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마마무 휘인, 방탄소년단 지민, 세븐틴 부승관 사진=KBS '유희열의 스케치북', 유튜브 채널 'HYBE LABELS', '딩고 뮤직' 캡처
그룹 마마무 휘인, 방탄소년단 지민, 세븐틴 부승관 사진=KBS '유희열의 스케치북', 유튜브 채널 'HYBE LABELS', '딩고 뮤직' 캡처
그룹 방탄소년단부터 그룹 세븐틴, 마마무, 비투비는 수화를 K팝 안무로 활용해 무대에 오르면서 농인도 음악을 소외감 없이 즐길 수 있는 힘이 돼줬다.

방탄소년단 지민이 발매한 'Smeraldo Garden Marching Band (feat. Loco)'(스메랄도 가든 마칭 밴드)가 최근 온라인상에서 화제다. 유튜브에 오피셜 트랙 비디오가 공개되면서 해당 곡의 안무가 함께 공개된 가운데, 국제 수어를 활용한 안무가 대중의 주목을 받았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지민은 해당 노래의 'I love you babe'(널 사랑해)라는 가사에 걸맞게 'L', 'O', 'V', 'E'를 글자마다 형상화한 수어를 활용한 안무를 춰보였고, 국내외 대중은 이에 대해 호평했다. 특히 해외 팬들은 그의 제스처가 정확한 수어와는 차이가 있다는 건 분명히 해야 한다면서도, 농인의 수어를 수면 위로 끌어낸 데에 "마음씨가 좋다"며 칭찬했다.
그룹 방탄소년단 제이홉/사진='퍼미션 투 댄스' 뮤비 캡처
그룹 방탄소년단 제이홉/사진='퍼미션 투 댄스' 뮤비 캡처
앞서 지민이 소속한 방탄소년단은 2021년 'Permission To Dance'(퍼미션 투 댄스)의 안무로 국제 수어를 사용해 화제가 된 바 있다. 당시 방탄소년단은 후렴 안무에 즐겁다, 춤추다, 평화를 뜻하는 국제 수화를 접목해, 노래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강화했다. 수화 안무 중 엄지손가락을 펴고 나머지 손가락은 반쯤 구부린 채 몸을 긁는 듯한 동작은 '즐겁다', 한 손바닥을 펴고 다른 손의 두 손가락을 좌우로 움직이는 동작은 '춤추다', 두 손으로 브이(V)자를 만드는 동작은 '평화'를 뜻한다.

이에 2021년 7월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방탄소년단(BTS)에게 감사를 전하기도 했다. 그는 "신곡 '퍼미션 투 댄스' 뮤직비디오에 수화 안무를 포함한 것에 대해 감사를 전한다"면서 "수화 안무는 청력 손실로 고통받는 전 세계 15억명이 삶의 기쁨과도 같은 음악을 계속 즐기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ABC방송 '굿모닝 아메리카'에 출연했던 문재인 전 대통령 역시 이를 언급하며 "노래도 아름답고 안무도 아름답지만, 차이를 뛰어넘는 통합이라는 메시지를 세계인들에게 전달해줬다고 생각한다"며 호평했다.
사진 제공 = 플레디스
사진 제공 = 플레디스
이외에도 K팝에 수화 안무를 활용한 사례가 더러 있다. 세븐틴은 2018년 발매한 '고맙다'에서 수화 안무를 활용해 주목받았다. 해당 곡 중 '우린 변하지 않아. 서로의 마음에 새겨져 있으니까'라는 가사 대목에서 나오는 양손 새끼손가락을 거는 시그니처 안무가 '약속'을 의미하는 수어를 활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나아가, 멤버 부승관은 가수 김진호의 '엄마의 프로필 사진은 왜 꽃밭일까'를 유튜브 채널 '딩고 뮤직'에서 라이브로 선보이며 직접 음악의 메시지를 수화로 전달하기도 했다. 이에 관해 대중은 "승관의 목소리 이전에 수어가 이렇게 아름다운 언어인 줄 몰랐다"며 소감을 전했다.
사진=그룹 마마무 '별이 빛나는 밤' 캡처
사진=그룹 마마무 '별이 빛나는 밤' 캡처
그룹 마마무의 대표곡 중 하나인 '별이 빛나는 밤' 역시 마찬가지다. 이에 관해 마마무 문별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번 무대에서는 안무를 통해 가사를 유추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며 "'별이 빛나는 밤' 후렴 가사의 안무는 수화를 활용했다"고 밝혔다. 이어 "실제 수화를 활용한 안무여서 뜻깊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마마무는 해당 곡의 '별이 빛나는 밤'이라는 하이라이트 가사 대목에서 손가락을 모아 오므렸다가 쭉 펴는 동작을 2회 반복하는 수어 '별'을 활용해 양손으로 수화를 하는 모양으로 안무를 구성했다.
사진=유튜브 채널 '딩고뮤직' 캡처
사진=유튜브 채널 '딩고뮤직' 캡처
그룹 비투비의 정규 2집 타이틀곡 '그리워하다'의 경우, 안무가 두부가 직접 수화를 활용한 사실을 알렸다. 그는 "안무에 수화를 넣어보자는 비투비 멤버들의 의견을 수렴해 검색하던 중 '그리워하다', '지나가다', '1년이'란 단어들을 안무에 활용할 수 있었다. 특히 노래 제목인 '그리워하다'의 가사는 좀 더 안무적으로 변형해 표현했다"고 수화 안무를 고안하게 된 배경을 전했다. 또한, 이들은 '딩고 뮤직'을 통해 수화 라이브를 전하기도 해 더 큰 감동을 자아냈다.

한 농인인 팬은 해당 라이브 영상의 댓글을 통해 "저는 청각 장애인인데요. 오빠들의 목소리는 들을 수 없지만 정말 3시간 동안 펑펑 울었네요. 사실 노래가 어떤 음이고 어떤 멜로디인지도 모르지만 행복합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라며 진심을 전했다.

귀가 들리지 않아도 음악을 사랑하는 마음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존재한다. 두 눈으로 보이는 퍼포먼스와 살갗으로 생생히 느껴지는 스피커의 진동으로 음악을 즐기는 이들에게 수화 안무는 더 마음 깊이 음악을 사랑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이민경 텐아시아 기자 2min_ro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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