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텐아시아 사진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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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사내 성희롱 사건 은폐 의혹과 관련해 연봉과 직급에 비해 일을 제대로 못했다고 비난하며 물타기 입장문을 재차 내놨다.

민 대표는 "소모적이고 피로한 일에 더 이상 연루되고 싶지 않다는 뜻을 수차례 밝혔음에도 연이어 사실 왜곡 및 허위사실의 공격이 계속되는바, 바로잡는다"며 지난 13일 장문의 입장문을 냈다. 다만, 민 대표는 무려 18장에 달하는 입장을 내놨지만, 그 중 상당 부분이 피해자의 고액 연봉과 업무 능력을 지적하는 내용이다.

민 대표는 B씨에 대해 "신입사원이 아니다. 7년 차 직급으로 기본급은 임원급에 준하는 1억 3천(인센티브 별도)으로 이는 어도어 구성원 중 최고 연봉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반적인 업무 이메일조차 비문이 많아 부대표나 제가 직접 수정해야 하는 등, 단순 업무부터 수많은 문제와 잡음이 발생되며 예상치 못한 실망스러운 일이 자주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피해자의 주장에 오류가 있다고 지적했다. 민 대표는 "B가 신고한 기록에는 누락된 내용이 있다"며 "B만 진실을 이야기하고 나머지는 전부 거짓말을 한다고 보기에는 석연치 않은 정황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성희롱이라고 주장하는 내용은 '어린 여성'이라는 코멘트다. A부대표는 B의 연봉이나 연차를 생각했을 때 어리다는 개념이 없었기 때문에 '어린 여성'라는 표현을 절대 한적이 없다고 했고, B는 그렇게 주장했다. 서로의 주장이 배치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자극적 워딩이 강조된 신고 내용과 누락된 내용을 냉정히 대조해 보았을 때 분명 왜곡된 정보를 다량 내포하고 있었기에 B의 신고 내용을 온전히 믿기 힘든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민 대표는 "현재 쟁점은 이상하게 혼재돼 있다. 특히 '성희롱', '은폐'라는 자극적 단어를 무분별하게 남발해 마치 '경영권 찬탈'과도 같은 법원에는 제출하지도 못한 누군가들의 과장된 표현처럼, 본질과 사실을 희석하여 무언가 큰 음모가 있는 것처럼 부풀려지고 있다"며 "하이브가 여러 이슈로 언론으로부터 집중 질타받고 있는 시점에 갑자기 B가 등장해 본인이 가해자로 지목한 이도 아닌, 애써 중재했던 저를 억지로 겨냥해 굳이 공개 사과를 원하는 것이 몹시 석연찮다"고 지적했다.

그는 "놀랍게도 B가 알 수 없는 저와 하이브가 나눈 메일 대화의 내용을 인용하고 있었다"면서 "공격을 위한 빌드업을 준비 중이라는 의혹이 강하게 드는 지점이었고, 이런 흐름이 과연 개인 혼자 가능한 일인 것인지 의혹이 증폭됐다. 현재까지도 해임을 위해 저를 압박하는 여러 움직임이 있다. 때문에 그를 위한 빌미로 일을 벌이는 것이라고 추측된다"고 주장했다.

민 대표는 "'피해자'는 스스로 주장한다고 생기는 개념이 아니다. 그런식이라면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각자의 이유로 '피해자'가 된다"며 "분노로 인한 허위신고는 다른 사람의 인생을 망가뜨릴 수도 있는 무서운 일이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재차 묻는다. B의 성희롱 신고에 허위사실이 있는 점은 어떻게 설명하실 거냐"며 "B가 성희롱 신고를 허위사실로 작성하지 않았다면 제가 B에 대해 실망감을 느낄 일도 없었다"고 말했다.

끝으로 "B는 자의인지 타의인지 모르겠으나 허위사실을 유포해 명예훼손을 한 바 있으니 부디 더 이상 이 복잡한 사안에 끼지 않길 바란다"면서 "제 이미지를 해하기 위해 어떻게든 없는 꼬투리를 잡아 변조하고, 교묘한 타이밍에 타인까지 끌어들여 대중의 분노를 설계하고 조장하는 이들은 그 비인간적 행위를 당장 멈추기 바란다"고 경고했다.

어도어 사내 성희롱 피해자는 지난 9일 자신의 SNS를 통해 "민희진 대표는 자신의 해명문과 자료는 진실되며, 왜곡과 불법행위는 없어야 한다고 주장해 왔던 말이 무색하게 저의 사적인 카톡을 짜깁기해 공개하며 전체 맥락을 편집했다"며 "민 대표와 A임원의 진심이 담긴 사과를 기다린다. 지난번 같은 실수를 두 번 하지 않길 바란다. 잘못 알려진 사실을 구체적으로 바로 잡아달라. 입장문조차 짜깁기고 거짓이라 한다면, 진실을 명백히 밝히기 위한 추가 조치를 취하겠다"고 예고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on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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