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유나의 오예≫
오늘, 주목할 만한 예능
TV조선 '이제 혼자다', 방송 전부터 우려 쏟아지는 이유
이윤진, 최동석./사진제공=스토리앤플러스,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이윤진, 최동석./사진제공=스토리앤플러스,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태유나의 오예≫
'콘텐츠 범람의 시대'. 어떤 걸 볼지 고민인 독자들에게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가 '예능 가이드'가 돼 드립니다. 예능계 핫이슈는 물론, 관전 포인트, 주요 인물,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낱낱히 파헤쳐 프로그램 시청에 재미를 더합니다.

논란이 될 걸 뻔히 알고 있음에도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2년 만에 또다시 이혼 관찰 예능을 들고 나온 TV조선 이야기다. '우리 이혼했어요' 방송 당시 수많은 문제와 논란을 야기했지만, 높은 시청률과 화제성에만 급급해 또다시 논란 출연자 섭외에 열을 올렸다. 이혼 소송이 끝나지도 않은 이들의 새로운 삶을 조명하겠다는 취지 역시 설득력이 없다.

TV조선은 오는 9일 '이제 혼자다' 첫 방송을 내보낸다. '이제 혼자다'는 다시 혼자가 된 사람들의 삶을 담아낸 리얼 관찰 예능. 전노민, 조윤희, 최동석, 이윤진이 출연한다. 문제는 최동석과 이윤진이다. 합의 이혼으로 결혼 생활을 마무리 한 조윤희 전노민과 달리 현재 이혼 소송 중이기 때문이다.
사진제공=TV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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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탓에 방송 전부터 우려의 시선이 쏟아졌다. 현재 두 부부 모두 소송 과정에서 갈등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상황 속, 예능을 통해 한 쪽의 일방적인 입장이 담기게 된다면 여론 뿐만 아니라 이혼 절차에도 많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제작진이 이러한 논란을 의식하지 못했을 리 없다. SNS을 통해 상대측을 공개 저격하고 있는 당사자를 섭외해놓고 '혼자가 된 이유나 과정이 아닌 새로운 출발선에 서서 세상에 적응하고 재도약을 준비하는 여정을 보여줄 계획'이라고 하는 것부터 어불성설이다. 담백하게 그려 나가겠다면서 지금까지 공개된 티저 영상들은 '이혼', '눈물'이 주된 주제로 나온다. 이들을 피해자처럼 담고 있는 연출 역시 제작진이 얼마나 편향적인지를 느끼게 해준다.
사진제공=TV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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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혼자다'가 더욱 걱정되는 이유는, 이미 '우리 이혼했어요'를 통해 TV조선이 얼마나 이혼 예능을 자극적으로 다뤘는지 알기 때문이다. '우리 이혼했어요'에 출연했던 일라이와 지연수는 시작부터 "우리는 쇼윈도 커플이었다"는 파격 발언으로 매주 화제를 견인헀다. 여기에 지연수는 "난 ATM기에 감정 쓰레기통이었다", "귀머거리·벙어리·장남으로 9년 살라고 했다" 등 일라이 어머니에 대한 폭로를 매회 이어갔다.

장가현, 조성민 역시 마찬가지였다. 장가현은 시어머니를 모시면서 힘들었던 점을 토로하며 분노를 참지 못하고 조성민에게 폭력을 가했다. 조성민의 경우 장가현의 불륜 의혹을 제기하며 장가현의 핸드폰 속 문자에 부적절한 내용이 담겨 있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장가현은 조성민은 자신의 연예 활동에 불만을 품었다며 "'오늘은 무슨 장면 리딩 했냐?', '리딩 할 때도 신음소리 냈냐, 안 냈냐?' 물어볼 때마다 농간당하는 기분이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사진제공=TV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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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이혼했어요' 역시 취지는 이혼 후 새로운 관계에 대한 가능성을 제시하겠다는 거였다. 그러나 결국 남은 건 폭력과 폭언, 불륜 뿐이었다.

'이혼 부부'는 시청률과 화제성이 보장된 소재다. 그러나 불편한 사생활 노출과 폭로는 대중의 피로감만 더할 뿐이다. 파탄 난 가정을 오락적인 요소로 삼고 있는 제작진들 역시 직업윤리를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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