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역은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작품의 맛을 살리는 역할을 한다. 보는 이가 제대로 몰입하려면 배우 역시 맡은 캐릭터 그 자체가 되어야 한다는 게 배우들의 말이다. 때문에 악역을 완벽히 소화한 이들에겐 후유증이 남는다. 배우들의 남모를 고충이다.
정해인은 코앞으로 다가온 추석 연휴에 개봉하는 '베테랑2'에서 첫 악역 연기를 펼친다. '베테랑2'는 나쁜 놈은 끝까지 잡는 베테랑 서도철 형사(황정민)의 강력범죄수사대에 막내 형사 박선우(정해인)가 합류하면서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연쇄살인범을 쫓는 액션범죄수사극. 1312만 관객을 동원한 '베테랑'(2015)의 속편이다.
1편이 흥행한 터라 '베테랑2'에도 많은 관심이 쏠린 상황. 2편 속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정해인의 악역 변신이다. '엄친아' 느낌이 강한 정해인이 소시오패스 성향을 지닌 박선우를 연기한다니. 비릿한 미소와 광기 어린 눈빛으로 소름을 안긴다. 정해인은 "박선우는 나르시시즘도 있고 소시오패스 성향을 가진 인물이다. 자기가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라며 "불쾌감을 주려고 했다"라고 전했다.
이번 작품은 캐릭터에서 빠져나오는 데 꽤 시간이 걸렸다고. 정해인은 "어머니도 제가 낯설다고 하더라. 말도 잘 안 하고 은둔형으로 있다 보니 대화가 길게 이어지지 않더라. 몇개월 동안 집중해서 하다 보니 영향을 받은 것 같다"라고 밝혔다. 이 시기에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기 위해 일부러 혼자 지냈다고. 악역 연기 후유증 하면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배우는 단연 최민식이다. 최민식의 엘리베이터 일화는 아직도 회자할 정도로 유명하다. 2010년 최민식은 '악마를 보았다'에서 역대급 악역 연기를 보여줬다. 최민식 아니면 누가 소화했을까 싶을 정도로 사이코패스 살인마 장경철을 소화했다.
악역 톱3에 들 만큼 강렬한 인상을 남긴 연기지만, 최민식은 후유증으로 고생했다. 당시 그는 "영화 촬영할 때 실제로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한 아저씨가 반말했는데, '이 XX 왜 나한테 반말하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순간 나한테 섬뜩함을 느껴 다시는 살인마 연기를 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영화 속 캐릭터가 실제 최민식의 삶에 영향을 끼친 것이다. 박성웅도 2020년 '루갈'에서 사람을 죽이는 역할을 맡아 열연을 펼쳤지만, 공황장애를 얻었다. 박성웅은 "당시 탈의 장면이 있어서 탄수화물을 중단했는데 이상한 증세가 오더라"라며 "운전하는데 고속도로를 달리면서 핸들을 꺾고 싶었다. 뒤에 가족들이 타고 있었는데, '여보 나 이상해'라고 했다. 또 '내가 저 사람들을 해치면 어떡하지'라는 생각까지 들어 병원에 방문해 치료받았다고 전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살인자ㅇ난감' 이희준, '더 글로리' 김건우도 악역 연기에 몰입하다 후유증을 겪었다고 전했다. 시청자들의 감탄을 자아낸 연기 뒤에 남모를 고충이 있어 눈길을 끈다.
김서윤 텐아시아 기자 seogugu@tenasia.co.kr
정해인은 코앞으로 다가온 추석 연휴에 개봉하는 '베테랑2'에서 첫 악역 연기를 펼친다. '베테랑2'는 나쁜 놈은 끝까지 잡는 베테랑 서도철 형사(황정민)의 강력범죄수사대에 막내 형사 박선우(정해인)가 합류하면서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연쇄살인범을 쫓는 액션범죄수사극. 1312만 관객을 동원한 '베테랑'(2015)의 속편이다.
1편이 흥행한 터라 '베테랑2'에도 많은 관심이 쏠린 상황. 2편 속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정해인의 악역 변신이다. '엄친아' 느낌이 강한 정해인이 소시오패스 성향을 지닌 박선우를 연기한다니. 비릿한 미소와 광기 어린 눈빛으로 소름을 안긴다. 정해인은 "박선우는 나르시시즘도 있고 소시오패스 성향을 가진 인물이다. 자기가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라며 "불쾌감을 주려고 했다"라고 전했다.
이번 작품은 캐릭터에서 빠져나오는 데 꽤 시간이 걸렸다고. 정해인은 "어머니도 제가 낯설다고 하더라. 말도 잘 안 하고 은둔형으로 있다 보니 대화가 길게 이어지지 않더라. 몇개월 동안 집중해서 하다 보니 영향을 받은 것 같다"라고 밝혔다. 이 시기에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기 위해 일부러 혼자 지냈다고. 악역 연기 후유증 하면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배우는 단연 최민식이다. 최민식의 엘리베이터 일화는 아직도 회자할 정도로 유명하다. 2010년 최민식은 '악마를 보았다'에서 역대급 악역 연기를 보여줬다. 최민식 아니면 누가 소화했을까 싶을 정도로 사이코패스 살인마 장경철을 소화했다.
악역 톱3에 들 만큼 강렬한 인상을 남긴 연기지만, 최민식은 후유증으로 고생했다. 당시 그는 "영화 촬영할 때 실제로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한 아저씨가 반말했는데, '이 XX 왜 나한테 반말하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순간 나한테 섬뜩함을 느껴 다시는 살인마 연기를 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영화 속 캐릭터가 실제 최민식의 삶에 영향을 끼친 것이다. 박성웅도 2020년 '루갈'에서 사람을 죽이는 역할을 맡아 열연을 펼쳤지만, 공황장애를 얻었다. 박성웅은 "당시 탈의 장면이 있어서 탄수화물을 중단했는데 이상한 증세가 오더라"라며 "운전하는데 고속도로를 달리면서 핸들을 꺾고 싶었다. 뒤에 가족들이 타고 있었는데, '여보 나 이상해'라고 했다. 또 '내가 저 사람들을 해치면 어떡하지'라는 생각까지 들어 병원에 방문해 치료받았다고 전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살인자ㅇ난감' 이희준, '더 글로리' 김건우도 악역 연기에 몰입하다 후유증을 겪었다고 전했다. 시청자들의 감탄을 자아낸 연기 뒤에 남모를 고충이 있어 눈길을 끈다.
김서윤 텐아시아 기자 seogug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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