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해인은 코앞으로 다가온 추석 연휴에 개봉하는 '베테랑2'에서 첫 악역 연기를 펼친다. '베테랑2'는 나쁜 놈은 끝까지 잡는 베테랑 서도철 형사(황정민)의 강력범죄수사대에 막내 형사 박선우(정해인)가 합류하면서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연쇄살인범을 쫓는 액션범죄수사극. 1312만 관객을 동원한 '베테랑'(2015)의 속편이다.
1편이 흥행한 터라 '베테랑2'에도 많은 관심이 쏠린 상황. 2편 속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정해인의 악역 변신이다. '엄친아' 느낌이 강한 정해인이 소시오패스 성향을 지닌 박선우를 연기한다니. 비릿한 미소와 광기 어린 눈빛으로 소름을 안긴다. 정해인은 "박선우는 나르시시즘도 있고 소시오패스 성향을 가진 인물이다. 자기가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라며 "불쾌감을 주려고 했다"라고 전했다.
이번 작품은 캐릭터에서 빠져나오는 데 꽤 시간이 걸렸다고. 정해인은 "어머니도 제가 낯설다고 하더라. 말도 잘 안 하고 은둔형으로 있다 보니 대화가 길게 이어지지 않더라. 몇개월 동안 집중해서 하다 보니 영향을 받은 것 같다"라고 밝혔다. 이 시기에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기 위해 일부러 혼자 지냈다고.

악역 톱3에 들 만큼 강렬한 인상을 남긴 연기지만, 최민식은 후유증으로 고생했다. 당시 그는 "영화 촬영할 때 실제로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한 아저씨가 반말했는데, '이 XX 왜 나한테 반말하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순간 나한테 섬뜩함을 느껴 다시는 살인마 연기를 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영화 속 캐릭터가 실제 최민식의 삶에 영향을 끼친 것이다.

'살인자ㅇ난감' 이희준, '더 글로리' 김건우도 악역 연기에 몰입하다 후유증을 겪었다고 전했다. 시청자들의 감탄을 자아낸 연기 뒤에 남모를 고충이 있어 눈길을 끈다.
김서윤 텐아시아 기자 seogug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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