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 달 안에 헤어지겠다는 하윤서의 다짐을 실현하는 일은 녹록지 않았다. 대놓고 "매달리겠다"고 선포한 주원이 마치 딱풀처럼 하윤서에게 달라붙어 애정 공세를 퍼붓기 때문. 주원의 모친에게 돈도 받았다는 윤서의 말조차 크게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연애 전 "연상을 좋아하는 게 아니라, 예쁜 사람을 좋아해서"라며 윤서의 마음을 홀렸던 직진 연하남의 패기는 이별 선언 이후에도 계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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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도 노력했으니 이별도 노력해 보자"라는 말로 주원에게 이별을 설득하는 윤서에게 주원은 "싫은 걸 너 때문에 참은 게 아니라, 네 덕분에 좋아진 게 많은 거다"라며 왜 우리가 만나야 하는지 보여주겠다고 받아친다. 연애 기간 27번 정도 밥을 더 샀다는 주원답지 않은 쪼잔한 발언을 명분 삼아 앞으로 ‘27번’ 함께 밥을 먹기로 한 두 사람. 밥을 먹는 순간만큼은 연인이던 그 순간으로 돌아간 듯, 데이트 아닌 데이트가 시작됐다.
술을 곁들인 식사가 끝난 어느 날, 술기운이 올라온 윤서와 주원. 먼저 집에 가려는 윤서를 붙잡은 주원은 정말 자신과 헤어질 생각이냐며 "이젠 나 안 좋아하는 건가?"라는 말로 윤서의 마음을 헤집는다. 결국 차마 거짓말하지 못하고 "아직도 많이 좋아해"라며 취중 진담 고백을 해버린 윤서. 두 사람은 애매한 자신들의 관계처럼 닿을 듯 말 듯 한 입맞춤을 시도하며 알 수 없는 앞날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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