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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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오 악뮤(AKMU)가 데뷔 10주년을 맞이해 과거 시간여행 콘셉트로 무대를 꾸려 향수를 자극했다. 나아가 게스트로 아이유가 출격했고, 뮤지컬 배우들이 대거 등장해 화려한 연출을 선보여 관객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악뮤는 16일 서울 송파구 KSPO DOME에서 '2024 AKMU 10th ANNIVERSARY CONCERT '10VE''(2024 악뮤 10주년 콘서트 '10VE') 2회차를 개최했다.

첫 무대 '오랜 날 오랜 밤'은 붉은 노을을 그리는 미디어 아트 앞 아이들의 20명의 아이들의 합창으로 시작됐다. 곧 오케스트라와 함께 나타난 악뮤는 '사소한 것에서' 공연을 이어갔다. 이들은 뮤지컬의 한 장면을 연상케 하며 뮤지컬 배우들과 호흡을 맞춰 눈길을 끌었다.

전설적 팝스타 마이클 잭슨을 연상케 했던 'BENCH'(벤치) 무대, 유럽의 무도회장을 떠올리게 하는 'RE-BYE'(리-바이)를 공연했고, 라이브 오케스트라 팀의 크레딧을 소개하는 시간이 이어졌다.

이어 스탠딩 마이크와 함께 '못생긴 척', '낙하', '얼음들'을 공연했다. 전반적으로 밝은 분위기에서 이뤄졌던 '못생긴 척'과는 달리, '낙하'와 '얼음들'은 스산한 분위기 속 진행됐다. 공연을 이들은 중간중간 뮤지컬 배우들과 연기하듯 소통하고 대사를 추가하는 등 뮤지컬적인 요소를 놓지 않았다. 특히 '얼음들'의 하이라이트에서 웅장한 드럼 비트와 함께 찬혁과 수현의 보컬이 어우러진 가운데 이들의 보컬에 담긴 처절한 감정이 귀를 사로잡았다.

곧 찬혁은 기타를 메고 'DINOSAUR'(다이노소어) 라이브를 수현과 시작했다. 특히 수현은 이곡 하이라이트의 고음 부분을 맑은 목소리로 소화해 감탄을 자아냈다. 이곡의 무대는 기타와 드럼, 피아노, 베이스로 간단하게 구성돼 수현의 감미로운 가성을 돋보이게 했다.

이어진 '물 만난 물고기', '라면인건가', '시간과 낙엽' 등 히트곡 무대는 오케스트라로 구성됐던 이전 무대와는 달리 밴드 사운드 공연으로 진행돼 공연의 다채로움을 더했다.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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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과의 소통 시간이 시작되자 찬혁은 대뜸 수현에게 "머리에 반짝이 예쁘네"라고 말을 걸었다. 수현은 차가운 말투로 "어제도 했다"고 말해 현실남매 케미를 보였다. 이에 찬혁은 멋쩍은 듯 "오늘 유난히 반짝이네"라며 웃었다.

수현은 "입장하시자마자 보이시는 이 거대한 잔디 언덕 세트 어떠냐"고 물었다. 찬혁은 "편안한 마음으로 오셨으면 해서 피크닉 하는 기분으로, 들어올 때 새소리도 들리지 않았느냐. 음악만 들으러 오는 자리가 아니라, 듬뿍 충전하고 사랑을 채워가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수현은 "데뷔 1집 콘셉트가 산속 요정 콘셉트였다. 10주년 공연인 만큼, 그런 걸 많이 재현하고자 했는데 저희뿐만 아니라 오신 관객과 아카데미(팬덤 명)와 함께 10년 전으로 타임머신을 타보는 즐거운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공연에 대해 소개했다.

다음 공연을 위한 피아노가 작동하지 않자 수현은 당황한 듯 "피아노가 꺼져있다"고 했고 스태프가 달려와 수습했다. 그러자 찬혁은 "피아노가 이것 역시 콘서트의 일부다. 저희는 내츄럴, 자연스러운 걸 지향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곧 수현은 전원이 들어온 피아노 앞에 앉아 기타를 멘 찬혁을 바라보며 "우리도 어릴 적 이렇게 놀았는데 몽골에서"라고 말해 아련함을 자아냈다. 그러자 찬혁은 "우리도 이런 그림을 가진 지 오랜만이라 연습하면서 무척 즐거웠다"고 말하며 '시간과 낙엽',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 거지' 공연을 이어갔다.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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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악뮤는 10년 전 SBS 오디션 프로그램 'K팝스타2'에서 우승했던 당시를 재현하며 팬들의 향수를 자극했다. 이어 시골 움막 속에 있는 듯한 연출과 함께 '크레센도', '지하철에서', '외국인의 고백', '작은별' 메들리 공연을 펼쳤다. 찬혁은 '작은별'을 소개하며 "악뮤 노래 중 가장 빛나는 곡"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곧 멘트를 시작한 이들은 "안녕하세요 저희는 남매 어쿠스틱 듀오 악동뮤지션입니다"라고 관객들에게 다시 한번 인사를 건넸다.

이어 수현은 "과거를 떠올리기 위해 이런 옷을 입어봤고요. 감회가 색다르네요. 오빠 멋있어졌구나"라며 무표정하게 말해 관객들을 폭소케 했다.

수현은 곧 "14살 때를 재현하고자 하니 오빠의 안경이라든지, 입이라든지 멜빵이라든지 트레이드 마크가 없어서 아쉽다"며 "입이 트레이드 마크였다. 그걸 재현하지 않아 아쉬웠다. 이빨이 이미 들어간 거 어쩔 수 없지"라고 찬혁을 놀렸다.

수현의 말에 찬혁이 입을 앞으로 쭉 빼자 수현이 "오빠가 좀 돌아온 것 같지 않나요?"라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이에 찬혁은 "10년 전 우리를 재현했는데 이걸 하면서 우리가 귀엽다는 생각을 했다. 슬프지만 추억으로 남겨진 우리 악동뮤지션을 위해 박수와 안녕"이라며 관객의 호응을 유도했다.

수현은 "이 동굴이 타임머신 역할을 하는 거라, 이 동굴을 빠져나가면 현대로 돌아갈 수 있다"고 말했고 동굴 밖으로 나온 악뮤는 팬들의 환호를 받았다.

찬혁은 동굴에서 나와 무대를 바라보며 "이게 다 우리 팬이란 말야? 10년 후의 우리가 이렇게 많은 팬들 앞에서 노래를 한다고?"라고 장난을 쳤다. 이에 수현은 "믿을 수가 없잖아? 10년 동안 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라고 맞받아쳐 관객들에게 웃음을 안겼다.

최신 발매곡 'Hero'(히어로)에 이어 '케익의 평화'를 공연하며 딸기 생크림 케이크를 먹던 수현은 "어제보다 더 맛있는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물로 열심히 입을 헹구는 수현의 귀여운 모습에 팬들의 감탄 섞인 탄식을 자아냈다.
가수 아이유, 악뮤/사진=텐아시아사진DB, YG엔터테인먼트
가수 아이유, 악뮤/사진=텐아시아사진DB, YG엔터테인먼트
곧 한 배우가 주례라고 자신을 칭하며 등장했고 "악뮤 이찬혁 군과 이수현 양은 검은 머리가 파뿌리가 될 때까지 10년, 20년 그 이상을 악뮤로서 팬들과 함께할 것을 약속한다"며 "본 주례는 아카데미(악뮤 팬덤 명)를 대표해 아름다운 서약이 원만히 이뤄졌음을 선언한다"고 축가를 예고했다.

이어진 축가의 주인공은 가수 아이유였다. '너의 의미'를 부르며 나타난 아이유는 레이스가 달린 분홍색 원피스를 입어 눈길을 사로잡았다. 관객들은 아이유의 응원법부터 노래의 떼창까지 선보이며 적극적으로 무대를 즐겼다.

첫 노래를 마친 아이유는 "빈자리가 하나도 없이 꽉 채웠다. 저도 여러분처럼 이 자리에 앉아 공연을 보고 싶은 팬 중 한 명이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제가 악뮤 친구들이 첫 콘서트를 할 때 게스트로 왔었다"며 악뮤와의 인연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아이유는 "10주년에 의미 있게 잠깐이라도 인사할 수 있어서 마음이 마치, 내 식구 잘된 것처럼 '너무 대단하다' 싶다. 이 친구들을 14살 16살 이럴 때 봤다. 그런데 국내 대표 뮤지션이 돼서 체조경기장을 채운 걸 너무 축하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제 공연도 재밌으니까 많이 와달라"고 장난을 쳐 웃음을 자아냈다.

아이유는 앞선 '낙하' 공연에 대해 "'낙하'를 부르는데 저를 안 끼워줘서 너무 아쉽다"라며 낙하 무반주 라이브를 선보여 관객의 환호를 끌어내기도 했다.

멘트를 마친 아이유는 'Bleuming'(블루밍)을 부르고 백스테이지로 내려갔다.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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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진 VCR을 통해 수현은 "10년 동안 악뮤가 아니라, 10년 동안의 이수현은 어땠나"라며 "한순간 한순간이 너무 예쁘고 소중했다. 칠흑같이 어둡다고 생각했던 순간들도 돌아보니 전혀 그렇지 않았고 너무 반짝이고 있었다. 그 당시에 왜 내가 그걸 알지 못했을까"라고 털어놨다.

수현은 "어떤 가수에 피처링해도 어울릴 만한 가수가 되고 싶다. 저는 어떻게 태어났어도 가수가 됐을 것 같다. 제 꿈은 제가 사랑하는 가족들과 사람들과 팬들이 모두 건강했으면 좋겠고 저라는 존재가, 제 목소리가 오랫동안 자랑이 됐으면 좋겠다"며 꿈을 밝혔다.

곧 흰 드레스로 갈아입은 수현은 과거의 수현에게 전하는 메시지가 담긴 미 발매 곡 'Remember'(리멤버)를 불렀다. 이 곡에 대해 수현은 "오빠가 군 제대를 하고 이수현의 디즈니 월드를 만들겠다고 하면서 열심히 만들었던 앨범 중 수록돼있었던 곡이었다. 어린 시절 제게 보내는 메시지였는데, 10주년이 되어 옛날의 제게 노래를 불러줄 수 있어 너무 기쁘다. 어쨌든 지금은 행복한 수현이가 됐다"고 설명했다.

분위기는 더 밝아졌고 '후라이의 꿈', 'FREEDOM'(프리덤), '초록장가', '200%' 무대는 축제와 같이 이뤄졌다. 이찬혁은 '200%' 무대를 마치고 '모두 소리를 질러라'며 애드리브를 멈추지 않았고 그의 목소리에 맞춰 팬들의 함성은 커져갔다.

찬혁은 "시간이 너무 빨리 흘러서 시간을 잡고 싶은데 마지막 곡까지 와버렸다"고 했고 팬들은 안타까운 탄식을 내질렀다. 찬혁은 팝스타처럼 "코리안 어메이징"(Koreans are amazing, 한국인들 대단하다)며 "행복하게 집으로 돌아 가아겠다"고 했다. 그러자 수현은 "집은 한국에 있다"라고 했고 찬혁은 다시 한국은 대단한 나라다"라고 했다. 수현은 영어로 말하던 도중 "발음이 좋으니 얼레벌레 영어 못해도 될 거다"라고 너스레를 떨어 폭소케했다.

악뮤는 마지막 곡으로 '그때 그 아이들은'을 선보이며 무대의 막을 내렸다.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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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R 이후 시작된 앙코르 무대에서는 'Give Love'(기브 러브), '답답해', '롱디', 'LOVE LEE'(러브 리), '사람들이 움직이는 게'를 선보였다.

그러면서 수현은 "무대 위에서 함께 춤을 춘 분들은 사실 댄서가 아니라 뮤지컬 배우다. 이 무대를 함께해주신 분들에게 너무 감사하다. 함께해준 어린이 합창단 친구들도 너무 고맙다"고 소감을 밝혔다.

찬혁은 "얼마 전 빵집에서 한 어린아이와 그 가족을 봤는데, 어린 시절 목욕탕에 갔다가 빵집에 들렀던 기억이 났다. 그걸 보는데 갑자기 막 애를 낳고 싶은 거다"라고 돌연 밝혔고 수현은 당황한 듯 "그게 콘서트에서 할 말이에요?"라고 물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앙코르 무대를 이어가던 악뮤는 공연 초반 직접 공연하지 않고 어린이 합창단의 공연으로 대체됐던 '오랜 날 오랜 밤'을 선보였고, '시간을 갖자' 무대를 펼치며 모든 공연을 마무리 지었다.

악뮤는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1월까지 약 3개월에 걸쳐 전국 투어 'AKMUTOPIA'(악뮤토피아)를 개최해 마무리 지었다. 올해로 데뷔 10주년을 맞이한 악뮤는 지난 3일 'Hero'(히어로)를 타이틀곡으로 하는 세 번째 미니 앨범 'LOVE EPISODE'(러브 에피소드)를 발매했다.

이민경 텐아시아 기자 2min_ro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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