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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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석이 자기 자신을 경쟁 상대로 두게 됐다. 그가 주연한 영화 '파일럿'과 '행복의 나라'가 2주 간격으로 개봉하는 것. 코미디와 법정·시대극의 간극을 오가는 그의 모습을 한 번에 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게 됐다.

'파일럿'은 스타 파일럿에서 하루아침에 실직자가 된 한정우(조정석 분)가 여장 후 여동생 한정미의 신분으로 재취업에 성공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리는 코미디 작품이다. 조정석은 웃음 타율이 높기로 손꼽히는 배우. 특유의 능청스러움으로 자연스럽게 웃음을 이끌어낸다.
'파일럿' 스틸. /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파일럿' 스틸. /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이번에도 조정석의 노련한 코믹 연기가 빛을 발한다. 극 중 한정우는 뜻하지 않은 일로 실직하고 이혼까지 하게 되는데, 블랙리스트에 올라 재취업 길도 막힌다. 이에 선택한 것이 여장. 조정석은 뮤지컬 '헤드윅'부터 여장 경력이 탄탄하다. 여기에 조정석은 7kg을 감량하고 치마, 하이힐, 긴머리 가발까지 소화하며 코믹을 자연스럽게 덧입혔다.

조정석은 인터뷰에서 "부담이 될 수도 있는 여장 설정이지만, 처음부터 저를 대입해서 시나리오를 읽었다. 개인적으로 좋게 보는 시나리오 대부분은 처음 읽을 때 결정 난다. 저라는 인물이 이 역할을 연기했을 때 대입해보니 상상이 되고 그려져서 재밌었다. 여장에 대한 부담은 없었다"라고 말했다. 여장에 대한 주변 반응에 대해 "난리가 났다. 대시를 당하는 장면도 있어서 무조건 예뻐야 한다고 생각했다"라고 너스레를 떨면서 "아내도 예쁘다고 해줬다"라고 밝혔다.
'행복의 나라' 포스터. / 사진제공=NEW
'행복의 나라' 포스터. / 사진제공=NEW
8월 14일 개봉하는 '행복의 나라'는 '파일럿'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다. '행복의 나라'는 좀 더 무게감 있는 작품. 1979년 10월 26일 상관의 명령에 의해 대통령 암살 사건에 연루된 정보부장 수행비서관 박태주(이선균 분)와 그의 변호를 맡게 된 변호사 정인후(조정석 분)의 이야기를 그린다. 1979년 12·12 군사반란의 주요 계기로 꼽히는 10·26 사건과 그 직후 상황의 실화를 모티브로 했다.

극 중 정인후는 이기기 위해서라면 거짓 상황도 스스럼없이 만들어내며 승소하기로 유명한 인물. 하지만 재판이 공정하게 흘러가지 않는 상황을 대면하고 분노한다. 정인후는 이에 굴복하지 않고 정당한 재판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혼신의 힘을 다한다. 조정석은 불공정한 시대적 한계에 부딪힌 정인후의 분노, 좌절의 감정을 관객들에게 생생하게 전달할 예정이다. 조정석은 제작보고회에서 "제가 몰랐던 인물, 새로운 인물에 대한 어떤 이야기가 흥미로웠다"며 "변호해보고 싶은 욕망이 막 치솟았고, 이 이야기에 내가 꼭 참여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밝혔다.

조정석은 코믹 연기 탑티어로 꼽히는 배우지만 '행복의 나라'로는 무게감 있는 실화 바탕 시대극도 소화해낼 수 있는 배우라는 것을 입증해낼 것. 두 편을 비슷한 시기 선보이는 것에 대해 조정석은 "부담도 있다. 하지만 그건 내가 이겨내야 할 숙제"라며 "두 작품 다 손익분기점을 넘어 두 배 정도 더 들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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