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없숲' 단체./사진=조준원 기자
'아없숲' 단체./사진=조준원 기자
고민시가 불청객으로 돌아온다. 데뷔 후 가장 어려웠던 작품이었다는 고민시는 캐릭터를 위해 역대급 체중 감량까지 불사했다.

21일 조선 팰리스 서울 강남에서 넷플릭스 시리즈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행사에는 김윤석, 윤계상, 고민시, 이정은, 모완일 감독이 참석했다.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는 한여름 찾아온 수상한 손님으로 인해, 평온한 일상이 무너지고 걷잡을 수 없는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서스펜스 스릴러다.

모완일 감독은 "처음 대본 접했을 때 너무 특이한 이야기여서 드라마화하기에는 쉽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근데 고개를 돌려도 계속 돌아보게 되고, 미련이 남았다. 매력적으로 잘 만들면 시청자들이 좋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연출을 맡게 된 이유를 밝혔다.

이어 "앞서 소개한 대로 소중한 공간에 원치 않은 불청객이 찾아오고 사건에 휘말린 인물들이 한 치 앞도 모르는 미래를 자기만의 방식대로 대면하는 이야기다. 감동적이고 재밌고, 결론이 궁금한 작품일 것"이라며 "아무도 없는 숲속을 걸으면 기분이 좋은데 원치 않은 인물이 나타나면 평화로움에서 공포로 바뀐다. 그런 이중성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김윤석./사진=조준원 기자
김윤석./사진=조준원 기자
김윤석은 아내의 소원대로 서울을 떠나 아내와의 추억이 담긴 펜션을 홀로 운영하는 영하 역을 맡았다. 김윤석은 "대본이 들어오면 '러브레터가 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 대본을 읽고 마음에 들어서 모완일 감독을 만났다"고 말했다.

이어 "모완일 감독과 2005년 KBS '부활'이라는 작품을 했다. 그때 함께했던 멤버들이 너무 좋아서 지금도 잊지 못하고, 20년이 지나서 만나도 너무 반갑고 그립다"며 "모완일 감독이 내게 대본을 보냈다는 믿음, 신뢰감이 있어서 출연을 결심했다. 또 함께한 배우 윤계상, 이정은, 고민시 등도 너무 좋아서 해볼만 하겠다 싶었다. 삼박자가 잘 맞아서 이 작품을 선택했다"고 덧붙였다.

17년 만에 시리즈로로 돌아온 김윤석은 "배우들끼리 그런 말을 했다. 정말 좋은 드라마를 보고 나면 영화만 하는게 아니라 드라마도 언젠가 꼭 하고 싶다고. 걱정됐던 건 사전제작이 되지 않는다는 거였다. 대본이 끝까지 나온 상태에서 촬영에 들어가면 결말을 알고 계산해서 갈 수 있는데 대본이 나오지 않으면 곤혹스럽다. 그런데 이제는 사전제작 현장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시리즈는 시대의 흐름이고 거부할 필요가 없다. 자연스럽게 하나의 장르가 만들어진거다. 영화는 영화대로 충분하다. 공존하는거다. 그 속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면 된다 생각한다"며 "(송강호, 최민식 분들도) 다 소신을 가지고 작품을 가지고 참여하셨을거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내가 다시 시리즈물을 한다면 두 마리 토끼를 잡는게 목표겠지만, 하나를 고르라면 넷플릭스 시리즈가 글로벌이고 언어가 다른 사람들에게도 우리의 디테일과 표현이 다 전달되기를 하는 욕심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김윤석은 후배들과의 호흡에 대해서도 말했다. 그는 "남남케미를 하다가 드물게 고민시를 만났는데 전혀 행복하지 못했다. 계속 날 괴롭혔다"고 웃으며 "앞으로의 필모가 더 궁금한 배우다. 저 작은 몸 속에 어마어마한 다이너마이트가 있다는 걸 느꼈다"고 칭찬했다.

이어 "내 딸로 노윤서가 나온다. 시청자들이 아버지 안닮았다고 할까봐 걱정했는데 다행히 아내로 김성령씨가 나오더라. 내 딸은 엄마를 닮았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윤계상./사진=조준원 기자
윤계상./사진=조준원 기자
윤계상은 호수가 보이는 모텔의 주인 상준으로 분한다. 윤계상은 "시나리오가 주는 힘이 너무 셌다. 감독님을 만났는데 말들이 너무 좋았다. 나를 왜 캐스팅 하려고 하냐 했더니 착하게 생겨서 캐스팅한다고 하더라. 그 말이 너무 담백하고 확실한 생각이 있으시구나 했다"며 웃었다.

윤계상은 캐릭터에 대해 "상준은 아이가 있고 우리 가정이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게 중요한 아주 착한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누군가가 던진 돌에 맞아 조금씩 무너져내려가는 개구리 같은 역할이다. 큰 계기로 시작되지만 순차적으로 무너져가는 모습을 어떻게 설득력있게 할 수 있을까를 계속 고민했다. 감독님과 항상 감정의 수위를 조정하면서 만들어갔다"고 밝혔다.

김윤석과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것에 대한 부담도 있었다. 윤계상은 "부담 때문에 온 힘을 다했다. 온 힘을 다 끌어다가 한 것 같다 "며 "사실 선배님의 굉장한 팬이다. 이 역할을 어떻게 하실지 너무 궁금했다. 서 계시기만 해도 존재감이 있다. '존재로 연기하는 것 같은 느낌'이라고 생각했는데 선배님을 좋아하는 마음으로 드라마를 본 소감은 섬세함의 끝이다. 조금이라도 따라갈 수 있게 열심히 해야겠다 생각했다"고 존경심을 표했다.

이에 김윤석은 윤계상 연기에 대해 "여러분은 기대만 하시면 될 것 같다. 충분히 기대에 부응할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각본은 'JTBC X SLL 신인 작가 극본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손호영 작가가 맡았다. 공교롭게도 윤계상이 몸담고 있는 그룹 god 멤버와 동명이인이다. 이에 윤계상은 "저도 깜짝 놀랐다"며 "그 손호영은 아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고민시./사진=조준원 기자
고민시./사진=조준원 기자
고민시는 한 여름 갑자기 나타나 고요했던 영하의 일상을 뒤흔드는 불청객 성아를 연기한다. 고민시는 "모완일 감독님과 오디션 같은 두 번의 미팅 후에 선택받게 됐다. 대본을 읽었을 때 활자를 보는 것만으로도 서늘해지고, 몸에 한기가 돌았다. 그 정도로 집중할 수밖에 없는 극의 흐름, 캐릭터 간의 관계성이었다. 또 선배님들과 함께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이었다"고 말했다.

고민시는 캐릭터에 대해 "미스터리한 인물이다. 영하의 펜션에 이상할 정도로 집착하고, 결국에는 평화로운 삶에 균열이 일어나게 한다. 후반부로 갈수록 어떤 행동을 하게 될지 저도 촬영하면서 기대가 되기도 했다. 굉장히 어려웠다. 이 캐릭터를 준비하는 기간에도, 촬영하면서도 제가 지금까지 했던 작품 중에서는 최고 난도처럼 느껴졌다"고 밝혔다.

이어 "스스로 계속 의심하고, 고민하고, 생각하고 행동했던 것 같다. 가장 중점을 두고 싶었던 건 인물이 어떤 대사를 내뱉거나, 행동할 때 단순한 캐릭터처럼 보여지지 않았으면 했다. 점차 변화하는 과정 속에서 어떤 행동을 할 때 깊은 내면에 있는 속내를 궁금하게 만들고 싶었다. 또한 외적으로도 매력적으로 보이고 싶어서 노력했다. 잘 해내고 싶었다. 몸은 고생했지만, 제가 느껴지는 행복감이 컸던 작품이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고민시는 그간 배역 중 체중을 가장 많이 감량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정은./사진=조준원 기자
이정은./사진=조준원 기자
이정은은 집요하게 사건을 파고들며 해결하는 강력반 에이스 출신의 파출소장 보민 역을 맡았다. 이정은은 “제가 작품을 끝내고 나서 어떤 역을 하고 싶냐고 질문을 받으면 좋은 작품을 하고 싶다고 하는데, 사실은 오래 전부터 순경 역을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중년이 된 순경이 파출소에 있으면 어떤 기분이 들까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우연치 않게 제안을 받게 됐다. 작품을 보는데 너무 재밌더라. 분량과 상관없이 이 작품을 하고 싶다고 했는데 계속적으로 나오더라. 그때 느꼈던 기분 그대로 작품이 너무 재밌었다”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는 오는 23일 공개된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