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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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 되는 시간이자 공간" "피가 끓는 게 느껴졌다"

연극 무대 라인업에 스타 배우들의 이름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한 번 방송 미디어 쪽으로 발을 내디딘 배우가 다시 연극 무대에 서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이들이 연극 무대에서 다시금 연기를 펼치는 이유는 무엇일까. 공통점은 무대 연기에 대한 갈망이었다.
사진=샘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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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황정민은 오는 7월 13일 개막하는 '맥베스'로 연극 무대에 복귀한다. '맥베스'는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로 스코틀랜드의 장군 맥베스가 마녀의 예언을 듣고 국왕을 살해한 뒤 서서히 타락해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황정민은 극 중 장차 왕이 되리라는 마녀의 예언을 듣고 덩컨 왕을 죽이며 왕이 되지만, 그 자리를 지키기 위해 애쓰다 결국 파멸하는 맥베스 역을 맡았다.

OTT, 영화, 드라마를 넘나들며 활약한 황정민은 '리차드3세' 이후 약 2년 만에 연극 무대를 찾았다. 그는 10일 열린 '맥베스' 제작발표회에서 연극 무대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황정민은 "타이틀롤에 대한 부담이 있지만, 저에게 연극이라는 작업은 힐링하는 시간이고 공간이다. 너무 행복한 시간이다. 오로지 배우로서 관객들과 소통하면서 느끼는 행복감, 힐링이 있다. 공연마다 분위기가 다르다. 관객들을 빨리 만나고 싶은 이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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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무대만의 차별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황정민은 "드라마나 영화는 배우의 예술이라기보다는 감독의 예술에 가깝다"며 "연극은 2~3시간이든 커튼콜을 하기 전까지 제 공간이고 관객들과 만나는 공간이니, 배우들이 다시 무대를 찾는 이유지 않을까 싶다"라고 전했다.

27년 만에 연극에 복귀한 배우도 있다. 그 주인공은 전도연. 그는 오는 6월 4일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에서 개막하는 연극 '벚꽃동산' 무대에 오른다. '벚꽃동산'은 러시아 대문호 안톤 체홉의 작품을 원작으로 하며 19세기 몰락한 여성 지주의 이야기를 현대 서울에서 일어나는 일로 풀어 발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사회를 조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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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시간 연극을 찾지 않다가 이제와서 마음을 돌린 이유는 뭘까. 전도연은 '벚꽃동산' 제작발표회에서 "늘 연극에 대한 갈망이 있었지만 두려움이 컸다"며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정제된 제 모습을 보여주지만, 연극에서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정제되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 자신이 없었다"고 털어놨다. 당초 '벚꽃동산'의 출연 역시 거절하려 했다. 다만 전도연은 연출을 맡은 사이먼 스톤의 또 다른 작품 '메디아'를 보고 피가 끓는 게 느껴졌고 '해야겠다'라고 다짐했다.

더불어 전도연은 "사람들은 제가 다양한 작품을 많이 했다고 하지만 저는 해보지 못한 작품이 너무 많다고 생각한다. 도전이라면 도전이지만 저에게는 해보지 않은 또 다른 작업을 하는 것일 뿐"이라고 밝혔다. 연극 무대에서 연기를 펼치는 전도연의 모습은 또 어떨지 기대된다.

황정민, 전도연뿐만 아니라 정일우, 박보검, 김유정 등 연극 무대에 복귀 또는 처음 도전하는 스타들이 많다. 뮤지컬만큼 대중들에게 활성화되지도, 시장이 크지 않은 연극에 스타들이 몰려 판이 커지는 효과도 기대할만하다.

김서윤 텐아시아 기자 seogug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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