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ENA 제공
사진=ENA 제공
"'지구마불'은 TEO 테오가 생겨난 시기에 함께 시작된 프로그램입니다. PD들의 성장이 담겨 더욱더 애착 가고 의미가 있죠. TEO의 제작 역량을 강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된 프로그램인 만큼 '지구마불'이 시리즈로 자리 잡길 소망하고 있습니다. PD로서 성장하는 데 가장 중요한 건 '결정'인 것 같아요. 어떤 결정을 내리고, 그 결정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에 따라 콘텐츠의 성공과 실패를 좌우하기 때문이죠. 사소하고 작은 결정들이 모여 '지구마불'을 이뤘어요. PD 후배들이 성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된 고마운 프로그램입니다."

김태호 PD와 김훈범 PD가 지난 5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ENA 사옥에서 텐아시아와 만나 '지구마불 세계여행2'(이하 '지구마불2')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지구마불2'는 여행 크리에이터 3 대장 빠니보틀, 원지, 곽튜브가 주사위에 운명을 맡긴 채 떠나는 예측불허 어드벤처를 담은 여행 예능 프로그램이다. 여행 파트너라는 새로운 제도를 도입해 시청자들에게 호평을 끌어냈다. 오는 8일 '지구마불2' 최종회 방송을 앞두고 PD들이 그간의 소회를 밝혔다.
사진=ENA 제공
사진=ENA 제공
김태호 PD는 "크리에이터 세 분의 작업 방식을 배울 필요를 느꼈다. 효율성이 중요한 시대기 때문. ENA에서는 우리의 가능성을 보시고 기회를 만들어주셨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그는 "시즌 1을 경험한 크리에이터들이 혼자 여행하면서 외로움과 부담을 느낄 때가 있었다고 들었다. '함께'가 더 좋을 것 같다고. 기존 독자적인 콘텐츠를 좋아하시는 분들도 계셔서 걱정되긴 했지만, 실험적이고 도전적인 걸 하고 싶었다. 고민이 많았지만, 좋은 결정이었다. 즐거움이 함께하는 만큼 배가 되는 모습이 관찰됐다"고 변화된 시즌 2에 관해 뿌듯해했다.

김훈범 PD 또한 공감하면서 "세 분은 이미 여행의 정점을 찍으신 분들이다. 누군가와 함께함으로써 활력을 주고받으며 더 큰 감동을 만들어냈다. '함께'여야만 그려질 수 있는 에피소드가 생겼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시즌 1을 함께 한 만큼 그간 서로의 니즈, 성향을 너무 잘 파악했다. 방송과 유튜브의 차이가 큰데, 말 안 해도 물 흐르듯 잘 통했다. 두 채널 간의 특색이 더 분명해졌다. 이에 유튜브와 방송을 모두 챙겨봐야 한다는 시청자들의 반응이 많이 나왔다. 노하우가 잘 이뤄진 것 같다"고 흐뭇해했다. 김태호 PD는 "방송과 유튜브의 포인트를 다르게 잡았다. 유튜브는 속내 위주의 스몰토크, 방송은 광활하고 강렬한 비주얼이다. 두 가지 함께 보면 훨씬 좋다"고 추천했다.
사진=ENA 제공
사진=ENA 제공
"크리에이터분들이 여행을 즐기는 것도 분명하지만,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적지 않게 갖고 있었습니다. 제작진이 이들의 스트레스를 덜어주고 시즌 2의 차별점을 두기 위해 노력했죠. 저희가 자료를 준비하는 데 있어서 크리에이터들이 한숨 돌릴 수 있고, 시청자들 또한 풍성하게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조사를 많이 했었습니다."

두 사람은 프로그램의 남다른 책임감과 열정을 보였다. 크리에이터들과 시청자들을 고려하면서 양질의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김태호 PD는 "보통 2~3라운드는 체력적, 심적으로 지치는 타이밍이다. 다 같이 모여 허심탄회하게 이야기 나누면서 쉬려고 했다. 혹시 파트너 변경을 원한다면 게임을 해서 찬스를 쓴다던가 말이다. 이런 형태의 준비를 많이 했는데, 아무도 파트너에 관해 아쉬워하지 않았다. 게임 큐시트가 무용지물 됐던 상황이다. 그러나 이런 게 더 인간적이고 공감 가는 결과물이라고 생각한다"고 미소 지었다.

김훈범 PD 또한 "거짓말 탐지기, 스케치북 등 다양한 게임 소품을 챙겼다. 아무것도 쓰지 못했지만, 훈훈한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고 회상했다.
사진=ENA 제공
사진=ENA 제공
김태호 PD는 "프로그램 하나로 평가하고 판단하는 건 지양해주길 바란다. '무한도전'도 그렇고 여러 시행착오를 겪다가 시청자들이 좋아하는 포인트를 찾아서 진행해왔다. 시즌이 거듭되면 우리 콘텐츠로 시청자들을 유입시키는 개념이 아니라, 콘텐츠가 시청자를 찾아가는 거라고 생각한다"고 주관을 밝혔다.

그는 "처음엔 두렵더라도 대담함을 지니고 대중에게 던져보는 게 중요하다. 명중시키려는 욕심은 버리고 기대 없이 움직일 때 더 빠르고 좋은 결과를 가져온 것 같다. '지구마불'도 여행 유튜버들과 재밌게 놀아보자는 작은 마음으로 시작한 게 여기까지 온 거다. 시즌 2에 큰 성장을 이룬 만큼, 시즌 3 때는 또 다른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소망했다.
사진=ENA 제공
사진=ENA 제공
김태호 PD는 "초반에 ENA와 손잡고 우리만의 색깔 있는 여행을 하고 싶다고 이야기했었다. 그 약속 지킨 것 같아서 뿌듯하다. 유익한 여행을 하면서 대중의 흥미를 자극하고 기대를 충족하는 콘텐츠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었다"고 이야기했다. 김훈범 PD는 "시즌 1 때는 특정 시청층에 매몰되기도 했다. 그런데 '지구마불2'를 하면서 아이들부터 어르신까지 즐겨 본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시청률도 잘 나와서 감사하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시즌 3를 하게 된다면 더 새로운 것들을 창출해내겠다"면서 포부를 나타냈다.

이소정 텐아시아 기자 forusojung@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