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연식 감독이 '삼식이 삼촌'에 대한 여러가지 이야기를 들려줬다. 작품에 출연한 배우들에게 경의를 표하며 긍정을 내비쳤다.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지난 26일 오후 디즈니+ '삼식이 삼촌'을 연출한 신연식 감독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2003년 영화 '피아노 레슨'으로 데뷔한 신 감독은 '배우는 배우다', '동주', 압꾸정', '거미집' 등의 극본과 제작을 맡아 다수 명작을 탄생시켰다. 드라마는 '삼식이 삼촌'이 첫 작품이다.
앞서 그가 각본을 맡은 영화 '동주'는 일대기를 모티브로 한 작품이다. 지난해 개봉한 영화 '거미집'은 1970년대 꿈과 예술을 검열당하던 시대를 그렸다. 이어 올해 공개된 '삼식이 삼촌'은 1962년부터 1970년의 모습이 담겨있다.
그는 시대극에 남다른 애정을 가진 거였을까. 신 감독은 "시대물 작업은 고되고 번거롭다. 거기에 돈까지 많이 들어서 피하고 싶었다. 그런데 작품의 본성적인 이유와 목적 때문에 선택을 해왔다. '거미집' 경우 세트에서 전부 벌어지는 일이다. 단순하게 이야기하면 지금 시대에선 휴대폰 하나 가지고 모든 상황을 종료시킬 수 있다. 콘셉트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며 특정 시대여야만 가능하다고 답했다. 다음에도 '삼식이 삼촌'과 같은 대작 드라마를 할 생각이 있냐는 물음에 신 감독은 "잘 모르겠다. 사람 마음에는 작용과 반작용이 있다. 큰 걸 한 다음엔 작은 걸 하고 싶고, 액션을 한 다음엔 멜로를 하고 싶은 그런 심리다"라고 속내를 고백했다. 이어 "감독도 배우와 마찬가지다. 심리가 비슷하다. 그러니까 지금 당장은 못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신 감독은 "다음 작업으로는 '삼식이 삼촌'과 매우 다른 작품을 하고 싶다. '삼식이 삼촌'을 통해 얻은 대중의 반응을 연구하고 다르게 접근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든다"고 이야기했다.
‘삼식이 삼촌’은 전쟁 중에도 하루 세끼를 반드시 먹인다는 삼식이 삼촌(송강호)와 모두가 잘 먹고 잘사는 나라를 만들고자 했던 엘리트 청년 김산(변요한)이 혼돈의 시대 속 함께 꿈을 이루고자 하는 뜨거운 이야기다. 당초 ‘삼식이 삼촌’은 10부작으로 제작됐지만 16부작으로 늘리며 혹평받기도 했다. 후반부로 접어들면서 반복되는 장면들이 계속해서 등장해 호흡 역시 지나치게 늘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신 감독은 "영화판에서는 늘리는 거의 작업이 없다. 줄이는 것만 존재한다. '삼식이 삼촌'에는 등장인물이 많고 시대적 배경도 중대하니 천천히 설명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여럿 있었다. 드라마 판의 기능적으로 가능하다고 하니 의견을 수용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늘려야 되는 상황이 발생하는 걸 처음 겪었다. 나에게도 낯설고 생소했다. 영화에서 발생하는 변수와 차이가 크다는 걸 경험했다"고 이야기했다.
신 감독은 "아쉬운 면은 있지만, 늘려서 좋은 면이 있다는 의견에 내가 동의를 한 거다. 원래 의도했던 구성으로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도 분명히 있다. 그러나 인물과 배경의 충분한 설명을 넣자는 의견도 근거가 충분히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디즈니플러스와 제작사에서 '삼식이 가족'을 선택해주시고 이러한 방식까지 진심으로 지지해주고 계셔서 고마운 마음이 크다"고 덧붙였다. 송강호는 연기 인생 35년만에 드라마 '삼식이 삼촌'에 출연해 화제를 끌었다. 신 감독과 송강호의 인연은 '거미집', '1승' 그리고 '삼식이 삼촌'까지 계속되었다.
송강호와 뜻깊은 인연을 이어가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신 감독은 "천성과 관성"을 짚었다. 그는 "송강호 선배님이 가진 천성·관성과 내가 가진 천성·관성이 우연히 작용해서 이뤄진 거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의지나 인위적으로 되는 건 거의 없다. 상황이 맞아떨어졌다. 사람의 힘으로는 이루어질 수 없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변요한에 관해선 "너무 뜨겁고 순수한 배우다. 에너지가 독보적이고 훌륭한 테크닉을 지녔다. 정말 뜨거운데, 용암처럼 뜨거운 게 아니라 퓨어한 뜨거움이라고 해야 할까. 굉장히 개성 있다"고 치켜세웠다.
이어 "저마다 좋은 배우들이 캐릭터를 맡았다. 처음 느낀 기분이었다. 초일류급 선수들이 하나의 그라운드에 모이면 독자적으로 가는 사람이 없다. 그런 선수들이다. 멀리서 보고 있으면 경이로운 느낌이 들 정도다. 공격만 하지 않고, 여유롭게 몸을 풀고 서로 패스를 주고받는 페어플레이를 그렸다"며 '삼식이 삼촌'을 통해 느낀 남다른 감회를 되새겼다. 신 감독은 "영화나 드라마를 제작하면서 느끼는 게 있다. 우리만의 개연성이 있다는 거다. 현실은 개연성 없는데, 왜 작품에서 개연성을 중시하면서 만들고 있겠냐는 생각도 든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그는 "세상은 부조리와 불합리, 무개연성 천지다. 그런데 역사적 인물을 해석할 때 정치적 이해 관계로 합리적인 개연성을 해석한다"고 아이러니한 점을 꼬집었다. 신 감독은 "논리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일들이 많다. 이 모든 일은 천성과 관성에서 작용한 거다"라고 강조했다.
이소정 텐아시아 기자 forusojung@tenasia.co.kr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지난 26일 오후 디즈니+ '삼식이 삼촌'을 연출한 신연식 감독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2003년 영화 '피아노 레슨'으로 데뷔한 신 감독은 '배우는 배우다', '동주', 압꾸정', '거미집' 등의 극본과 제작을 맡아 다수 명작을 탄생시켰다. 드라마는 '삼식이 삼촌'이 첫 작품이다.
앞서 그가 각본을 맡은 영화 '동주'는 일대기를 모티브로 한 작품이다. 지난해 개봉한 영화 '거미집'은 1970년대 꿈과 예술을 검열당하던 시대를 그렸다. 이어 올해 공개된 '삼식이 삼촌'은 1962년부터 1970년의 모습이 담겨있다.
그는 시대극에 남다른 애정을 가진 거였을까. 신 감독은 "시대물 작업은 고되고 번거롭다. 거기에 돈까지 많이 들어서 피하고 싶었다. 그런데 작품의 본성적인 이유와 목적 때문에 선택을 해왔다. '거미집' 경우 세트에서 전부 벌어지는 일이다. 단순하게 이야기하면 지금 시대에선 휴대폰 하나 가지고 모든 상황을 종료시킬 수 있다. 콘셉트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며 특정 시대여야만 가능하다고 답했다. 다음에도 '삼식이 삼촌'과 같은 대작 드라마를 할 생각이 있냐는 물음에 신 감독은 "잘 모르겠다. 사람 마음에는 작용과 반작용이 있다. 큰 걸 한 다음엔 작은 걸 하고 싶고, 액션을 한 다음엔 멜로를 하고 싶은 그런 심리다"라고 속내를 고백했다. 이어 "감독도 배우와 마찬가지다. 심리가 비슷하다. 그러니까 지금 당장은 못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신 감독은 "다음 작업으로는 '삼식이 삼촌'과 매우 다른 작품을 하고 싶다. '삼식이 삼촌'을 통해 얻은 대중의 반응을 연구하고 다르게 접근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든다"고 이야기했다.
‘삼식이 삼촌’은 전쟁 중에도 하루 세끼를 반드시 먹인다는 삼식이 삼촌(송강호)와 모두가 잘 먹고 잘사는 나라를 만들고자 했던 엘리트 청년 김산(변요한)이 혼돈의 시대 속 함께 꿈을 이루고자 하는 뜨거운 이야기다. 당초 ‘삼식이 삼촌’은 10부작으로 제작됐지만 16부작으로 늘리며 혹평받기도 했다. 후반부로 접어들면서 반복되는 장면들이 계속해서 등장해 호흡 역시 지나치게 늘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신 감독은 "영화판에서는 늘리는 거의 작업이 없다. 줄이는 것만 존재한다. '삼식이 삼촌'에는 등장인물이 많고 시대적 배경도 중대하니 천천히 설명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여럿 있었다. 드라마 판의 기능적으로 가능하다고 하니 의견을 수용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늘려야 되는 상황이 발생하는 걸 처음 겪었다. 나에게도 낯설고 생소했다. 영화에서 발생하는 변수와 차이가 크다는 걸 경험했다"고 이야기했다.
신 감독은 "아쉬운 면은 있지만, 늘려서 좋은 면이 있다는 의견에 내가 동의를 한 거다. 원래 의도했던 구성으로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도 분명히 있다. 그러나 인물과 배경의 충분한 설명을 넣자는 의견도 근거가 충분히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디즈니플러스와 제작사에서 '삼식이 가족'을 선택해주시고 이러한 방식까지 진심으로 지지해주고 계셔서 고마운 마음이 크다"고 덧붙였다. 송강호는 연기 인생 35년만에 드라마 '삼식이 삼촌'에 출연해 화제를 끌었다. 신 감독과 송강호의 인연은 '거미집', '1승' 그리고 '삼식이 삼촌'까지 계속되었다.
송강호와 뜻깊은 인연을 이어가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신 감독은 "천성과 관성"을 짚었다. 그는 "송강호 선배님이 가진 천성·관성과 내가 가진 천성·관성이 우연히 작용해서 이뤄진 거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의지나 인위적으로 되는 건 거의 없다. 상황이 맞아떨어졌다. 사람의 힘으로는 이루어질 수 없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변요한에 관해선 "너무 뜨겁고 순수한 배우다. 에너지가 독보적이고 훌륭한 테크닉을 지녔다. 정말 뜨거운데, 용암처럼 뜨거운 게 아니라 퓨어한 뜨거움이라고 해야 할까. 굉장히 개성 있다"고 치켜세웠다.
이어 "저마다 좋은 배우들이 캐릭터를 맡았다. 처음 느낀 기분이었다. 초일류급 선수들이 하나의 그라운드에 모이면 독자적으로 가는 사람이 없다. 그런 선수들이다. 멀리서 보고 있으면 경이로운 느낌이 들 정도다. 공격만 하지 않고, 여유롭게 몸을 풀고 서로 패스를 주고받는 페어플레이를 그렸다"며 '삼식이 삼촌'을 통해 느낀 남다른 감회를 되새겼다. 신 감독은 "영화나 드라마를 제작하면서 느끼는 게 있다. 우리만의 개연성이 있다는 거다. 현실은 개연성 없는데, 왜 작품에서 개연성을 중시하면서 만들고 있겠냐는 생각도 든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그는 "세상은 부조리와 불합리, 무개연성 천지다. 그런데 역사적 인물을 해석할 때 정치적 이해 관계로 합리적인 개연성을 해석한다"고 아이러니한 점을 꼬집었다. 신 감독은 "논리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일들이 많다. 이 모든 일은 천성과 관성에서 작용한 거다"라고 강조했다.
이소정 텐아시아 기자 forusojung@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