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류작가 버지니아 울프를 소재로 한 창작 초연 뮤지컬 '버지니아 울프'가 무대에 오른다. 이번 뮤지컬은 허구와 실존 인물이 만난다는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야기 구조가 돋보이며,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가야 한다는 의미 깊은 메시지가 담긴다. 2인극으로 진행되는 만큼 집중도도 높다.
24일 서울 중구 퇴계로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뮤지컬 '버지니아 울프' 프레스콜이 열렸다. 감독 홍승희, 작가이자 작곡가 권승연과 배우 박란주, 주다온, 전혜주, 윤은오, 김리현, 황순종이 참석했다.
홍승희 감독은 "최고의 결말은 아니더라도 '내가 선택한 결말'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인생이 우리 의지대로 살고 있는 것일까'라는 얘기를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홍 감독은 "이 작품을 읽고 물, 그리고 책이 생각났다. 세트 끝이 뾰족하고 울퉁불퉁하다. 조명을 받으면 물 같기도 하고 절벽 같기도 하다. 여러 가지를 떠올릴 수 있어서 이렇게 세트 구성을 했다"며 "어떤 공간이든 포용할 수 있는 세트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책 속으로 들어가는 듯한 느낌을 주기 위한 배경 영상도 사용했다"고 덧붙였다. 권승연 작가는 "이 작품은 버지니아 울프의 전기를 다룬 것이 아닌 그 이후의 시간에 작가의 상상력을 덧대 만든 이야기다. 이 이야기를 통해 버지니아 울프가 가진 슬픔, 치유를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버지니아 울프의 선택은 온전한 자신으로 남기 위한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작품을 구성하면서 버지니아 울프의 작품, 에세이를 많이 참고했다. 그 중 '댈러웨이 부인'을 특히 참고했다"고 전했다.
버지니아 울프를 소재로 한 이유에 대해 권 작가는 "버지니아 울프 작가의 작품을 처음 접한 건 학창시절이었다. 작품 특유의 분위기와 그녀가 가진 세계가 내게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이 극을 통해 그녀에게 받은 영감, 느낌을 저만의 방식으로 표현하고자 했다. 저의 언어인 음악, 뮤지컬로 작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버지니아 울프의 작품에서) 누구보다 강한 삶의 열망, 생명력을 느꼈다"고 강조했다.
권 작가는 "극 중 등장하는 애들린과 조슈아는 서로 창조적 영감을 주고받는다. 애들린은 조슈아를 통해 다시 글을 쓰고 싶다는 강한 열망을 느낀다. 두 사람 모두 자신이 선택한 인생을 향해 간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캐릭터를 소개했다. 자신이 창작한 소설 속으로 빠진 뒤 원래의 세계로 돌아가기 위해 소설을 완성해야 하는 애들린 버지니아 스티븐 역은 박란주, 주다온, 전혜주가 맡았다. 애들린의 소설 속 인물이자 애들린을 만난 뒤 자신의 인생을 바꿀 새로운 기회를 꿈꾸는 조슈아 워렌 스미스 역은 윤은오, 김리현, 황순종이 연기한다.
창작 초연 뮤지컬인 만큼 캐릭터 연기가 쉽진 않았을 것. 박란주는 "실존 인물을 캐릭터로 만나는 상황이 조심스럽기도 하다. 직접 만나본 적 없기 때문에 정보를 바탕으로 최대한 나만의 색깔로 표현하도록 노력했다. 죽음을 마주했을 당시 나이대에 초점을 뒀고, 조슈아와의 관계성에도 신경썼다. 삶을 경험을 한 어른과 이제 막 글을 쓰기 시작한 조슈아, 그 관계를 표현하려고 했다. 마지막까지 힘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극 중 버지니아 울프는 조슈아에게 친절하고 세심하게 글쓰기를 가르쳐준다. 실제 작업할 때 감독은 어땠냐는 물음에 전혜주는 "혼내고 그런 건 없었다"며 "다정하고 친절하게 해주셨다. 저는 행복하게 작업했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황순종은 "처음 만나 봤는데, 애들린 같은 스타일은 아니다. 시원시원하다. 배우들 개개인의 생각을 최대한 들어주려고 노력한다. 그런 부분이 소통하는 데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저희보다 에너지가 넘친다. 때로는 좋았고 때로는 어려웠다"며 웃음을 자아냈다.
극 중 두 인물은 스킨십이 거의 없다. 이는 성적 트라우마가 있다고 알려진 버지니아 울프의 일생을 반영한 대목. 배우들은 스킨십 없이도 극 중 인물들 간 유대감, 친밀감을 표현한다.
주다온은 "서로 치유하고 성장한다는 자체가 긍정적인 포인트였다. 그런 부분에 중점을 두고 연기했다. 남녀와의 사랑도 있지만 서로가 서로를 지지하고 의지하는 사랑도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배우들은 훈훈했던 연습 분위기도 자랑했다. 김리현은 "저희가 항상 배고프고 굶주렸다"며 "지방에서 은오 형이 공연하고 올라오면서 빵을 한아름 사왔다. 먹으면서 즐겁게 연습했다"고 전했다. 황순종은 "요즘 같은 시대에 싫어하는 상황이든 좋아하는 관계든 '다음 페이지'를 넘기기가 어렵다. 이런 메시지들이 곳곳에 담겨있는 작품이다. 보러 오셔서 위로를 얻어가셨으면 한다. 버지니아 울프에 대해 작가님이 생각하고 쓴 부분을 보고 가는 것도 좋을 것 같다"며 관람을 부탁했다.
지난 23일 개막한 '버지니아 울프'는 오는 7월 14일까지 서울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공연된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24일 서울 중구 퇴계로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뮤지컬 '버지니아 울프' 프레스콜이 열렸다. 감독 홍승희, 작가이자 작곡가 권승연과 배우 박란주, 주다온, 전혜주, 윤은오, 김리현, 황순종이 참석했다.
홍승희 감독은 "최고의 결말은 아니더라도 '내가 선택한 결말'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인생이 우리 의지대로 살고 있는 것일까'라는 얘기를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홍 감독은 "이 작품을 읽고 물, 그리고 책이 생각났다. 세트 끝이 뾰족하고 울퉁불퉁하다. 조명을 받으면 물 같기도 하고 절벽 같기도 하다. 여러 가지를 떠올릴 수 있어서 이렇게 세트 구성을 했다"며 "어떤 공간이든 포용할 수 있는 세트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책 속으로 들어가는 듯한 느낌을 주기 위한 배경 영상도 사용했다"고 덧붙였다. 권승연 작가는 "이 작품은 버지니아 울프의 전기를 다룬 것이 아닌 그 이후의 시간에 작가의 상상력을 덧대 만든 이야기다. 이 이야기를 통해 버지니아 울프가 가진 슬픔, 치유를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버지니아 울프의 선택은 온전한 자신으로 남기 위한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작품을 구성하면서 버지니아 울프의 작품, 에세이를 많이 참고했다. 그 중 '댈러웨이 부인'을 특히 참고했다"고 전했다.
버지니아 울프를 소재로 한 이유에 대해 권 작가는 "버지니아 울프 작가의 작품을 처음 접한 건 학창시절이었다. 작품 특유의 분위기와 그녀가 가진 세계가 내게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이 극을 통해 그녀에게 받은 영감, 느낌을 저만의 방식으로 표현하고자 했다. 저의 언어인 음악, 뮤지컬로 작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버지니아 울프의 작품에서) 누구보다 강한 삶의 열망, 생명력을 느꼈다"고 강조했다.
권 작가는 "극 중 등장하는 애들린과 조슈아는 서로 창조적 영감을 주고받는다. 애들린은 조슈아를 통해 다시 글을 쓰고 싶다는 강한 열망을 느낀다. 두 사람 모두 자신이 선택한 인생을 향해 간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캐릭터를 소개했다. 자신이 창작한 소설 속으로 빠진 뒤 원래의 세계로 돌아가기 위해 소설을 완성해야 하는 애들린 버지니아 스티븐 역은 박란주, 주다온, 전혜주가 맡았다. 애들린의 소설 속 인물이자 애들린을 만난 뒤 자신의 인생을 바꿀 새로운 기회를 꿈꾸는 조슈아 워렌 스미스 역은 윤은오, 김리현, 황순종이 연기한다.
창작 초연 뮤지컬인 만큼 캐릭터 연기가 쉽진 않았을 것. 박란주는 "실존 인물을 캐릭터로 만나는 상황이 조심스럽기도 하다. 직접 만나본 적 없기 때문에 정보를 바탕으로 최대한 나만의 색깔로 표현하도록 노력했다. 죽음을 마주했을 당시 나이대에 초점을 뒀고, 조슈아와의 관계성에도 신경썼다. 삶을 경험을 한 어른과 이제 막 글을 쓰기 시작한 조슈아, 그 관계를 표현하려고 했다. 마지막까지 힘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극 중 버지니아 울프는 조슈아에게 친절하고 세심하게 글쓰기를 가르쳐준다. 실제 작업할 때 감독은 어땠냐는 물음에 전혜주는 "혼내고 그런 건 없었다"며 "다정하고 친절하게 해주셨다. 저는 행복하게 작업했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황순종은 "처음 만나 봤는데, 애들린 같은 스타일은 아니다. 시원시원하다. 배우들 개개인의 생각을 최대한 들어주려고 노력한다. 그런 부분이 소통하는 데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저희보다 에너지가 넘친다. 때로는 좋았고 때로는 어려웠다"며 웃음을 자아냈다.
극 중 두 인물은 스킨십이 거의 없다. 이는 성적 트라우마가 있다고 알려진 버지니아 울프의 일생을 반영한 대목. 배우들은 스킨십 없이도 극 중 인물들 간 유대감, 친밀감을 표현한다.
주다온은 "서로 치유하고 성장한다는 자체가 긍정적인 포인트였다. 그런 부분에 중점을 두고 연기했다. 남녀와의 사랑도 있지만 서로가 서로를 지지하고 의지하는 사랑도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배우들은 훈훈했던 연습 분위기도 자랑했다. 김리현은 "저희가 항상 배고프고 굶주렸다"며 "지방에서 은오 형이 공연하고 올라오면서 빵을 한아름 사왔다. 먹으면서 즐겁게 연습했다"고 전했다. 황순종은 "요즘 같은 시대에 싫어하는 상황이든 좋아하는 관계든 '다음 페이지'를 넘기기가 어렵다. 이런 메시지들이 곳곳에 담겨있는 작품이다. 보러 오셔서 위로를 얻어가셨으면 한다. 버지니아 울프에 대해 작가님이 생각하고 쓴 부분을 보고 가는 것도 좋을 것 같다"며 관람을 부탁했다.
지난 23일 개막한 '버지니아 울프'는 오는 7월 14일까지 서울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공연된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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