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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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적이고 강압적인 아내와 장인어른에 대한 도리를 지키지 않는 남편의 내면에는 어린시절부터 겪어 온 오랜 외로움이 자리 잡고 있었다.

지난 8일 방송된 MBC '오은영 리포트 - 결혼 지옥'(이하 '결혼지옥')에는 과거의 상처에 머물러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태엽 부부’가 등장했다.

이날 부부가 사는 집이 등장했다. 아들 둘을 포함해 4명이 사는 집은 온갖 물건들로 발 디딜 공간 조차 없었다. 외벌이를 하는 남편은 “아내는 집 안에 뭔가 꽉 차야 하나 보다. 뭐든지 사서 채워 넣는다. 택배로 문이 막히기도 했다”고 폭로했다. 아내는 촬영을 위해 몇 시간에 걸쳐 집을 정리했고, 퇴근하고 온 남편에게 청소기를 돌리라고 시켰다. 남편은 “아내 자체가 군대식이다. 많이 무섭다”며 “결혼 초기에는 폭력이 심했다. 심리적인 타격이 오면 저는 피한다. 성질이 났는지 누워 있는 제 머리를 밟았다”고 밝혀 충격을 안겼다.

식사 시간, 아이가 나물 먹기를 거부하자 아내는 파리채를 들고 ‘먹어’라며 명령했고, 아이가 밥을 먹는 순서까지 통제하기 시작했다. 아내는 감정 조절 하는 것을 힘들어했고, 이는 고스란히 아이들에게 영향을 끼쳤다. 첫째는 아내의 명령적인 말과 말투를 따라 했고, 둘째는 1년째 발달 치료를 받고 있었다. 만 40개월인 둘째의 언어 수준은 고작 20개월이었다. 화가 나고 답답하면 감정을 조절하지 못해 가슴을 치기도 했다.

남편은 “애들도 분노 조절을 못 한다. 화가 나면 몸을 부르르 떤다. 커서 큰일이 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결혼지옥’에 신청을 보낸 이유를 말했다. 아내는 아이들이 자신을 닮아가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면서도 “남편과 관계가 회복되지 않다 보니 고쳐지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오은영은 “절대 이렇게 크면 안 된다. 엄마의 소리가 대부분 명령어”라며 “(아내가) 상당히 방어적이다. 방어적인 사람은 잘 안 바뀐다. 1만 잘못해도 고쳐야 한다”라고 일침했다. 아내의 이러한 성향은 과거 외로움에서부터 비롯됐다. 아내는 어릴 적 제대로 된 일을 하지 않는 아버지와, 항상 뒷수습을 했던 어머니로 인해 가족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적었다. 또 어머니는 말을 듣지 않으면 아내에게 늘 윽박을 질렀다고. 관심과 사랑을 받고 싶었지만, 가족의 사랑을 제대로 받지 못한 아내가 아이들에게 똑같이 대하고 있었던 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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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태엽 부부의 집에 장모님이 찾아왔고, 장인어른이 현재 몸 상태가 많이 위독해졌다고 알렸다. 이에 태엽 아내가 남편에게 같이 찾아 뵐거냐고 묻자 남편은 "왜 뵈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아내는 결국 눈물을 흘렸다. 결국 장인어른은 ‘결혼지옥’ 녹화 전에 세상을 떠나셨다고.

장례를 치르면서도 갈등이 있었다. 아내는 "장례 첫날 초저녁에 갑자기 집에 간다더라. 둘째 날에도 오후에 간다고 했다. 그날은 손님 정말 많이 왔는데, '남편이 없으면 남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이런 생각도 들었다"고 토로했다.

이에 남편은 "장례식장에서 소란 피우는 아이들 때문에 아내가 힘드니까 없는 게 낫지 않겠나 싶어서 얘기를 한 거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제가 생각한 도리가 일반적인 사람들의 도리와 다른 것 같다"며 가정사를 고백했다.

그는 "우리 아버지가 가정이 있으신데 어머님과 만나셔서 사생아로 나를 낳았다. 아버님은 본처가 있으시고 아들, 딸이 있는데 다 외면하고 나하고 둘이 사셨다. 그 이유는 모르겠는데"라며 "초등학교 2학년 때쯤인가 학교를 마치고 집에 갔는데 문이 잠겨있었다. 아버지를 계속 기다렸는데 저녁에 친어머니랑 이부형제들이 와서 나를 데리고 갔다. 나중에 알고 보니 아버지가 미국으로 이민을 가셨더라"고 해 충격을 안겼다.

남편은 "그렇게 어머니하고 살게 됐는데 내가 어머니가 일본에 가서 일을 한다고 초4때 떠나셨다. 그래서 이부형제들과 살게 됐다"며 "나중에 아버지가 서른다섯 살인가 됐을 때 췌장암으로 아프셔서 한국에 돌아오셨고 한 달 만에 돌아가셨다. 그때 '버림받았지만 할 도리는 해야 한다'고 생각해 상주를 했다"고 밝혔다.

이어 "제 딴에는 최선을 다해서 했는데 살갑게 하는 게 잘 안 된다. 머리로는 알겠는데 마음이 동하지 않으니 안 되더라. 나도 하고 싶다"고 눈물을 흘렸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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