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강호, 설경구./사진=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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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송강호가 데뷔 35년 만에 첫 드라마 주연작을 맡았던 디즈니+ '삼식이 삼촌'이 기대 이하의 성적으로 퇴장한 가운데, 설경구 역시 데뷔 첫 드라마 주연작인 넷플릭스 '돌풍'으로 안방극장을 두들긴다. 한석규가 한 차례 고사했던 작품으로 알려진 바, 그 이상을 해내야 하는 설경구의 어깨가 무겁다.

설경구는 오는 28일 공개되는 12부작 넷플릭스 시리즈 '돌풍'으로 약 30년 만에 드라마로 복귀한다. 짧은 출연을 제외하고 설경구가 출연한 드라마는 '큰 언니'(1994~1995)가 유일하다. '돌풍'은 세상을 뒤엎기 위해 대통령 시해를 결심한 국무총리 박동호(설경구 분)와 그를 막아 권력을 손에 쥐려는 경제부총리 정수진(김희애 분)사이의 대결을 그린 작품이다. '추적자 THE CHASER', '황금의 제국', '펀치'로 권력 3부작을 선보인 박경수 작가의 7년 만의 신작이다.
'돌풍' /사진제공=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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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경구는 김희애와 '더문', '보통의 가족' 이후 또 다시 호흡을 맞추게 됐다. 앞서 제작발표회에서 설경구는 '돌풍'에 출연하게 된 남다른 계기를 밝히기도 했다. 설경구가 '돌풍'을 처음 알게 된 건 김희애 매니저를 통해서였다. 제작사에서 제의가 오기 전에 김희애와 그의 매니저가 '돌풍'에 대해 이야기하던 걸 듣게 된 것.

설경구와 김희애가 '보통의 가족'을 촬영하던 당시였던 2022년 8월, 김희애와 한석규가 '돌풍' 출연을 제안받고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김희애는 출연을 확정했지만, 한석규는 SBS '낭만닥터 김사부 3'과 촬영 일정이 겹치게 되면서 출연을 최종 고사하게 됐다. 이에 남자 주인공을 다시 알아봐야 했다.
'돌풍' /사진제공=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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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경구는 "(김희애가) 나한테 드라마 할 생각 있냐고 하길래 책이 좋으면 한다고 했다. 그 후 제작사를 통해 연락이 왔다. 5개 대본을 받고 순식간에 읽었지만, 익숙하지 않은 드라마 현장인지라 글을 망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선뜻 나서지 못했다. 그런데 김희애의 강추(강력 추천)에 의해 하겠다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결국 설경구의 출연에는 김희애의 영향이 컸다. 김희애 역시 남자 주인공의 공백이 생긴 상황인 만큼 설경구에게 작품을 적극 추천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희애는 "박동호라는 인물이 너무 매력적이었다. 이 역할을 제대로 살리고 진정성을 보일 수 있는 사람은 설경구라고 생각했다"고 추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30년 만에 드라마를 하게 된 설경구는 처음엔 걱정을 많이 했지만, 촬영 후에는 지금까지 드라마를 왜 안했나 싶을 정도로 편안하고 좋은 현장이었다고 만족해했다.
'돌풍' /사진제공=넷플릭스
'돌풍' /사진제공=넷플릭스
그러나 드라마 첫 주연작인 만큼, 설경구를 향해 쏟아지는 기대와 시선은 무시할 수 없다. 송강호 역시 '삼식이 삼촌'을 통해 데뷔 후 처음으로 드라마에 출연해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그러나 성적은 기대 이하였고, 이런 부담은 오롯이 송강호에게 돌아갔다.

송강호는 최근 텐아시아와 진행한 '삼식이 삼촌' 종영 인터뷰에서 낮은 화제성에 대해 "아쉬운 점이 왜 없겠나. 소재 자체가 글로벌한 소재가 아니다 보니 아쉬움도 있지만, 일종의 경험이라고 생각한다"며 진입장벽이 높아 많은 시청자와 공감하고 소통하진 못한 아쉬움을 털어놓기도 했다.

설경구는 2017년 '살인자의 기억법', '자산어보', '킹메이커' 등을 통해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며 현재까지도 뛰어난 연기력을 인정 받아오고 있지만, 극장가 영화 흥행 면에서는 성적이 부진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에 설경구가 12부작이라는 긴 호흡의 '돌풍'으로 연기 차력쇼를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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