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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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행복의 나라'가 작품 속에 담긴 비하인드 스토리 세 가지를 공개했다.

'행복의 나라'는 1979년 10월 26일, 상관의 명령에 의해 대통령 암살 사건에 연루된 박태주와 그의 변호를 맡으며 대한민국 최악의 정치 재판에 뛰어든 변호사 정인후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흥미로운 비하인드 세 가지를 살펴봤다.

정인후와 전상두의 첫 만남에서 시작된 악연

정인후(조정석)와 전상두(유재명)의 악연은 첫 만남부터 예고돼 있었다. 10.26 대통령 암살 사건 재판이 시작되기 전 정인후를 비롯한 변호인단은 육군 참모총장 정진후(이원종), 합수단장 전상두와 상견례 자리를 갖는다. 육군본부 연회실에서 상견례를 마친 두 사람은 로비에서 다시 마주하게 되는데, 정인후는 군인이 상관을 향해 관등성명을 하는 모습을 보고 자조 섞인 웃음을 보인다. 이에 전상두는 정인후에게 적대적인 감정을 드러내고, 이번 재판이 사건 가담자들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할 것임을 암시하며 팽팽한 긴장감이 형성된다. 이후에도 두 사람은 계속해서 부딪히고 갈등을 겪는데, 이는 단순히 정인후가 관등성명을 비웃었기 때문이 아니라 두 사람의 신념과 가치관이 다르다는 것을 단 한 장면으로 설명한 것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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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후는 골프공? 골프공이 갖는 의미

10.26 대통령 암살 사건 재판 전 상견례에서부터 시작된 갈등은 극 후반부 골프장 신에서 최고조에 달한다. 박태주(이선균)를 살리기 위해 정인후는 모든 자존심을 내려놓고 재판을 마음대로 좌지우지하는 전상두를 찾아가 무릎까지 꿇는다. 정인후가 찾아간 장소는 바로 골프장. 전상두는 여유롭게 골프를 치고 있는 상황에서 정인후가 나타나자 "3번 아이언이 잘 안돼"라고 읊조린다. 이는 전상두가 정인후를 골프공으로 생각, 그를 멀리 보내고 싶지만 마음처럼 잘 되지 않음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대사다. 또한 전상두가 골프공을 가지고 노는 모습은 세상을 자신의 손에 쥐고 논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정인후가 전상두에 굴복하지 않는 모습을 통해 그처럼 갖고 놀기 어려운 존재도 있다는 사실에 영화적 상상력을 더해 표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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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투하는 소녀와 그를 따르는 정인후

처음부터 예고 됐듯이 10.26 대통령 암살 사건의 재판은 피고인들과 변호인단에게 불리한 상황으로 흘러간다. 이에 더해 변호인단은 협박을 당하고, 하나, 둘 이탈하는 등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는다. 이런 상황에 박태주를 살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사건 직후 차량에 동승해 이동했던 육군 참모총장 정진후를 재판장 증인으로 세우는 것뿐이었지만 정인후의 끈질긴 설득에도 참모총장은 마음을 돌리지 않아 막막하기만 하다. 이때 등장한 사람이 바로 권투하는 소녀다. 정인후의 귀에 권투 코치의 "정신 안 차려!"라는 호통이 들리고 각성한 그는 힘을 내 권투하는 소녀와 함께 뛰기 시작하는데, 이는 시대의 불공정함을 극복하고자 하는 정인후의 의지가 담긴 장면으로 해석할 수 있다.

'행복의 나라'는 전국 극장에서 상영 중이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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