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스튜디오지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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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놓고 제정신이 아닌 캐릭터를 표현해야 했습니다. 사람을 도구처럼 다루며 권력으로 모든 걸 밀어내는 역할에 관해 여러 가지로 애드리브를 준비했습니다. 그리고 감독님께 컨펌받았죠. 굉장히 오래 준비한 신입니다."


지니 TV 오리지널 드라마 '유어 아너'에 출연한 배우 허남준이 지난 9일 텐아시아 사옥에서 진행된 내방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유어 아너'는 아들의 살인을 은폐하는 판사와 아들의 살인범을 쫓는 범죄조직 보스, 자식을 위해 괴물이 되기로 한 두 아버지의 부성 본능 대치극이다. 극 중 허남준은 아버지 김강헌(김명민 분)에게 인정받는 것에 집착하며 각종 범죄를 저지르는 장남 김상혁 역을 맡았다.
사진=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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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남준은 지난달 12일 첫 방송 된 '유어 아너' 1회에서 "들개 새끼가 사람을 물어뜯어 죽이면 그 산 전체를 뒤져서라도 들개 무리들을 소탕합니다. 그게 정의죠"라는 대사를 맛깔나게 쳐 이슈를 끌었다. 톤, 눈빛 연기 등 허남준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독보적인 신으로 시청자들에게 호평을 자아냈다.

해당 장면에 관해 허남준은 "집에 친구들을 여럿 불러서 연습하기도 했다. 눈깔 연기는 친구들 앞에서 한 적 없었다. 현장에서 느낌이 와 눈을 뒤집어 깠다. 수없이 연습할 땐 그렇게까지 된 적이 없었는데, 슛 들어가니 저절로 몰입이 되더라. 충동적인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그렇게 연기했다는 걸 잊어버리고 있었다. 방송을 보고 알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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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혁이를 통해 어떤 면을 보여주고 싶었는지 묻자 허남준은 "날카로운 면도 보여주고 싶었지만, 나름대로는 겉멋이 잔뜩 든 캐릭터라고 해석했다. 전반적으로 극의 분위기가 무거운데 나만의 무드가 있길 바랐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혼자만 다른 결이라 잘 안 섞이는 듯 섞이고, 그러면서도 튀고 싶었다"고 밝혔다.

허남준은 '유어 아너' 결말을 어떻게 생각할까. 그는 "아주 만족스럽다. 실제로 악한 사람이 나쁘다는 이유로 전부 벌받진 않는다. 좋은 사람들도 선하다는 이유로 행복하게 살지만은 않는다. 악한 놈도 끝까지 잘 먹고 잘사는 경우가 꽤 있다. 참 멜랑꼴리하다. 권선징악이 아니라는 점이 뻔하지 않아서 흥미로웠다"고 평가했다.

"허구지만, 나쁜 사람도 잘 살 수 있다는 결말을 보면서 세상살이는 평등하지 않다는 걸 또 한 번 느꼈습니다. 죄를 지은 두 아버지는 멀쩡히 살아계시고 제일 착한 은이(박세현 분)가 아픈 결말을 맞이한다는 게 참 이상하더라고요. 해피도 새드도 아닌 '유어 아너'의 마지막 이야기가 많은 걸 생각하게 했죠."

이소정 텐아시아 기자 forusojun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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