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약 부부’의 ‘반반 일상’이 시작되는 시간, 오전 9시. 아내가 집안일을 하는 사이 남편은 퇴근하고 집에 들어왔다. 남편은 평소 24시간 3교대 근무로 오전에 퇴근한다는데. 남편이 집에 오자마자 밖으로 나간 아내. 아내는 출산 전부터 좋아했던 운동을 몸 회복 후 다시 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아내가 운동을 나간 사이 남편은 집안일을 했다. 그렇게 아내가 다시 돌아오고, 반대로 남편이 수영하러 집을 나섰는데. 철저하게 반반 나누어 집안일과 개인 시간을 배턴터치 하는 모습에 MC들도 “좋은데”, “분업이 잘 되어 있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어 장을 보러 함께 나온 부부. 반반 결혼생활 중인 만큼 생활비도 ‘공동통장’을 만들어 사용하는 두 사람은 계산대 앞에서 각자 10만 원씩 입금하는 모습으로 서로에게 공평한 반반 결혼의 예시를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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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두 사람은 하반기에 육아 휴직을 하면 돈을 더 많이 받는 상황이었다. 서로 하반기에 휴직을 하면 이득인데, 양보해야 하는 게 공평한가 싶다는 아내의 말에 오은영 박사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들을수록 걱정이 태산이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보였다. 이어, “돈은 중요하다. 하지만 ‘육아 휴직’은 아이를 양육하기 위해서 내는 휴가 아니냐”며 “육아 휴직 얘기를 하면서 육아와 아이에 대한 이야기는 안 하더라”라고 따끔한 일침을 날렸다.
두 사람의 일상에 깊숙이 파고든 ‘결혼생활 합의서’는 서로에게 생일 선물할 때도 예외 없었다. 남편은 “서로 각자 돈 관리를 하기로 했으니, 선물할 때도 일 대 일이어야 한다”며 아내에게 생일 선물을 받지 못한 것에 대해 서운함을 토로했다. 그러나 아내는 “일 대 일이라고 하면, 금액도 같아야 한다”며 “내가 받은 선물은 64만 원, 남편이 원하는 선물은 100만 원이 넘는다”고 말했는데. 이에, 남편은 “그럼 나머지 차액 35만 원을 지불하겠다”고 말했고, 결국, 두 사람의 선물 금액 논쟁은 다시 합의서를 수정하며 마무리됐다. 이에, MC 문세윤은 “조금 다툼이 있을 것 같으면 ‘합의서 적을까?’가 나온다. 생일 선물까지 어떻게 반반을 맞추냐”며 유감스러워했고, MC 김응수는 “합의서를 쓰기만 하지, 원칙이 없다”고 짚어주며 탄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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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휴직비에 이은 두 사람의 또 다른 고민은 ‘이사’에 대한 입장 차이었다. 남편은 현재 월세를 살고 있고, 대출을 끼더라도 안정된 보금자리를 원하는 입장, 아내는 임대 주택에서 잠깐 지내거나 현재 사는 집을 연장하고 경제 상황에 맞는 집을 찾아보자는 입장이었다. “(금전적으로) 여유가 생길 때 이사 가자”는 아내의 말에 남편은 “여유가 생기는 때를 각서에 적을 수 있어?”라고 말하며 두 사람에게 또다시 각서가 언급됐다.
매매 시기에 대한 논쟁이 일단락되자, ‘매매자’에 대한 논쟁으로 주제가 바뀌었다. 두 사람은 서로 자기 명의로 집을 사고 상대방에게 혼수를 해오라고 했는데.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자 다시 나온 ‘결혼생활 합의서’. 이에, 남편은 “결혼하면 경제적인 게 중요하니, 서로의 경제 상황을 공개하고 맞춰가길 바랐는데, 아내는 숨긴다. 사실 금액은 상관없고, 진실성이나 협력하려는 마음의 문제라고 느낀다”고 말했고, 아내는 “원하고 생각했던 가정이 있는데, 현실이 너무 다르다 보니 언제 깨질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남편에게 선을 긋게 되는 것 같다”고 고백했다. 이에, MC 박지민은 “진짜 신뢰가 없다, 무슨 드라마 같다”며 한탄했고, MC 소유진도 “부부 같지가 않다”며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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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생활 합의서’ 외에도 두 사람에게 중요한 것이 또 있었다. 바로 서로의 다툼이 있을 때마다 ‘증거’를 남기는 것이었다. 아내는 “남편이 나에게 서운한 점이 있을 때마다 메모에 전부 적어놓거나, 싸울 때마다 녹음하는 게 부담스럽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남편은 “과거에 부부 상담했을 당시, 이혼하게 되면 위자료, 양육권 등을 위해 증거가 필요하다고 해서 혹시 몰라서 증거를 남긴다”고 말했다. 실제로 남편의 휴대폰에는 일상 대화 녹음부터, 다퉜을 당시의 상황별 제목까지 있는 녹음 파일이 여러 개였다는데. 이에 MC 박지민은 “둘 다 이혼을 대비하고 있다”며 혀를 내둘렀다.
특히 이 과정에서 아내는 “1월 1일에 날 집어던진 건 왜 그랬어?”라며 남편이 자신을 때렸다고 주장했다. 남편은 때린 것이 아니라 아내 밑에 깔린 매트를 빼느라 구른 것이라고 대립했다. 아내는 또 “만삭인 저를 밀어서 멍도 많이 들었다. 결혼 전에는 엄청 잘해줬다. 아이가 생긴 후부터 너무 달라졌다”고 폭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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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의 이야기를 들은 오은영 박사는 남편에게 “솔직하게 얘기하면 된다. 서투른 이야기를 계속 붙이면 아내는 계속 의심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사실이 아닌 건 일단 거짓말이다. 의도가 좋았다고 하더라도, 관계 개선에 가장 좋은 방법은 거짓말이 아닌 ‘솔직함’이다”라며 조언을 남겼다.
이날 오은영 박사는 “부부로서 함께 미래를 계획하면서 살 것인지 의견이 모아지는 게 우선”이라며 구체적인 힐링리포트를 제시하지 않았다. 하지만, ‘결혼생활 합의서’는 필요 없다고 확실히 짚어주며 “소통이 되지 않아 합의서를 쓴 것 같은데, 서로 대면하면서 눈을 보고 원하는 점을 직접 얘기하고 지키며 감정을 교류하는 게 필요하다”고 진심 어린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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