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MBC '나 혼자 산다' 캡처
사진=MBC '나 혼자 산다' 캡처
《김지원의 까까오톡》
까놓고, 까칠하게 하는 오늘의 이야기.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 이슈를 까다로운 시선으로 비판합니다.



후루룩 쩝쩝 먹어대는 모습을 치켜세우며 '먹방'이 온 예능을 뒤덮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이제 '먹방'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 먹방·음식·맛집 프로그램의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다. 이제 시청자들의 관심은 건강과 웰빙으로 이동한 모양새다.

최근 MBC '나 혼자 산다'를 통해 4개월간의 다이어트 대장정을 마치고 멋지게 보디 프로필 촬영에 성공한 전현무, 박나래, 이장우가 화제가 됐다. 전현무는 85kg에서 13.3kg 감량해 71.7kg, 이장우는 108kg에서 22kg 감량해 86kg, 박나래는 53.7kg에서 6kg 감량해 47.7kg의 몸무게를 달성했다.
저물어가는 먹방 시대, 박나래도 49kg…'자극' 좇는다면 예능도 결국 '요요'[TEN스타필드]
이후 박나래와 이장우는 각자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네티즌들에게 다이어트 비결과 유지 루틴도 공유했다. 박나래는 그릭요거트, 오트밀죽, 현미밥, 아보카도, 단호박 등으로 식단을 했고, 유산소와 근력 운동을 병행해 요요를 방지하려고 노력했다고 한다. 인바디 결과 몸무게는 47.7kg에서 49.1kg으로 조금 늘었지만, 골격근량은 0.2kg 증가해 20.4kg, 체지방량은 0.6kg 감소해 11.4kg였다. 더 바람직한 결과치인 것. 방송에서 기름진 음식에 눈이 돌아가던 박나래의 모습과는 이질적이다.

이장우는 하루 4시간 유산소 운동을 했다고 밝혔다. 단백질 섭취를 최우선으로 하고, 영양 성분을 체크하면서 조절하는 식단을 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뚱보균'을 없애는 데 집중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7시간 이상의 수면 확보도 강조했다. 극단적인 절식·단식 후 이어진 폭식과 몇 차례 요요를 겪는 모습을 방송에서 공개했던 이장우와는 달라진 모습이었다.
사진=MBC '나 혼자 산다' 캡처
사진=MBC '나 혼자 산다' 캡처
이처럼 한동안 예능은 '먹는 것'에 집중했다. '나 혼자 산다' 측은 '팜유즈' 전현무, 박나래, 이장우가 폭식, 과식을 일삼는 모습을 여러 차례 담았다. 세 사람은 제1회 팜유 세미나 때 베트남에서 1박 2일을 지내는 약 30시간 중 20시간 동안 식사를 하고 28가지 음식을 먹었다. 제2회 팜유세미나 때는 목포 당일치기에서 10시간 식사와 36가지 음식 연구라는 '기록'을 세웠다. 대만에서 촬영한 제3회 팜유 세미나 에피소드에서는 첫 끼부터 무려 11접시를 해치웠다. 게걸스럽게 먹던 이들의 모습을 '미덕'처럼 보여준 '나 혼자 산다'는 이제 '건강'과 '다이어트'에 집중하는 이들의 모습으로 카메라를 틀었다.

먹방·음식·맛집을 본격적으로 다루는 프로그램들도 이제는 미련하게 먹기만 하기 보다는 힐링과 웰빙을 추구하는 모양새다. 맛집 소개보다 출연진이 먹는 모습을 집중적으로 담았던 '맛있는 녀석들'은 종영한 상태. 원년 멤버들이 합류하는 시즌3가 논의 중인 상황이라고 전해졌지만, 시청자들의 무관심 속에 시즌2가 막을 내렸단 점은 분명하다.

지난해 10월 시작한 SBS '덩치 서바이벌-먹찌빠'를 향한 시청자들의 반응도 차갑다. '먹찌빠'는 '먹자! 찌지도 빠지지도 말고!'의 준말. 시청률 2.5%로 시작한 '먹찌빠'는 지난 2일 방송에서 1.9%를 기록했다. 덩치 있는 출연자들이 '살이 쩌도, 살이 빠져도 안 되는 서바이벌'을 펼친다는 내용인데, 일종의 먹방과 게임을 결합한 형식이다. 하지만 먹기와 힘겨루기에 쏠린 장면들은 식상하다는 평가다.
'백패커' 포스터. / 사진제공=tvN
'백패커' 포스터. / 사진제공=tvN
음식 프로그램의 대명사였던 백종원이 방송가에서 기세가 예전만 못한 것 역시 이러한 트렌드와 일맥상통한다. 현재 백종원은 SBS Plus에서 '백종원의 배고파'로 해외 먹방 여행기를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해당 프로그램의 인지도는 참담하다. 지난해에는 '장사천재 백사장' 시리즈도 방영됐고, 이달에는 tvN '백패커2'도 시작한다. 하지만 현재 백종원 출연 프로그램들의 인기는 음식·먹방 프로그램의 '전성기' 때에는 훨씬 못 미친다.

시청자들은 더이상 걸신스럽고 조잡스러운 먹방을 보는 데 질렸다. 시청자들의 관심은 건강하게 생활하고 먹더라도 건강하게 먹는 모습으로 향하고 있다. 다만 건강과 다이어트는 '클래식'한 이야깃거리다. 먹방·음식·맛집 소개 역시 예능 단골 소재다. 건강보다는 먹방이 자극적인 콘텐츠를 뽑기엔 더 쉽고 수월하다. 이에 예능들이 '자극적인 맛'을 좇으며 금세 먹방 콘텐츠로 눈을 돌려 '요요 현상'을 겪진 않을지 지켜봐야할 일이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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