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와이스 나연, 쯔위/ 사진 제공=JYP
트와이스 나연, 쯔위/ 사진 제공=JYP
《김지원의 슈팅스타》
김지원 텐아시아 가요팀 기자가 '슈팅스타'처럼 톡톡 튀고 시원하게 가요계를 맛보여드립니다.

걸그룹 명가라는 수식어가 무색해졌다. 엔믹스, 있지의 부진부터 트와이스 솔로 주자들의 방향성과 성적까지, JYP 여성 아티스트들을 향해 아쉬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트와이스라는 그룹의 명성에도 불구하고 솔로 주자들이 연이어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냈다. 쯔위는 솔로 데뷔 앨범 'abouTZU'(어바웃 쯔)를 지난 6일 발매했다. 맏언니 나연, 리더 지효에 이은 트와이스 세 번째 솔로 가수다. 쯔위는 섹시하고 고혹적인 모습을 택하며 이미지 변신에 나섰다. 쯔위의 데뷔곡은 주요 음원 차트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트와이스라는 그룹의 명성을 고려하면 더욱 아쉬운 결과다.

어울리지 않은 옷을 입은 탓이다. 소속사는 타이틀곡 'Run Away'(런 어웨이)를 신스팝, 댄스 장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곡이라고 소개했다. 레트로 열풍이 이어짐에 따라 정한 콘셉트로 보인다. 대중이 원하는 건 레트로한 느낌이지 과거로 돌아가는 게 아니다. 쯔위의 신곡은 과거 그 시절 유행했던 음악을 그대로 가져다 놓은 듯했다. 만 25세, 트와이스 막내 쯔위와 어울리지 않는 올드함이 묻어나오는 곡이었다. 신곡 활동에서 살아남은 건 쯔위의 비주얼뿐이라는 반응까지 나왔다.

앞서 나연이 비슷한 이유로 쓴맛을 봤지만 쯔위까지 같은 길을 걷게 된 것. 나연은 지난 6월 Y2K에 섹시를 더한 콘셉트의 'ABCD'(에이비씨디)로 컴백했다. 전작 'POP!'으로 호성적을 냈던 나연이지만, 이번 곡은 음원차트에서 힘을 쓰지 못했다.
있지/ 사진=텐아시아 사진 DB
있지/ 사진=텐아시아 사진 DB
있지(ITZY)도 이렇다 할 히트 곡을 내지 못하고 있다. 데뷔 초 '달라달라', 'ICY', '워너비'로 연달아 좋은 성적을 내며 주목받았던 있지. '마.피.아. In the morning'은 상승세를 타고 있던 있지에게 브레이크를 걸었다. 박진영 작사·작곡의 이 곡에는 '배우보다 더 배우, 늑대 가지고 노는 여우'와 같은 가사가 담겼다. 유치하고 시대착오적이란 평가가 주를 이뤘다.

이후 '스니커즈'로 다시 한번 상큼발랄하면서 당당한 매력으로 대중을 사로잡는 듯했지만, 이 분위기를 이어갈 수 없었다. 박진영이 역대급 신곡으로 꼽아 기대감을 키운 후 나온 곡은 '체셔'(Cheshire)였다. 대중은 기대감에 못 미치는 곡에 실망했고 이런 상황이 반복되며 관심도가 떨어졌다. 어느 순간 대중은 있지의 신곡이 나와도 굳이 들어보지 않게 됐다. 멤버 개개인의 화제성과 역량은 뛰어나지만 기획력이 받쳐주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있지도 벌써 6년 차다. 오는 10월 어떤 곡으로 컴백하느냐에 따라 가요계 내 입지가 갈릴 전망이다.
엔믹스/ 사진=텐아시아 사진 DB
엔믹스/ 사진=텐아시아 사진 DB
엔믹스 해원/ 사진 제공=MBC '라디오스타'
엔믹스 해원/ 사진 제공=MBC '라디오스타'
지난 2022년 데뷔한 엔믹스도 아직 자리를 잡지 못했다. 데뷔 동기인 르세라핌, 뉴진스에 비하면 여전히 대중성이 부족하다. JYP 걸그룹으로 데뷔 때부터 관심을 한몸에 받았지만, '믹스팝'이라는 난해한 장르의 곡으로 데뷔하며 초기 팬덤을 형성하지 못한 탓이다.

그럼에도 엔믹스의 성장에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최근 믹스팝이라는 정체성은 유지하되 적당한 선을 찾아 코어팬과 대중 모두 잡을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지난달 발매된 '별별별'은 발매 직후 음원차트에서 보기 어려웠지만, 최근 치고 올라오는 중이다. 이날 기준 '별별별'은 멜론차트 '톱 100'에 자리 잡고 있다. 멤버 해원이 각종 예능에서 입담을 뽐내며 눈도장을 찍은 덕이다. 보컬 실력과 비주얼, 퍼포먼스 역량까지 갖춘 멤버들이기에 좋은 곡으로 한 방을 터트리면 부상하는 건 시간문제다.

JYP는 원더걸스-미쓰에이-트와이스로 걸그룹 명가라는 타이틀을 얻었으나 이에 못 미치는 행보를 보인다. 오히려 최근에는 데이식스, 스트레이 키즈 등 보이그룹이 실적을 견인하는 중이다. 앞서 언급된 보이그룹들은 멤버들이 작사·작곡 등 프로듀싱 전반에 적극 참여해 그룹 색을 만든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개인기로 이뤄낸 성과로 보일 수 있다. 반대로 매니지먼트사의 역량에 의구심이 드는 이유다. 소속 가수에 대한 명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이들의 매력과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획을 보여줄 때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on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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