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량도 과하면 청량과잉이다. 지금이 딱 그렇다. 걸그룹이 다양한 콘셉트 음악적 장르를 시도하는 동안 보이그룹은 청량 콘셉트 일색이다. '청량' 성공 사례의 영향이겠지만, 보이그룹 차별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비판도 따라붙을 수 밖에 없다. 특히 걸그룹의 다양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요즘엔 그 차이가 더 커보인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18일 가요계에 따르면 에스파는 더블 타이틀곡 '슈퍼노바'로 컴백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이번에도 에스파만의 개성을 살린 강렬한 콘셉트로 대중 앞에 섰다. 요즘 트렌드인 '이지 리스닝'보다는 '하드 리스닝'에 가깝지만 대중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이날 오후 5시 기준 '슈퍼노바'는 멜론차트 TOP100에서 4위에 올랐다. 0시에는 2위까지 오르기도 했다. 전날 장르 종합 일간 차트에서는 6위를 차지했다.
아이브도 이전과는 또 다른 음악과 콘셉트를 시도했다. 아이브는 전통적인 분위기의 '해야'로 2주간 활동한 후 마법소녀 콘셉트의 '아센디오'로 후속 활동에 나섰다. '아센디오' 뮤직비디오에서는 아이브 VS 아이브 구도가 그려졌다. 싸움조차도 타인이 아닌 자기 자신과 하는 모습은 아이브의 나르시시즘 콘셉트에 힘을 실었다.

반면 보이그룹은 청량 콘셉트만 줄줄이 이어지는 현실이다. NCT 위시, 보이넥스트도어 등 전부 청량 행렬이다. 카리스마 있는 콘셉트를 선보였던 보이그룹도 청량 쪽으로 옮기는 모양새다.

또 다른 그룹인 더윈드는 '설레는 마음으로'라는 곡으로 활동 중이다. 제목만 봐도 알 수 있듯 청량 콘셉트이며, 물 흐르는 진행되는 이지 리스닝 곡이다. 이달 컴백한 휘브도 마찬가지다.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으로 가요계에 첫발을 내디딘 휘브는 청량 콘셉트로 반전을 꾀했다.

대세를 따라 대중성 잡으려는 시도는 가장 쉬운 길이며, 소속사로서는 합리적인 선택이다. 다만 독보적인 콘셉트와 음악 장르를 꾸준히 시도하면서도 대중의 반응을 얻은 걸그룹들이 존재하기에, 보이그룹의 청량 팔이는 아쉽다. 청량 과잉의 시대다. 수많은 그룹 중 하나가 되기보다 자신만의 색깔을 만드는 게 더 나은 시기가 됐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on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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