 더욱 깊이 있게 조명하는 자리다.

이날 설경구는 '액터스 하우스'로 초청된 소감에 대해 "몇 년 전부터 제안이 온 거로 안다. 제 혼자 주인공이 돼서 앉아있는 게 쑥스럽고 불편하다. 불편하게 앉아있는 게 힘들지 않을까. 올해 '보통의 가족'으로 영화제에 오니까 이번엔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전했다.

부산국제영화제에 처음 참석했을 때를 회상하기도 했다. 설경구는 "1999년에 처음 왔다"며 "4회 때 '박하사탕'이 개막작이었다. 어리바리하고 눈을 어디다 두어야 할지도 몰랐다. 무대에 올라오라고 하는데, 관객들도 '쟤네 뭐니'이렇게 봤다. 그 기억을 가끔 한다. 2시간 10분 만에 사람 인생이 바뀌었다고 말한다. 사영하고 관객들이 저한테 다가오는 걸 느끼는데, 그 시간 안에 유명 인사가 됐다. 강렬하게 남아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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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박하사탕'을 못 본다고 밝힌 설경구는 "당시에 '박하사탕'까지 해서 세 작품으로 부산국제영화제에 왔었다. 그래서 열흘 동안 방을 잡아줬는데, 저녁에 그렇게 술을 마신다. 드리킹 페스티벌이라고 해서 예전에는 신문 깔고 먹었다. 그때가 그립기도 하다"라며 "그때 술 덜 깨서 기자회견이 있다고 해서 잠깐 들어가서 본다고 봤는데 펑펑 울었다. 이후로 안 본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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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도산' ,'불한당'등 설경구의 인생작들의 영상이 스크린에 소개됐다. 설경구는 "배우는 불쌍한 직업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선택받지 못하거나 불러주지 않으면 할 게 없다. 요즘 상황이 안 좋아서 그런 배우들이 많다"라고 토로했다. "배우를 그만둘 생각을 한 적이 있냐"는 질문에 "더 이상 할 게 없으면 그만둘 수 도 있겠다고 생각했다"라며 "이전의 모습이 겹치는 게 싫다. 살도 쪄보고 수염도 길러보지만, 매번 되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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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한당' 변성현 감독과 작품을 한 뒤로 달라졌다고. 변성현 감독과 설경구는 차기작 '굿뉴스'까지 네 작품을 함께했다. '불한당' 촬영 당시 설경구는 "'뭐 저딴 게 감독인가' 싶었다. '가슴골이 보였으면 좋겠다' ,'팔뚝을 더 보여달라'고 하더라. 감정을 이야기 야기해야지 '왜 저런 걸 이야기해' 싶었다"라며 "촬영감독도 신인이었는데, 뭐하나 지켜봤다. 갈수록 잘 만들어가더라"라고 전했다. '굿뉴스'도 '불한당'팀과 같이 한다며 믿음이 간다고 덧붙였다.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는 2일을 시작으로 11일까지 열흘간 부산 영화의전당 일대에서 열린다. 공식 초청작은 224편으로 지난해 209편에 비해 15편 늘었다. 개막작은 넷플릭스 '전,란', 폐막작으로는 '영혼의 여행'이 선정됐다.

부산 김서윤 텐아시아 기자 seogug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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