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위버스, 브이라이브
사진제공=위버스, 브이라이브
아이돌 그룹과 그의 팬덤이 무대 아래에서 마치 영상통화를 하듯 라이브 방송으로 소통하고 1:1 대화를 나누듯 채팅방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시대가 찾아왔다. 팬 소통 플랫폼 브이라이브가 탄생한 이후 위버스, 디어유 버블(이하 버블)의 발전으로 아티스트와 팬 사이 거리가 좁혀졌지만, 그만큼 인성 논란이 불거지기도 쉬워졌다.

위버스와 버블은 아이돌 그룹의 팬이라면 누구나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애플리케이션이 됐다. 그룹 방탄소년단에 이어 그룹 엔하이픈도 위버스 커뮤니티 가입자 1000만명을 돌파했을 정도로 사용자가 많다. 이러한 열기에 오늘날 위버스 및 버블에는 기존 아이돌 그룹뿐만 아니라 배우 변우석, 신세경 등 유명 배우들까지 참여해 팬들과 소통하고 있다.
사진=브이라이브 로고
사진=브이라이브 로고
이 모든 플랫폼의 원조는 2015년 공개된 브이라이브다. 브이라이브가 생겨나기 전에는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 등 소통 수단 역시 활성화되지 않아 아티스트와 팬 사이 거리가 멀었다. 이들이 서로 가깝게 소통할 수 있는 수단은 팬 사인회, 팬 미팅과 같이 공식적 자리로 매우 한정적이었다.

2015년 브이라이브 서비스가 오픈되고 아이돌 그룹 멤버들은 공식 활동 외에도 팬들의 댓글을 직접 읽어주며 라이브 방송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 공식 스케줄이 아니므로 아티스트들은 자기 집, 작업실 등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편하게 소통했고, 이들의 일상을 궁금해하는 팬들의 니즈를 충족시켰다.

2020년 위버스가 생겨나고 2022년 브이라이브와 위버스가 통합하면서 위버스 라이브가 정식 오픈했다. 위버스는 공식 팬카페 플랫폼 기능을 하며 팬들 사이 커뮤니티를 형성했다. 이렇게 형성된 커뮤니티 가입자들이 아티스트가 진행하는 라이브 방송인 위버스 라이브를 청취하는데, 지금까지 전 세계 위버스 라이브 누적 시청자 수가 6억4000만명에 이를 정도로 청취자 규모가 크다.

위버스 컴퍼니는 이에 대해 "시청자의 약 90%는 한국 이외의 지역에 거주하는 해외 유저로, 위버스라이브를 통해 아티스트와 팬 간의 물리적 거리라는 한계를 극복하고 친밀한 소통을 이어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팬의 입장에서 아티스트와 채팅창을 형성해 1:1 대화를 하는 듯한 기분을 선사하는 버블은 2020년 출시됐다. 버블은 매달 일정 금액을 지불해 구독하는 프라이빗 메시지 서비스다. 아티스트의 팬덤이 아닌 팬 개개인의 마음을 건드리는 시도다.

버블에는 이용자 개개인이 이름을 설정해 아티스트에게 이름이 불리도록 하는 기능이 존재한다. 이용자 개인과 아티스트 사이 거리를 거의 1:1에 가깝도록 좁혀낸 것이다. 팬과 아티스트가 서로 대화를 나누는 등 아티스트와의 소통이 일상에 스며들면서 팬들은 더욱더 강한 로열티를 아티스트에게 보일 수 있게 됐다.
그룹 NCT 런쥔, 그룹 비투비 이민혁/사진=텐아시아 사진DB
그룹 NCT 런쥔, 그룹 비투비 이민혁/사진=텐아시아 사진DB
그러나 이처럼 가까워진 팬과 아티스트 사이 거리는 때론 인성 논란의 씨앗이 되기도 한다. 편해진 만큼 발언에 주의를 기울이지 못하는 아티스트들이 생겨났다. 대표적인 사례로 그룹 NCT 런쥔과 그룹 비투비 이민혁을 꼽을 수 있다.

런쥔은 지난 6월 일반인을 사생으로 착각해 연락처를 노출해 논란을 빚었다. 그는 당시 사생 피해를 호소하며 한 개인 전화번호를 공개했다. 해당 전화번호는 사생이 아닌 전화를 잘못 걸었던 일반인의 것이었고, 전화번호 소유자는 팬들의 비난 연락으로 인한 고통을 호소해 소속사가 고개를 숙이기까지 했다.

보다 앞서 지난 3월 이민혁은 버블을 통해 팬들에게 '출산율에 기여 좀 해달라'고 말해 인성 논란이 일었다. 그의 메시지에 팬들이 나서서 발언이 위험하니 자중하라 경고했지만, 이민혁은 "이런 얘기 하는 게 뭐가 위험해", "무슨 말을 못 하겠네" 등으로 반응해 문제를 키웠고 그 역시 이후 버블 메시지로 "마음 다친 모든 분에게 사과한다"며 사과의 뜻을 전했다.

아이돌과 팬 사이가 가까워졌다는 것은 그만큼 아티스트가 다수의 '개인' 앞에서 실수를 저지를 여지도 많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때문에 오늘날의 아티스트들은 과거의 아티스트들보다 발언 한마디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할 필요가 크다.

이민경 텐아시아 기자 2min_ro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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