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범준이 맡은 이바른은 자신의 롤모델인 선배 기자 서정원에게 일편단심으로 충성을 다하고, 취재에 있어 최선을 다하는 '열혈 기자'부터 서정원을 쥐락펴락하며 원하는 정보를 넘겨주던 실력자 정보원 제우스. 14년 전 봉토 공장 화재 사고에서 죽은 이나리(이다연 분)의 동생까지, 강렬한 반전키로 활약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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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이바른은 계속 땅을 파며 마치 진실이 눈앞에 온 듯 "이제 와서 고백하면 선배가 누나 같았다. 저 챙겨주실 때마다 위로받았고 의지가 됐다. 우리 누나가 살아 돌아온 것 같은 느낌이었다"라며 서정원을 누나와 동일시했던 애틋한 마음을 고백했다. 그러면서 "선배, 만약 제 예감대로 이곳에 우리 누나가 묻혀 있다면...선배 남편이 우리 누나를 죽이고 묻은 거라면 저 역시 똑같이 복수할 거다"라고 서늘하게 복수를 다짐했다. 그때 삽 끝에 뭔가 닿음을 느낀 이바른은 미친 듯이 손으로 파냈다. 누나의 유골이 드러나자 "누나 이게 뭐야"라고 울부짖으며 통한의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그 순간, 정체모를 누군가가 뒤에서 나타나 이바른의 목을 졸랐다. 이바른은 발버둥 치던 끝에 결국 누나의 진실을 밝혀내지 못하고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하고 말았다.
서범준은 날카로운 눈빛을 번뜩이며 설우재를 향한 의심의 촉을 발동, 남다른 예리함을 발휘하는 모습으로 보는 이들을 몰입시켰다. 양쪽 손바닥이 찢어질 정도로 땅을 파면서도 누나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맹렬하게 추적하는, 꺾이지 않는 의지를 드러냈는가 하면 순간순간 롤모델이자 죽은 누나와 다름없던 서정원을 향한 존경심과 애정을, 깊은 눈빛과 그렁한 눈물로 담아내며 입체감 있는 캐릭터 소화력을 입증했다. 이처럼 서범준은 성실한 기자 이바른에서부터 비밀스런 정보원 제우스, 각별한 사연을 지닌 사건 피해자의 동생에 이르기까지 밀도가 다른 감정선 변화를 유연하게 표현하며 그간 다져진 단단한 연기내공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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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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