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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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로 활동하고 있지만, 되돌아가도 '프로듀스 X'(이하 '프듀 X')에 출연했을 거예요. 그때의 혹독한 경험 덕분에 지금 덤덤하게 배우 활동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정말 힘들었지만, '프듀 X'를 통해 제가 단단해질 수 있었죠. 무엇보다 그때 아이돌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저를 보시고, 현재 연기하는 저까지 사랑해주시는 팬분들이 계시기에 전혀 후회 없습니다."

MBN '세자가 사라졌다'로 연기 스펙트럼을 넓힌 배우 김민규가 그의 연예 활동 시작점으로 여겨지는 Mnet 오디션 프로그램 '프듀 X' 출연에 관해 이렇게 말했다. 그는 지난 14일 오후 서울 중림동에 위치한 텐아시아 사옥에 방문해 취재진에게 작품을 비롯한 여러 이야기를 들려줬다. 김민규는 사극에 어울리는 선물을 준비했다며 달항아리를 취재진에게 건네며 센스를 자랑했다. 김민규는 인터뷰 내내 깍듯하고 성실한 태도로 답변해 나가면서 그를 더욱더 응원하게 만들었다.

'세자가 사라졌다'는 탄탄대로의 삶을 살던 세자 이건(수호)이 세자빈이 될 여인 최명윤(홍예지)에게 보쌈당하며 펼쳐지는 도주기를 그린 조선판 로맨틱 코미디다. 극 중 김민규는 해종의 두 번째 부인 중전 윤 씨의 큰아들이자 세자 이건의 이복동생인 도성대군 역으로 분했다. 첫 회 시청률 1.5%(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했지만, 상승세를 타면서 16회부터는 4%대로 진입했다. 지난 16일 방송된 최종회는 닐슨코리아 기준 순간 최고 시청률 5.6%, 전국 시청률 5.1%를 기록했다. 4회 연속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사진=MBN '세자가 사라졌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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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자가 사라졌다' 출연 후 인기를 실감하냐는 말에 "촬영 끝나고 울산 본가에 내려갔을 때가 생각난다. 산책하려고 나갔는데 할머니들께서 많이 알아봐 주셨다. 너무 신기하더라. 여태까지 나를 알아봐 주는 이들은 대부분 10~30대였는데, 연령층이 높아진 것 같다"며 뿌듯함을 나타냈다. 이어 그는 "집과 헬스장만 오가기에 체감을 크게 하진 않는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김민규는 수호에게 감탄했다면서 "형이 드라마 촬영만 한 게 아니다. 같은 시기에 앨범과 콘서트 준비를 병행했다. 일정이 정말 타이트하고 피곤했을 텐데, 지친 티 안 내고 최선을 다했다. 프로패셔널하고 멋있다고 느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예지와는 한 살 터울이다 보니 더욱더 편하게 지냈다. 장난으로 깍듯하게 '선배님', '후배님'이라고 호칭을 주고받았다"면서 친근한 사이임을 밝혔다.

그는 3번의 오디션을 거친 끝에 '세자가 사라졌다'에 출연 확정 지었다고. 김민규는 "마침 '마에스트라' 마지막 촬영을 앞두고 있었을 때다. 대본 전체 리딩 2~3일 전에 연락받았다. 준비 기간이 빠듯하긴 했지만, 합류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고 말했다.

오디션 합격 비결이 뭐라고 생각하냐 묻자 김민규는 "도성대군 캐릭터가 형제간의 대립도 중요하지만, 명윤(홍예지 분)이와의 멜로가 살아야 한다. 전작에서 멜로 연기한 걸 보시고 나를 뽑으셨단 이야기를 감독님으로부터 전해 들었다"고 수줍은 듯 이야기했다.
사진=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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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태껏 밝고 귀여운 역할을 주로 했습니다. '세자가 사라졌다'를 통해 다른 결의 연기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 같아서 욕심이 났어요. 사극이라는 점이 걱정되기도 했지만, 이겨내고 열심히 임하자는 도전정신이 발휘됐습니다. 감독님과 선배님들 덕분에 자연스럽게 부담을 덜 수 있었죠."

'세자가 사라졌다'는 지난해 겨울부터 촬영했다고 전해졌다. 그는 "추웠지만, 춥다고 함부로 이야기하기 어려웠다. 수호 형과 예지가 나보다 훨씬 고생을 많이 했기 때문이다. 제목이 '세자가 사라졌다'인 만큼 두 사람은 동굴, 계곡 등 더 추운 야외에 많이 갔다. 나는 대군이다 보니 궐 안에서 시간을 많이 보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내가 한 번 '요즘 춥다'라고 말했더니 수호 형과 예지가 '너 동굴, 계곡 가봤어?'라고 이야기하더라. 할 말이 없었다"면서 미안해했다.

앞서 김진만 감독은 제작발표회에서 "김민규가 '한국의 티모시 샬라메'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민규는 "내 의견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식은땀이 났다(웃음)"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그만큼 감독님께서 나를 예쁘게 봐주신 것 같다. 나의 장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계시고 좋게 봐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한편으로는 그 마음에 부응할 수 있는 배우가 되어야겠다는 책임감이 커졌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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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규는 여담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티모시 샬라메 관련)기사가 나고 친구들한테 물음표를 정말 많이 받았다. '이게 뭐야?', '무슨 일이야?' 이런 말도 아니라 그냥 일관된 물음표만 보내더라"면서 취재진의 웃음을 유발했다.

감독이 어떤 점을 좋게 본 것 같냐는 질문에 김민규는 "연기 시도를 많이 했는데 선배님들과 스태프분들로부터 '겁 없이 적극적으로 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또 흡수력과 센스가 좋은 편이라는 칭찬도 많이 해주셨다"고 장점을 추측했다. 이어 그는 "그렇게 좋은 말씀을 들으면 부응하기 위해 더 열심히 하려고 하는데, 그런 점도 이쁘게 봐주시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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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규가 꼽는 자신의 강점은 뭘까. 그는 "목소리가 좋은 편이다. 소속사에 합격했던 이유에 관해 물은 적 있는데, 얼굴과 목소리라는 답을 들었다. 전자는 동의하기 어렵지만, 후자는 감사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겸손하게 답했다. 하고 싶은 장르나 캐릭터가 있냐는 질문에 김민규는 "전엔 명확하게 카리스마 돋보이는 누아르와 교복 입는 청춘물을 원했었다. 그런데 짝사랑하는 역할을 많이 하다 보니 이제는 이루어지는 사랑이면 어떤 장르든 다 하고 싶다"면서 연기 열정을 내비쳤다.

2019년 '프듀 X' 방송 내내 상위권을 기록하던 김민규는 최종 12위로 아쉽게 아이돌 그룹으로의 데뷔 기회를 놓쳤다. 이후 그는 아이돌이 아닌 배우를 택했고, 2020년 플레이리스트 웹드라마 '만찢남녀'로 데뷔했다. '프듀 X' 이미지가 강렬했던 터. 배우 활동에 어떤 영향을 끼쳤냐고 물었더니 김민규는 "솔직히 처음엔 그 이미지를 탈피하고 싶다는 생각과 노력을 많이 했다. 그런데 작품 활동하면서 점점 그때의 김민규가 있었기에 지금의 김민규가 있다는 걸 깨달았다. 이미지를 벗을 필요가 없겠더라. 내가 열심히 하면 되는 것 같다"며 기대를 당부했다.

"스펙트럼 넓은 배우가 되는 걸 소망했는데 또 다른 목표가 생겼습니다. 김민규라는 배우가 나오면 보고 싶게끔 하는 거예요. 팬분들이 저를 좋아하는 걸 후회하지 않게 뿌듯함을 안겨주고 싶습니다. 지금까지 그래온 것처럼 앞으로도 꾸준히 최선을 다할 테니 함께 즐겁게 살아갑시다."

이소정 텐아시아 기자 forusojun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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