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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쾅쾅쾅. 연쇄 추돌, 무너지는 다리, 사람 사냥하는 군사용 실험견까지. 쉴 틈 없이 재난이 몰아친다. 여느 재난물처럼 그 안에서 가족애, 휴머니즘이 감동을 안긴다. 뻔할 수도 있겠으나 압도적인 스케일, 배우들의 연기합, 군더더기 없는 스토리, 이 삼박자가 보는 내내 심장을 쫄깃하게 만든다. 영화 '탈출:프로젝트 사일런스'이다.

'탈출:프로젝트 사일런스'(이하 '탈출'/ 감독 김태곤)는 지난해 12월 27일 세상을 떠난 이선균의 유작이다. 갑작스러운 그의 죽음으로 영화계는 충격에 빠졌고, '탈출' 역시 개봉 시기를 정하지 못하다가 이번 여름에 대중을 만나게 됐다.

이선균의 유작으로 관심이 쏠린 '탈출'. 기대 혹은 그리움을 안고 보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사생활은 차치하고 배우로서 이선균은 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1번 롤인 만큼 극의 중심을 잡아주며 몰입도 있게 끌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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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제목 그대로 '프로젝트 사일런스'로 위기에 처한 사람들이 탈출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차기 유력한 대권 주자 정현백(김태우 분)을 따르는 안보실 행정관 차정원(이선균 분)은 유학을 떠나는 딸 경민(김수안 분)을 공항에 데려다주다가 짙은 안개가 깔린 공항대교에서 최악의 사고를 맞닥뜨린다. 100중 연쇄 추돌에 통신까지 끊겨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에서 군사용 실험견까지 사람들을 위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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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비만 185억 원을 들였다는 사실을 실감케 하는 스케일이 영화에 빠져들게 한다. 무너지는 공항대교, 줄줄이 추돌하는 차들, 헬기 추락하는 장면은 현실감을 제대로 살렸다. 더불어 사람을 죽이는 군사용 실험견들은 100% CG로 만들어졌으나, 어색함은 없다. 높은 지능을 자랑하며 사람을 사냥하는 모습은 긴장감을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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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캐릭터도 매력적이다. 물론 재난물의 클리셰, 분노 유발 캐릭터는 존재한다. 하지만 무작정 미워할 수 없게 한다. 특히 렉카 기사 역을 맡은 주지훈은 깝죽거리는 연기로 다소 무거운 재난물에서 피식 웃음을 담당해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프로젝트 사일런스'를 담당한 연구원으로 등장하는 김희원의 감초 연기, 문성근과 예수정의 끈끈한 부부애, 티격태격하지만 자매라는 걸 보여주는 박주현, 박희본 각각 캐릭터들의 이야기도 조화를 이루며 감동을 배가시킨다.

선택받은 작품 몇 개를 제외하면 손익분기점도 넘기 힘든 요즘 영화계. '탈출'은 흥행 부진 라인업에서 무난히 '탈출'할 것으로 보인다.

김서윤 텐아시아 기자 seogug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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