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자' 스틸. / 사진제공=영화사 집, NEW
'설계자' 스틸. / 사진제공=영화사 집, NEW
무엇이 진실인지, 거짓인지 혼란스러운 주인공의 감정을 따라가며 관객들의 궁금증을 계속해서 자극하는 영화 '설계자'가 29일 개봉한다. 이요섭 감독은 이번 작품이 장르적 긴장감, 스릴감과 인간의 외로움, 쓸쓸함이 함께 담겨있는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설계자'는 의뢰받은 청부 살인을 사고사로 조작하는 설계자 영일이 예기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원작은 홍콩 영화 '엑시던트'다. 강동원, 이무생, 이미숙, 김홍파, 김신록, 이현욱, 이동휘, 정은채, 탕준상이 출연한다.

원작을 접한 지 5년 만에 영화를 완성했다는 이 감독은 "원작을 좋아해서 이 대본을 쓸 때 팬심도 강했다. 하지만 고민도 많았다. 어떻게 하면 원작을 잘 가져갈 수 있을까 싶어서다. 고민의 시간이 길었다"고 말했다. 이어 "주인공의 혼란을 다루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이요섭 감독 / 사진제공=NEW
이요섭 감독 / 사진제공=NEW
무엇보다 이번 영화는 강동원이 주연을 맡아 진실과 거짓 사이에서 혼란스러워하는 주인공 영일의 모습을 긴장감 있게 그려냈다. 과거 자신과 늘 함께 해온 동료 짝눈이 미심쩍은 사고로 죽음을 당하자 진짜 사고였는지에 대한 의심을 키우는 영일. 이후에도 반복해서 벌어지는 주변의 사고들로 인해 영일은 단순히 우연이 아닐 것이라 직감한다.

이 감독은 강동원에 대해 "스타이고, 특이한 이미지가 있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제가 원작을 좋아했던 이유가 주인공의 어두운 매력이 있었다"라며 "강동원은 '이 사람이 말을 안 하면 뭐가 이유가 있겠지?'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배우다. 많은 것들이 설명되는 특유의 분위기가 있다"고 칭찬했다. 또한 "강동원과 하고 싶지 않은 감독은 없을 것"이라며 "제 작품 분위기에 강동원만큼 어울리는 배우가 있을까 했다"고 했다.

이 감독은 강동원이 거리감 느껴지는 스타일 것이라는 짐작했지만 실제로는 수더분한 배우의 면모를 보여줬다고 한다. 이 감독은 "다 끝나고 나서 보니 생각보다 수더분했다. '저렇게 잘생긴 사람이 저렇게 수더분해?' 의외로 너무 소탈해서 좀 짜증났다"며 웃었다.
'설계자' 포스터. / 사진제공=영화사 집, NEW
'설계자' 포스터. / 사진제공=영화사 집, NEW
이번 영화에는 이종석이 짝눈 캐릭터로 특별 출연했다. 이종석은 냉철한 완벽주의자인 영일과는 상반되는 캐릭터로 영화의 균형감을 맞춘다. 짝눈은 동료인 영일과 마찬가지로 서류상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무적자인데, 영일에게 많은 영향을 끼치는 인물이다.

이 감독은 "짝눈 캐릭터를 두고 고심했다. 영일 같은 흑미남이 아닌 백미남이 필요했다. 영일이 아빠라면 짝눈은 엄마 같은 느낌을 원했다. 눈 같이 하얀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라고 이종석 캐스팅 비하인드를 전했다. 이종석과의 촬영에 대해서는 "적은 회차였지만 집중도 있는 모습이 감동적이고 인상적이었다. 더 쓰고 싶은 장면도 있었다. 순간순간 다른 얼굴이 보였다"고 회상했다. 강동원-이종석 투샷에 대해서는 "두 사람 관계성이 잘 맞아서 흐뭇했다. '내 화면 속 둘이 이렇게 소파에 나란히 앉아있구나' 싶었다"며 흡족해했다.
이요섭 감독 / 사진제공=NEW
이요섭 감독 / 사진제공=NEW
'설계자'는 2010년 개봉한 원작과는 다소 다르게 전개된다. 이같이 설정한 이유에 대해 이 감독은 "의심이 시작되는 사건의 근원을 짚어보고 싶었고, 또 다른 이유는 지금의 시대에 맞게 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또한 "원작에서 전체적인 아이러니는 우연에서 생겨나는 플롯인데, 저는 사람의 마음이 우연을 발생하는 시작이 아닐까 생각했다"며 "우리 영화에서는 인물들을 조금 더 파악하고 싶었다. 인간이 만든 우연으로 포커싱을 바꿔보려고 했다"고 말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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