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본을 처음 봤을 때 자신 없었지만 사실 욕심 났어요. '내가 이걸 할 수 있을까' 싶었죠. 연습을 시작하면서 재밌었던 한편, 고통스럽기도 했어요. 어떻게 표현해야할지 모르겠더라고요. '앙드레, 준비됐어?'라는 대사를 연습할 때 샤워하다 '엉엉' 울었어요. 고통스러웠죠. 내가 다중인격자인가 싶을 정도였다어요. 하지만 그 많은 게 재밌었어요. 조금이라도 배울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참여할 수 있었던 그 자체에 감사해요."
창작 초연 뮤지컬 '베르사유의 장미'에 참여하고 있는 김지우는 이같이 말했다. 2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EMK뮤지컬컴퍼니 사옥에서 배우 김지우를 만났다. 김지우는 오스칼 역을 맡았다. 오스칼은 왕실을 호위하는 자르제 가문의 막내딸로 태어나 아들로 키워진 인물로, 아버지의 바람대로 왕실 근위대 장교가 되어 마리 앙투아네트를 호위하게 된다. 김지우는 옥주현, 정유지와 함께 트리플 캐스팅됐다. 이번 공연이 초연인 만큼 김지우에겐 걱정도 있었다. 김지우는 "저도 '베르사유의 장미'를 보고 자란 세대라 오스칼에 대한 환상이 있다. 검술도 액션도 다 잘하고 인류애도 있다. 사람들에게 인정도 받는다. 근위대장에 잘생겼는데 예쁘다. 금발은 어쩜 그렇게 찰랑이는지. 어렸을 때 '멋있다'면서 봤다. 저 같은 마음을 가지고 본 분들 많을텐데, 제가 잘못해서 그 분들의 환상을 깨뜨리면 어쩌나 싶었다"며 "연출님, 감독님한테도 '저 못한다', '자신 없다'면서 도망다녔다"고 털어놨다. 이어 "옥주연 언니가 많이 도와줬다. 언니가 '레베카' 할 때였는데, 제가 노래 때문에 너무 스트레스는 받고 있으니 '레베카' 끝나고 집 가서 쉬어야할 시간에 2시간씩 통화해줬다. '우리가 보고 자란 오스칼을 멋있게 표현해내서 사람들을 실망시키지 말고 '한국의 오스칼' 하면 우리는 떠올리게 하자. 재밌게 하자'는 언니 덕에 용기를 얻었다"며 고마워했다.
오스칼은 남장 여자. 김지우는 "저는 딸로 태어나 딸로 살아서 아들로 살아본 적이 없기 때문에 '여기서 이 사람의 감정이 뭘까?'가 어려웠다. 어릴 적 만화로 볼 때 '오스칼 멋있다' 생각했지 '내가 오스칼이었다면?'이라고 생각하진 않았다"며 캐릭터를 이해하는 과정 중의 고충을 털어놨다.
아들로 살아본 기분을 묻자 "남자들 제복이 그렇게 더운지 몰랐다"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여자들은 패티코트 입고 스커트 입으면 그 안에 공간이 있다. 그런데 제복은 달라서 열이 셔츠 위로 뜨거운 바람이 올라오더라. 뜨거운 바람이 나와서 '억' 이렇게 되더라. 남자 분들이 여름에 더울텐데 대단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군인으로서 절도 있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도 노력했다. 김지우는 "성식 씨, 해준 씨(앙드레 역) 붙잡고 어떻게 해야하는지 물었다.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또한 "군인으로 자라서 말과 행동에 절도가 있어야 하는데, 제 모습을 찍은 영상을 보니 걸어나오는 동작부터 여자처럼 보이더라. 칼을 휘두르는데 골반이 먼저 빠지는 거다. 고치려고 많이 노력했다. 자세들, 매무새들을 고치는 게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검술 연기를 위한 트레이닝을 받았느냐는 물음에 김지우는 "공연 시작 1시간 전에 무술 시간이 있다.매회 공연 그렇게 한다"고 답했다. 또한 "공연 때 공작 역의 승원 오빠가 저 때문에 한 번 다쳤다. 매번 합을 맞추고 연습하지만 막상 공연할 때 안 맞을 수도 있지 않나. 검이 밑으로 가야하는데 위로 가는 바람에 오빠 손을 쳤다. 오빠 손이 찢어졌다. 많이 연습했는데도 그런 사고가 일어나니 무섭더라. 제가 겁먹으니 오히려 상대 배우가 하던대로 하라고 했다. 사실 아직도 조금 무섭다"고 털어놓았다.
김지우는 관객들, 팬들의 '멋있다'는 칭찬이 듣기 좋다고. 그는 "은근히 기분 좋더라. 예쁘다는 얘기보다 멋있다는 얘기가 좋더라. 남자들이 이런 칭찬을 들으면 이런 기분인가 싶었다"며 웃었다. 이어 "잘생겼다보다 멋있다가 좋더라. 생소한 기분이긴 했는데, 멋있다는 얘기 들을 수 있는 게 뿌듯했다. 내가 군인 역할을 잘하고 있는 건가 싶어서 그 말이 기분 좋았다"며 기뻐했다.
걸크러시 매력에 여성 팬들도 많아졌다고 한다. 김지우는 "여성분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다는 건 좋은 일이다. 엄정화, 윤여정 선생님 같은 배우는 같은 여자가 봐도 멋있고 여자들도 좋아한다. 나도 그렇게 한 살 한 살 나이 먹었으면 좋겠다 싶다. 아직 제가 거기까진 못 갔지만 같은 여성에게 사랑받을 수 있다는 게 다른 의미로 뿌듯하다. 괜히 인정 받은 것 같은 묘한 기쁨이 있다"고 말했다. 김지우는 연이은 공연에 체질식으로 건강 관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체력 관리 방법에 대해 "모든 배우들이 난이도가 높은 곡을 소화해야 한다. 본의 아니게 체질식을 하게 됐다. 몸이 좀 편안해지고 나아지는 것 같더라. 주현 언니 추천으로 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몸 관리를 하면서 약을 안 먹으려고 한다. 약을 먹으면 순간적으로 목이 좋아져서 막 쓰게 되는데, 그러면 다음날 회복 불능이 되는 경우가 많더라. 우리 팀이 휴식, 발성 방법 등에 대해 공유를 많이 하는 편이다"고 전했다.
김지우의 건강을 걱정한 옥주현이 쑥떡을 보내주기도 했다고. 김지우는 "저는 고기를 좋아하는데 제 체질에는 고기가 맞지 않고 해산물이 좋다고 하더라. 저번에 고기 먹다가 주현 언니한테 걸렸다"며 웃었다. 또한 "언니가 저한텐 맵쌀이 좋다면서 캡쌀로 만든 쑥떡을 집에 한 박스 보내줬다. 냉동실에 넣어놓고 하나씩 꺼내먹어라고 하더라. 언니가 보내준 걸 아침에 2개씩 꺼내서 나갈 때 하나 먹고 인터미션 때 하나 먹고 그런다"고 말했다.
김지우는 '베르사유의 장미'를 '돈값' 하는 공연으로 만들고자 하는 마음을 내비쳤다. 그는 "절규하는 장면에서 (감정을) '좀 아껴야지' 하는 순간 뒤는 와장창 깨지더라. 이건 아니다 싶었다. 쏟을 수 있는 만큼 다 쏟아야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도 돈 주고 공연 보러 다니는데 배우가 아끼는 모습이면 짜증난다. 보통 17~18만 원 주고 오지 않나. 저도 남편, 딸까지 3명분 예매하면 수수료까지 50만 원 뚝딱이다. 관객들은 퇴근하고 저녁 먹고 달려와서 공연 보고, 그 다음날에는 또 일찍 출근한다. 3일을 할애하는 거다. 공연의 기억과 추억이 오래간다. 대충 하면 안 되겠다고 생각한다. 대충하고 싶지 않다. 끝날 때까지 제가 갖고 있는 소리를 다 쏟고 싶다. 후회하지 않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창작 초연 뮤지컬 '베르사유의 장미'에 참여하고 있는 김지우는 이같이 말했다. 2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EMK뮤지컬컴퍼니 사옥에서 배우 김지우를 만났다. 김지우는 오스칼 역을 맡았다. 오스칼은 왕실을 호위하는 자르제 가문의 막내딸로 태어나 아들로 키워진 인물로, 아버지의 바람대로 왕실 근위대 장교가 되어 마리 앙투아네트를 호위하게 된다. 김지우는 옥주현, 정유지와 함께 트리플 캐스팅됐다. 이번 공연이 초연인 만큼 김지우에겐 걱정도 있었다. 김지우는 "저도 '베르사유의 장미'를 보고 자란 세대라 오스칼에 대한 환상이 있다. 검술도 액션도 다 잘하고 인류애도 있다. 사람들에게 인정도 받는다. 근위대장에 잘생겼는데 예쁘다. 금발은 어쩜 그렇게 찰랑이는지. 어렸을 때 '멋있다'면서 봤다. 저 같은 마음을 가지고 본 분들 많을텐데, 제가 잘못해서 그 분들의 환상을 깨뜨리면 어쩌나 싶었다"며 "연출님, 감독님한테도 '저 못한다', '자신 없다'면서 도망다녔다"고 털어놨다. 이어 "옥주연 언니가 많이 도와줬다. 언니가 '레베카' 할 때였는데, 제가 노래 때문에 너무 스트레스는 받고 있으니 '레베카' 끝나고 집 가서 쉬어야할 시간에 2시간씩 통화해줬다. '우리가 보고 자란 오스칼을 멋있게 표현해내서 사람들을 실망시키지 말고 '한국의 오스칼' 하면 우리는 떠올리게 하자. 재밌게 하자'는 언니 덕에 용기를 얻었다"며 고마워했다.
오스칼은 남장 여자. 김지우는 "저는 딸로 태어나 딸로 살아서 아들로 살아본 적이 없기 때문에 '여기서 이 사람의 감정이 뭘까?'가 어려웠다. 어릴 적 만화로 볼 때 '오스칼 멋있다' 생각했지 '내가 오스칼이었다면?'이라고 생각하진 않았다"며 캐릭터를 이해하는 과정 중의 고충을 털어놨다.
아들로 살아본 기분을 묻자 "남자들 제복이 그렇게 더운지 몰랐다"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여자들은 패티코트 입고 스커트 입으면 그 안에 공간이 있다. 그런데 제복은 달라서 열이 셔츠 위로 뜨거운 바람이 올라오더라. 뜨거운 바람이 나와서 '억' 이렇게 되더라. 남자 분들이 여름에 더울텐데 대단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군인으로서 절도 있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도 노력했다. 김지우는 "성식 씨, 해준 씨(앙드레 역) 붙잡고 어떻게 해야하는지 물었다.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또한 "군인으로 자라서 말과 행동에 절도가 있어야 하는데, 제 모습을 찍은 영상을 보니 걸어나오는 동작부터 여자처럼 보이더라. 칼을 휘두르는데 골반이 먼저 빠지는 거다. 고치려고 많이 노력했다. 자세들, 매무새들을 고치는 게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검술 연기를 위한 트레이닝을 받았느냐는 물음에 김지우는 "공연 시작 1시간 전에 무술 시간이 있다.매회 공연 그렇게 한다"고 답했다. 또한 "공연 때 공작 역의 승원 오빠가 저 때문에 한 번 다쳤다. 매번 합을 맞추고 연습하지만 막상 공연할 때 안 맞을 수도 있지 않나. 검이 밑으로 가야하는데 위로 가는 바람에 오빠 손을 쳤다. 오빠 손이 찢어졌다. 많이 연습했는데도 그런 사고가 일어나니 무섭더라. 제가 겁먹으니 오히려 상대 배우가 하던대로 하라고 했다. 사실 아직도 조금 무섭다"고 털어놓았다.
김지우는 관객들, 팬들의 '멋있다'는 칭찬이 듣기 좋다고. 그는 "은근히 기분 좋더라. 예쁘다는 얘기보다 멋있다는 얘기가 좋더라. 남자들이 이런 칭찬을 들으면 이런 기분인가 싶었다"며 웃었다. 이어 "잘생겼다보다 멋있다가 좋더라. 생소한 기분이긴 했는데, 멋있다는 얘기 들을 수 있는 게 뿌듯했다. 내가 군인 역할을 잘하고 있는 건가 싶어서 그 말이 기분 좋았다"며 기뻐했다.
걸크러시 매력에 여성 팬들도 많아졌다고 한다. 김지우는 "여성분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다는 건 좋은 일이다. 엄정화, 윤여정 선생님 같은 배우는 같은 여자가 봐도 멋있고 여자들도 좋아한다. 나도 그렇게 한 살 한 살 나이 먹었으면 좋겠다 싶다. 아직 제가 거기까진 못 갔지만 같은 여성에게 사랑받을 수 있다는 게 다른 의미로 뿌듯하다. 괜히 인정 받은 것 같은 묘한 기쁨이 있다"고 말했다. 김지우는 연이은 공연에 체질식으로 건강 관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체력 관리 방법에 대해 "모든 배우들이 난이도가 높은 곡을 소화해야 한다. 본의 아니게 체질식을 하게 됐다. 몸이 좀 편안해지고 나아지는 것 같더라. 주현 언니 추천으로 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몸 관리를 하면서 약을 안 먹으려고 한다. 약을 먹으면 순간적으로 목이 좋아져서 막 쓰게 되는데, 그러면 다음날 회복 불능이 되는 경우가 많더라. 우리 팀이 휴식, 발성 방법 등에 대해 공유를 많이 하는 편이다"고 전했다.
김지우의 건강을 걱정한 옥주현이 쑥떡을 보내주기도 했다고. 김지우는 "저는 고기를 좋아하는데 제 체질에는 고기가 맞지 않고 해산물이 좋다고 하더라. 저번에 고기 먹다가 주현 언니한테 걸렸다"며 웃었다. 또한 "언니가 저한텐 맵쌀이 좋다면서 캡쌀로 만든 쑥떡을 집에 한 박스 보내줬다. 냉동실에 넣어놓고 하나씩 꺼내먹어라고 하더라. 언니가 보내준 걸 아침에 2개씩 꺼내서 나갈 때 하나 먹고 인터미션 때 하나 먹고 그런다"고 말했다.
김지우는 '베르사유의 장미'를 '돈값' 하는 공연으로 만들고자 하는 마음을 내비쳤다. 그는 "절규하는 장면에서 (감정을) '좀 아껴야지' 하는 순간 뒤는 와장창 깨지더라. 이건 아니다 싶었다. 쏟을 수 있는 만큼 다 쏟아야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도 돈 주고 공연 보러 다니는데 배우가 아끼는 모습이면 짜증난다. 보통 17~18만 원 주고 오지 않나. 저도 남편, 딸까지 3명분 예매하면 수수료까지 50만 원 뚝딱이다. 관객들은 퇴근하고 저녁 먹고 달려와서 공연 보고, 그 다음날에는 또 일찍 출근한다. 3일을 할애하는 거다. 공연의 기억과 추억이 오래간다. 대충 하면 안 되겠다고 생각한다. 대충하고 싶지 않다. 끝날 때까지 제가 갖고 있는 소리를 다 쏟고 싶다. 후회하지 않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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