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이 도전해왔지만, 도전하는 사람이 아름답다는 말은 싫단다. 그래도 총명하게 반짝이는 진기주의 눈빛을 볼 때면 도전하는 사람은 늘 빛난다는 생각이 떠오른다. 때론 눈을 빛내고, 때론 솔직하게 아쉬움도 드러낸 배우 진기주를 만났다.
'삼식이 삼촌'은 전쟁 중에도 하루 세끼를 반드시 먹인다는 삼식이 삼촌 송강호와 모두가 잘 먹고 잘 사는 나라를 만들고자 했던 엘리트 청년 변요한(김산)이 혼돈의 시대 속 함께 꿈을 이루고자 하는 뜨거운 이야기다.
진기주는 기자 주여진 역을 맡았다. 앞서 진기주는 2014년 G1방송 강원민방 수습기자로 입사한 기자 출신으로 알려져 있는 만큼 관심도 쏠렸던 바. 기자 출신으로서 기자 역을 맡은 소감을 묻자 진기주는 "실제 기자를 했을 때가 너무 짧아서 말씀드리기 송구스럽다"며 "수습 기간이 끝나고 정식 기자가 될 때 종료했다. 지옥 같았던 수습기간만 열심히 한 거다"라고 운을 뗐다.
"지옥 같았죠.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고, 잠도 못 자서 머리 감으려고 고개를 숙이면 헛구역질도 나오고 그랬어요. 세수 하다 눈물 흘리기도 했죠. 그러다 보니 '이 일을 겪으면 어떤 힘든일도 할 수 있어' 하는 그런 자신감이 생겼어요" 앞서 연출을 맡은 신연식 감독은 진기주가 기자 출신이기에 캐스팅했다고 언급하기도. 이에 대해 진기주는 "저도 제작발표회 때 처음 들었던 얘기다"라며 "그 때 감독님 쳐다보고 당황했던 기억이 난다. 다행히 다 촬영하고 들어서 괜찮았던 것 같다"며 웃어보였다.
이어 진기주는 "개인적인 반가움은 있었다. 제가 받았던 대본에 마지막이 기자가 돼서 기사를 쓰는 장면까지가 대본으로 받았던 마지막 장면이었다. 기자가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런 시선을 받을 기자라는 것도 알고 있었는데 (기자 출신이다 보니) 저의 개인적인 반가움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가 어렵게 이룬 꿈이었던 기자를 관두게 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진기주는 "제가 생각보다 좋은 사람이 아니더라. 수습하는 기간 동안 연기하고 싶다는 마음이 계속 들었다. '내가 이걸 언제 실천할 수 있을까', '연기를 해도 되나' 하는 고민을 계속했다. 수습일 때 선배랑 국밥집에서 술 마시면서 실토를 한 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렇게 고민하다 결국 수습기자까지 마치고 사표를 냈다고 한다. "분명히 학창시절에 꿈꾸어왔던 기자인데, 왜 자꾸 연기 생각이 날까. 이게 맞나 하는 생각도 있었어요. 그래서 빨리 해볼까 하다, 수습기간까지는 해보고 버티자는 생각이었죠. 수습기간 못 견뎌서 그만둔거다 이런 소리는 듣기 싫어서 버텼던 것 같아요"
진기주는 대학 졸업 후 2011년 삼성그룹 공채 52기로 입해 삼성SDS IT 컨설턴트로 근무했다. 퇴사 후 진기주는 기자를 준비해 2014년 G1방송 강원민방에 방송 기자로도 입사했다. 많은 도전을 거쳤던 만큼, 부모님의 반응은 어땠을까.
진기주는 "아빠와 엄마가 딱 반대의 지점에 서계셨다. 아빠는 반대하셨고 엄마는 한 없이 믿어주셨다. 그래서 오히려 그 사이에서 덜 흔들렸던 것 같다. 두 분 다 믿어주셨으면 저에게 누가 돌을 던지고 상처를 주는 말을 하면 흔들렸을 것 같다. 근데 그런 말을 아빠한테서 많이 들었기 때문에 (웃음) 맷집이 있었던 것 같다"며 "한없이 믿어주는 엄마가 있어서 그런 힘이 생겼다. 지금은 아버지가 제일 많이 좋아하신다"고 털어놨다.
잘 다니던 대기업을 관두고, 또 어렵게 이뤘던 꿈인 기자를 관둔다고 하셨을 때 아버지가 크게 화를 냈셨다고. 진기주는 "아빠도 기자다. 제가 대기업 관두고 기자도 관둔다고 했을 때 극대노를 하셨다. 제 노트북을 닫으면서 기자 하지말라고 하시다 모니터가 나간 적도 있었다. 대기업 관둘 때에는 집 나가라고도 하셨다"며 "제가 막낸데 막내까지 직장을 다 잡으면 부모님 노후가 편안하시지 않겠냐. 제가 또 새로운 걸 한다고 하니까 질려하신 것 같다"고 말했다. "'도전하는 사람은 아름답다' 이런 문장이 너무 싫었어요. 사람이 도전을 안할 수도 있잖아요. 도전을 하는게 좋은 방향이고 좋은 선택이고 하는 그런 분위기가 갑자기 너무 싫어졌어요. 그래서 그런 말을 무대 인사할 때 열심히 한 것 같아요. 도전하고 싶지만 안정적인 게 있다면 그걸 선택하는 게 낫지 않겠냐 하는 마음이에요. 저는 도전이 아니라 선택을 했던 거에요"
진기주는 주연 배우인 선배 송강호와 호흡을 맞춘 소감도 얘기했다. 진기주는 "송강호 선배님을 만날 때 되게 긴장됐다. 초반 회차부터 몇번 만났으면 좋았을 텐데 중 후반부까지 촬영을 하다 처음으로 만나는 거다 보니까 첫 촬영처럼 엄청 떨렸다"며 "선배님이 제 앞에 서계시는데 익스트림 클로즈업 되는 것처럼 엄청나게 거대한 무게감으로 느껴졌던 것 같다. 선배님이 몇 배는 더 커보였다"고 떠올렸다.
앞서 드라마 종영 후 송강호가 진기주에게 문자를 보냈다고 알려졌던 바. 이에 진기주는 "제가 선배님한테 먼저 문자를 드렸다. 촬영 하는 내내 감사한 점도 많았고 존경스러운 점도 너무 많았는데 제가 감정이나 이런 것을 전달하는 데에 소극적이다. 말을 하고 싶었는데 몇 달 동안 못했다"고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문자를 보내기까지 꽤 긴 시간이 걸렸다고. 진기주는 "존경한다는 말, 감사하다는 말을 너무 하고 싶었는데 선배님 입장에서는 그런 말을 하루에도 몇번씩 모든 후배들에게 들으시지 않겠나. 늘 듣던 말이라고 생각하실 것 같았다. 그렇게 말을 못하고 몇 개월을 지내고 있었다가, 마지막 회가 오픈이 되고 홍보 스케쥴도 거의 끝나가서 이젠 해야되겠다 싶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적었다 썼다 반복하다가 결국엔 보냈는데 선배님한테 길게 답이 왔다. 선배님도 너무 연기 좋았다고 보내고 싶으셨는데 보낼까 말까 하다가 안보내셨다고 하더라. 칭찬도 해주셨다. '절제된 감정이 때로는 순수했고 열정적이었다'라면서 엄지척 이모티콘을 보내주셨다. 몇시간 끙끙 앓다 보낸 문자에 정성스럽게 답장해주시니까 그 날의 할 일은 그것 만으로 다했다 하는 생각이었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성적이 아쉽다라는 것은 열 명이면 열 명이 다 안 본게 아쉽죠. 다 많이 봐야 하는데. 정말 멋있는 작품이고 세련된 작품이고 애정하는 작품인데 많이 봐야 하는데 그 아쉬움은 남아요"
그러면서 "못 본 사람이 있는게 아쉽다. 안 본 눈이 없어야 하는데. 그래도 (OTT에) 계속 남아 있으니까, 그게 너무 큰 감사함인 것 같다. 평생 볼 수 있는 것이지 않나"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빠른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요즘 호기심을 엄청 자극하는 것만 찾지 않나. 언젠가는 또 유행이 바뀌니까. 그때가 되면 언젠가 또 보고 싶게 되지 않을까 싶다. 한번 열면 계속 보게 될 텐데 빨리 열어보셨으면 좋겠다. 16회가 생각보다 길지 않다. 16부라 겁 먹지 말고 시간 많을 때 열지 않고 지금 열어보시라고 하고 싶다"며 웃어보였다.
김세아 텐아시아 기자 haesmik@tenasia.co.kr
'삼식이 삼촌'은 전쟁 중에도 하루 세끼를 반드시 먹인다는 삼식이 삼촌 송강호와 모두가 잘 먹고 잘 사는 나라를 만들고자 했던 엘리트 청년 변요한(김산)이 혼돈의 시대 속 함께 꿈을 이루고자 하는 뜨거운 이야기다.
진기주는 기자 주여진 역을 맡았다. 앞서 진기주는 2014년 G1방송 강원민방 수습기자로 입사한 기자 출신으로 알려져 있는 만큼 관심도 쏠렸던 바. 기자 출신으로서 기자 역을 맡은 소감을 묻자 진기주는 "실제 기자를 했을 때가 너무 짧아서 말씀드리기 송구스럽다"며 "수습 기간이 끝나고 정식 기자가 될 때 종료했다. 지옥 같았던 수습기간만 열심히 한 거다"라고 운을 뗐다.
"지옥 같았죠.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고, 잠도 못 자서 머리 감으려고 고개를 숙이면 헛구역질도 나오고 그랬어요. 세수 하다 눈물 흘리기도 했죠. 그러다 보니 '이 일을 겪으면 어떤 힘든일도 할 수 있어' 하는 그런 자신감이 생겼어요" 앞서 연출을 맡은 신연식 감독은 진기주가 기자 출신이기에 캐스팅했다고 언급하기도. 이에 대해 진기주는 "저도 제작발표회 때 처음 들었던 얘기다"라며 "그 때 감독님 쳐다보고 당황했던 기억이 난다. 다행히 다 촬영하고 들어서 괜찮았던 것 같다"며 웃어보였다.
이어 진기주는 "개인적인 반가움은 있었다. 제가 받았던 대본에 마지막이 기자가 돼서 기사를 쓰는 장면까지가 대본으로 받았던 마지막 장면이었다. 기자가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런 시선을 받을 기자라는 것도 알고 있었는데 (기자 출신이다 보니) 저의 개인적인 반가움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가 어렵게 이룬 꿈이었던 기자를 관두게 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진기주는 "제가 생각보다 좋은 사람이 아니더라. 수습하는 기간 동안 연기하고 싶다는 마음이 계속 들었다. '내가 이걸 언제 실천할 수 있을까', '연기를 해도 되나' 하는 고민을 계속했다. 수습일 때 선배랑 국밥집에서 술 마시면서 실토를 한 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렇게 고민하다 결국 수습기자까지 마치고 사표를 냈다고 한다. "분명히 학창시절에 꿈꾸어왔던 기자인데, 왜 자꾸 연기 생각이 날까. 이게 맞나 하는 생각도 있었어요. 그래서 빨리 해볼까 하다, 수습기간까지는 해보고 버티자는 생각이었죠. 수습기간 못 견뎌서 그만둔거다 이런 소리는 듣기 싫어서 버텼던 것 같아요"
진기주는 대학 졸업 후 2011년 삼성그룹 공채 52기로 입해 삼성SDS IT 컨설턴트로 근무했다. 퇴사 후 진기주는 기자를 준비해 2014년 G1방송 강원민방에 방송 기자로도 입사했다. 많은 도전을 거쳤던 만큼, 부모님의 반응은 어땠을까.
진기주는 "아빠와 엄마가 딱 반대의 지점에 서계셨다. 아빠는 반대하셨고 엄마는 한 없이 믿어주셨다. 그래서 오히려 그 사이에서 덜 흔들렸던 것 같다. 두 분 다 믿어주셨으면 저에게 누가 돌을 던지고 상처를 주는 말을 하면 흔들렸을 것 같다. 근데 그런 말을 아빠한테서 많이 들었기 때문에 (웃음) 맷집이 있었던 것 같다"며 "한없이 믿어주는 엄마가 있어서 그런 힘이 생겼다. 지금은 아버지가 제일 많이 좋아하신다"고 털어놨다.
잘 다니던 대기업을 관두고, 또 어렵게 이뤘던 꿈인 기자를 관둔다고 하셨을 때 아버지가 크게 화를 냈셨다고. 진기주는 "아빠도 기자다. 제가 대기업 관두고 기자도 관둔다고 했을 때 극대노를 하셨다. 제 노트북을 닫으면서 기자 하지말라고 하시다 모니터가 나간 적도 있었다. 대기업 관둘 때에는 집 나가라고도 하셨다"며 "제가 막낸데 막내까지 직장을 다 잡으면 부모님 노후가 편안하시지 않겠냐. 제가 또 새로운 걸 한다고 하니까 질려하신 것 같다"고 말했다. "'도전하는 사람은 아름답다' 이런 문장이 너무 싫었어요. 사람이 도전을 안할 수도 있잖아요. 도전을 하는게 좋은 방향이고 좋은 선택이고 하는 그런 분위기가 갑자기 너무 싫어졌어요. 그래서 그런 말을 무대 인사할 때 열심히 한 것 같아요. 도전하고 싶지만 안정적인 게 있다면 그걸 선택하는 게 낫지 않겠냐 하는 마음이에요. 저는 도전이 아니라 선택을 했던 거에요"
진기주는 주연 배우인 선배 송강호와 호흡을 맞춘 소감도 얘기했다. 진기주는 "송강호 선배님을 만날 때 되게 긴장됐다. 초반 회차부터 몇번 만났으면 좋았을 텐데 중 후반부까지 촬영을 하다 처음으로 만나는 거다 보니까 첫 촬영처럼 엄청 떨렸다"며 "선배님이 제 앞에 서계시는데 익스트림 클로즈업 되는 것처럼 엄청나게 거대한 무게감으로 느껴졌던 것 같다. 선배님이 몇 배는 더 커보였다"고 떠올렸다.
앞서 드라마 종영 후 송강호가 진기주에게 문자를 보냈다고 알려졌던 바. 이에 진기주는 "제가 선배님한테 먼저 문자를 드렸다. 촬영 하는 내내 감사한 점도 많았고 존경스러운 점도 너무 많았는데 제가 감정이나 이런 것을 전달하는 데에 소극적이다. 말을 하고 싶었는데 몇 달 동안 못했다"고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문자를 보내기까지 꽤 긴 시간이 걸렸다고. 진기주는 "존경한다는 말, 감사하다는 말을 너무 하고 싶었는데 선배님 입장에서는 그런 말을 하루에도 몇번씩 모든 후배들에게 들으시지 않겠나. 늘 듣던 말이라고 생각하실 것 같았다. 그렇게 말을 못하고 몇 개월을 지내고 있었다가, 마지막 회가 오픈이 되고 홍보 스케쥴도 거의 끝나가서 이젠 해야되겠다 싶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적었다 썼다 반복하다가 결국엔 보냈는데 선배님한테 길게 답이 왔다. 선배님도 너무 연기 좋았다고 보내고 싶으셨는데 보낼까 말까 하다가 안보내셨다고 하더라. 칭찬도 해주셨다. '절제된 감정이 때로는 순수했고 열정적이었다'라면서 엄지척 이모티콘을 보내주셨다. 몇시간 끙끙 앓다 보낸 문자에 정성스럽게 답장해주시니까 그 날의 할 일은 그것 만으로 다했다 하는 생각이었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성적이 아쉽다라는 것은 열 명이면 열 명이 다 안 본게 아쉽죠. 다 많이 봐야 하는데. 정말 멋있는 작품이고 세련된 작품이고 애정하는 작품인데 많이 봐야 하는데 그 아쉬움은 남아요"
그러면서 "못 본 사람이 있는게 아쉽다. 안 본 눈이 없어야 하는데. 그래도 (OTT에) 계속 남아 있으니까, 그게 너무 큰 감사함인 것 같다. 평생 볼 수 있는 것이지 않나"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빠른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요즘 호기심을 엄청 자극하는 것만 찾지 않나. 언젠가는 또 유행이 바뀌니까. 그때가 되면 언젠가 또 보고 싶게 되지 않을까 싶다. 한번 열면 계속 보게 될 텐데 빨리 열어보셨으면 좋겠다. 16회가 생각보다 길지 않다. 16부라 겁 먹지 말고 시간 많을 때 열지 않고 지금 열어보시라고 하고 싶다"며 웃어보였다.
김세아 텐아시아 기자 haesmi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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