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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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 육아 모두 완벽하게 보이는 여배우들도 알고 보면 엄마로서 겪은 고충이 있다. 산후 우울증을 겪은 것. 현재는 이를 극복하고 가족과 단란하게 사는 스타들의 모습이 훈훈함을 자아낸다.

국내 대표 배우로 꼽히는 문소리는 장준환 감독과 결혼해 2011년 딸을 낳았다. 그는 최근 유튜브 채널 조동아리를 통해 산후 우울증을 겪었다고 고백했다. 문소리는 "순산했지만 48시간 만에 산후 우울증이 찾아왔다. 호르몬의 급격한 변화 때문에 공황장애처럼 불안하고, 얼굴이 빨개지고 열이 오르고 손을 바들바들 떨었다"고 털어놨다. 또한 "아기만 보면 두려워서 울고 안아주지도 못했다. 사람이 미친 것 같더라"라고 전했다. 증상이 심했던 탓에 남편 장준환 감독이 곁에서 손을 놓지 못했다고.

과거 SBS 예능 '힐링캠프'에서도 문소리는 ""'개그 콘서트'를 틀어놔도 울었다. 모든 게 끝난 것 같아서 울었다"며 "자존감이 바닥을 치며 내가 외모로 승부하던 배우도 아닌데 갑자기 할머니가 된 것 같고 전신 성형을 하는 사람들이 이해가 됐다"고 했다.

산후 우울증을 극복할 수 있었던 건 조리원 동기 산모들, 일명 '조동아리' 덕분이었다. 문소리는 "방에 혼자 갇혀 있으면 점점 안 좋아지겠다 싶어서 그냥 수유방에 갔다. 밥도 나가서 먹고 수유할 때도 안 됐는데 웬만하면 수유방 가서 사람들 보고 했다. 다른 사람들 얘기하는 거 듣다 보면 웃기기도 했다"며 산모들과 소소한 농담을 주고 받았다고. 시어머니, 남편 험담을 하는 산모들을 보며 "피식 웃음이 나왔다. 사람이 큰 힘이다"고 말했다. 문소리는 영화 '여배우는 오늘도'를 통해 여배우이자 엄마로서 삶을 현실적으로 담아내기도 했다
사진=MBC '물 건너온 아빠들' 캡처
사진=MBC '물 건너온 아빠들' 캡처
인교진 아내이자 두 딸의 엄마인 소이현도 산후 우울증을 겪었다. 소이현은 MBC '물 건너온 아빠들'에서 "임신했을 때 27kg가 쪘다. 신랑보다 더 찌고 출산했다고 예전 체중으로 돌아가는 게 아니더라. 출산해도 배는 그대로고 살은 안 빠졌다. 아기 낳으면 살이 다 빠지는 줄 알았다"며 임신, 출산 후 신체 변화로 인한 고충을 털어놨다. 또한 "호르몬 때문인지 아기는 예쁜데 거울을 보면 내가 너무 이상했다. 남편은 일하니까 멋진데 나는 남편 트레이닝복 입고 아이를 보니까 눈물도 나더라"라고 말했다.

소이현은 남편 인교진의 외조 덕에 산후 우울증을 극복했다. 또한 "신랑이 계속 예쁘다고 하고 얼굴에 침 자국 있는데도 괜찮다고 말해주더라"며 고마워했다. 인교진은 MBN '고딩엄빠4'에서 당시를 회상하며 "어느 날 집에 들어갔는데 아내 울음소리가 들리더라. 예전에 자기가 입던 청바지를 입으려는데 안 맞는 거다. 그걸 보고 충격 받았다"며 "내가 생각하는 거보다 훨씬 힘든 일일 수 있겠다 싶었다. 그때가 겨울이었는데 예쁜 옷 봄에 입자고 편지와 함께 사줬다"고 했다.
사진=KBS '옥탑방의 문제아들' 캡처
사진=KBS '옥탑방의 문제아들' 캡처
백종원과 결혼 후 세 아이를 낳은 소유진도 산후 우울증을 경험한 적이 있다. 소유진은 KBS2 '옥탑방의 문제아들'을 통해 "호르몬의 변화를 느낀 게 제가 불면증이 좀 있는데 임신하고 계속 졸리더라"며 "출산해보면 그 순간 모든 게 빠져나간다. 난 회복이 안 됐는데 모든 사람들이 아이만 본다. 나는 해야할 많은데. 힘들더라"고 말했다. 심지어 "내가 아기 밥 주는 사람인가" 싶었다고. 첫 아이를 출산하곤 "엄마긴 엄만데 내 자신이 아직 준비가 안 돼 있었다. 이 아이도 낯설고 엄마도 아닌 거 같도 몸이 힘드니까 좋은 아내도 아닌 거 같았다. 그렇다고 내가 배우인데 나를 찾아주지도 않았다. '내가 무엇일까' 계속 고민했다"고 회상했다.

소유진이 산후 우울증을 극복한 건 친구 김호영 덕분이라고. 그는 "호영이와 두 시간 정도 통화하면 스트레스가 풀린다. 남편은 말이 많은 스타일이 아니라 (내가 힘들어하면) 요리해주고 뭐 먹고 싶냐고 묻는다"고 했다.
사진=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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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에서 감독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추상미. 한동안 연기자로서 공백기를 가졌던 추상미는 출산하고 단편 영화 3편, 장편 1편 등 영화 연출을 했다고 한다. 추상미는 영화 연출에 도전한 건 산후 우울증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이기도 했다. 결혼 후 아이를 원했지만 오랫동안 가지지 못했고 유산의 아픔까지 겪은 그는 출산 후 첫 아이에 대한 강한 애착이 산후 우울증으로 이어진 것. 추상미는 이러한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북한 전쟁고아를 소재로 한 영화를 만들었다. 그는 "아이에 대한 애착이 깊어질 무렵 지인이 일하는 출판사에 갔다가 그 출판사에 보관돼 있던 폴란드로 간 북한 전쟁고아의 실화를 발견하게 됐다. 저에겐 운명적으로 와 닿았다"고 밝혔다.

모델이자 연기자로 다방면에 활약하고 있는 장윤주도 산후 우울증을 겪었다. 장윤주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딸 이름 '리사'에서 따온 앨범을 냈다. 직접 작사, 작곡, 연주까지 한 앨범. 그는 "산후 우울증을 겪을 때 하고 싶은 말을 쏟아내야 하더라"며 "출산 후 1년 동안 심리상담을 받았다. 그게 큰 도움이 됐다"고 고백한 바 있다.

각자의 방법은 다르지만 산후 우울증을 극복한 '슈퍼맘' 스타들. 엄마이자 배우로서 역할을 다 해내며 자신의 커리어를 여전히 쌓아가고 있는 이들에게 응원이 이어지는 이유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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