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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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지 영역에서 소비되어오던 동성 간의 로맨스가 조금씩 인기를 끌더니 스타들도 동성애를 소재로 한 작품을 선택했다. 동성애가 다양한 사회적 갈등 가운데 놓여져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배우로선 쉽지 않은 선택일 수 있다.

주로 상업 영화를 해오던 스타들도 퀴어물에 뛰어들었다. 내달 극장가 포문을 여는 '대도시의 사랑법' 역시 성소수자인 캐릭터가 등장한다.

'대도시의 사랑법'은 박상영 작가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며 눈치보는 법이 없는 자유로운 영혼의 재희(김고은)와 세상과 거리두는 법에 익숙한 흥수(노상현)가 동거동락하며 펼치는 그들만의 사랑법을 그린 영화다. 재희와 흥수의 13년 서사에 걸친 우정을 그려내기도 하지만 사랑에 관한 이야기도 담겨있다.

남녀 간의 사랑뿐만 아니라 동성 간의 사랑도 풀어낸다. 노상현은 극 중 성수자인 흥수 역을 맡았다. 노상현의 연인으로 나오는 배우 정휘이며 남자다. 노상현은 다른 남자 배우와도 키스하고 성소수자들이 즐겨 찾는 클럽에서 춤을 춘다. 더불어 정휘와 상의 탈의를 하고 수위 높은 스킨십 장면도 선보였다.
사진제공=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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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 간의 진한 스킨십이 부담으로 다가올 수도 있을 터. 다만 노상현은 단호하게 아니라고 답했다. 그는 "부담감은 없었고 단지 인물을 이해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라며 "인물이 느꼈을 만한 감정들과 심리적인 변화를 표현하려 했다"고 말했다. 스킨십에 관해서도 "딱히 신경을 쓰진 않았다. 그냥 굉장히 더웠다. 당시 장소가 협소했다. 모텔에서 촬영했는데 촬영 스태프분들도 많아서 훨씬 더 더웠다. 저희는 뜨거웠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퀴어물'이라는 단어는 다소 자극적으로 느껴질 수 있지만, 역설적이게도 자극적으로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이 이목을 끈다. 재희와 흥수가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며 성장하는 과정 중 필요했던 설정이자 장면이다. 물론 일반 로맨스랑 똑같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퀴어물 보다는 성장물의 성격이 강하다.
사진=판씨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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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소희도 첫 스크린 데뷔작으로 퀴어물을 선택했다. '폭설'은 하이틴 스타 '설이'(한소희)와 운명처럼 가까워진 배우 지망생 '수안'(한해인)이 서로에게 솔직하지 못해서 엇갈렸던 시절을 지나 다시 서로를 찾아가는 겨울의 사랑이야기. 애틋하면서도 서정적인 이야기를 그려나갈 예정이다.

퀴어물이 비주류에서 조금씩 주류로 올라오게 된 계기는 OTT의 영향이 크다. BL(Boys Love) 물인 '시맨틱 에러'는 대박을 터트렸다. 대한민국 왓챠 오리지널 드라마 '시맨틱 에러'는 8주 연속 왓챠 TOP 10 1위, OTT 콘텐츠 트렌드 1위를 차지하며 BL물이 대중적으로도 통한다는 것을 보여줬다.

시대가 변했고, 동성물을 전보다 받아들이고 있다. 2012년 발매된 '이러지말 제발' 뮤직비디오 속 서인국과 안재현의 동성애가 다시금 화제가 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두 사람의 앞엔 '월드 게이'라는 수식어도 붙었다. 이후 케이윌 '내게 어울릴 이별 노래가 없어' 뮤직비디오에 다시 함께 출연했다.

다만 동성애물에 대한 사회적 논란은 현재진행형이다. 배우로선 이런 논란성에 따른 위험을 스스로 감수했다고 볼 수 있다.

김서윤 텐아시아 기자 seogug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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