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전학생은 ‘의학 동아리’ 부장으로 활동하며 의대 교수님 같은 포스를 이미 뿜어내고 있었다. 친구들도 전교권 우등생들로, 도전학생과 같이 의대를 꿈꾸고 있었다. 전교 1등 친구는 수시로 합격해버리면 정시 지원이 불가하다는 일명 ‘수시 납치’를 피하고자 수시를 포기하는 전략을 고민 중이었다. 이런 모습에 조정식은 “극상위권은 수시 전형을 아예 포기하기도 한다. 보통 전과목 만점 받는 친구들이다”라며 ‘어나더 클래스’의 입시 전략을 설명했다. 반면, 도전학생은 수시 전형을 최대한 쓸 생각이었다. ‘입시 전략 멘토’ 미미미누는 도전학생의 의대 수시 도전이 가능할지 ‘세특(세부 능력 및 특기사항)’ 분석에 나섰다. 미미미누는 “의학·생명과학 분야에 관심이 많다는 어필은 충분하다. 동아리 활동도 서술이 돼 있고, 양도 많이 채웠다. 자세는 되어 있다. 내신만 된다면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라며 ‘세특’에 경쟁력이 있다고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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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사실 도전학생이 의대를 목표로 하는 이유에는 ‘가족’이 있었다. 도전학생의 아버지는 지난해 암 진단을 받고 투병 중이었다. 아버지가 한 달간 병원에 입원해 투병하는 동안 도전학생은 “제가 학원을 많이 다녀서 (아버지께서) 나이가 많으신데도 계속 일을 하셨다. 아빠가 아프신 게 제 탓 같았다”라며 눈물을 훔쳤다. 조정식은 “너 때문에 일하신 게 아니라 너 때문에 사시는 거다. 네가 삶의 이유다”라며 위로했다. 도전학생의 부모님은 중간고사를 앞둔 딸을 위해 병을 애써 숨겼고, 시험이 끝난 후에야 아버지의 상태를 전했다. 도전학생은 “수술 후 안 좋아지셔서 입원하시고 코로나19로 면회도 안 됐다. 공부에 집중도 안 되고 방황 그 자체였다”라며 당시 심경을 전했다.
도전학생의 부모님은 딸이 아팠던 아버지와 할머니 때문에 의사가 되고 싶다는 부담감을 가지게 된 것은 아닐지 걱정했다. 그러나 도전학생은 “우리 가족이 계기인 것은 맞다. 근데 지금은 내 꿈이다”라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도전학생의 확고한 의지에 다른 과를 추천했던 조정식은 “이 친구는 다른 목표를 안 잡는 게 더 도움이 되겠다”며 다시 도전학생의 의대 도전을 강하게 지지했다. 미미미누는 “지금부터 다 1등급이 나와도 수시는 쉽지 않은 건 맞다. 일단은 고2 기말고사까지는 정진하는 게 맞다”라며 정시, 수시 전략을 확정하고 공부하기보다 우선 기말고사 점수를 높이고 이후에 방향성을 잡으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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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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