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태연, 그룹 르세라핌, 가수 김세정/사진=텐아시아DB, Natt Lim
가수 태연, 그룹 르세라핌, 가수 김세정/사진=텐아시아DB, Natt Lim
K팝 아이돌 가창 실력 및 태도 논란이 대두되는 가운데, 최근 아티스트가 방송에서 자신의 직업관, 사명을 밝혀 주목받고 있다.
배우 이지혜, 옥주현, 방송인 박명수/사진=KBS 쿨FM ‘박명수의 라디오쇼’ 캡처
배우 이지혜, 옥주현, 방송인 박명수/사진=KBS 쿨FM ‘박명수의 라디오쇼’ 캡처
22일 옥주현이 KBS 쿨FM 라디오 프로그램 '박명수의 라디오쇼'에 출연해 가수에게 가창 실력은 당연히 갖춰야 하는 일이라고 일침해 화제가 됐다. 라디오의 진행자이자 방송인인 박명수가 MBC '나는 가수다'에 출연했던 옥주현에 대해 "'나는 가수다'에서 노래를 너무 잘해서 반했다"고 칭찬했고, 옥주현은 당연하다는 듯 "가수인데 노래를 잘해야 하지 않겠냐"고 답했다.
가수 웬디, 태연/사진=태연 유튜브 갈무리
가수 웬디, 태연/사진=태연 유튜브 갈무리
가수 태연은 지난 4일 개인 유튜브 채널 'TAEYEON Official"에 공개된 영상에 그룹 레드벨벳 웬디와 함께 등장해 연예인으로서의 고충을 토로하며 어쩔 수 없이 외모와 실력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는 말을 남겼다.

웬디는 "앨범을 준비하면서 저만의 아쉬웠던 것들이 있다. 살이 이렇게까지 빠져 본 게 처음이었다"면서 다이어트로 인해 목소리가 변화했다고 털어놨다. 웬디는 "그래서 연습할 때 톤이 가벼워져서 거기에 맞추려고 노력하고 있다. 예전에 했던 힘을 기억하니까, 소리가 무척 가벼워졌는데 이 목소리로 예쁜 톤을 찾기가 어렵다"며 토로했다.

이에 태연은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게 어렵다. 비주얼도 신경 써야 하고 노래도 잘해야 한다. 그게 숙제다. 자연스러운 일이다. 몸이 가벼워지면 소리에 무게가 있을 수 없다. 우리가 원하는 목표가 안 나온다"며 웬디의 고충에 공감했다.

그러면서 태연은 "지금 이 시점에서 과연 나한테 중요한 건 뭘까를 생각해야 한다. 어쨌든 선택을 해야 하는 시점인 거다. 둘 중 선택하라고 한다면 나는 그래도 가수인데 실력이지 않을까, 그런 결론을 내렸다"며 가수로서 실력을 중시하는 태도를 보였다.
가수 김세정/사진=유튜브 채널 'TAEYEON Official" 영상 캡처
가수 김세정/사진=유튜브 채널 'TAEYEON Official" 영상 캡처
김세정은 아이돌의 실력에 대한 현실적인 가치관을 밝혀 대중의 관심을 끈 바 있다. 김세정은 SBS 오디션 프로그램 '유니버스 티켓'에 심사위원으로 출연해 "나는 걸그룹에게 실력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대신 무대에서 그 실력이 드러나서는 안 된다. 들켜서도 안 된다"며 부족한 무대를 선보인 참가자들에게 일침을 가했다.

이어 김세정은 "부족한 실력을 들키지 않도록 열심히 노력하고 피땀 눈물 흘려서 무대를 완벽히 만들어 내는 게 나는 아이돌이라고 생각한다. 부족할지언정 완성은 해내야 한다"며 사명을 밝혔다.
/사진 = 유튜브 '요정재형'
/사진 = 유튜브 '요정재형'
지난 21일 그룹 소녀시대 윤아 역시 스스로에 대한 기준이 높다며 토로하며 뮤지션 정재형과 함께 아티스트로서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 눈길을 끌기도 했다.

윤아는 정재형의 개인 유튜브 채널에 등장해 "완벽주의 성향 탓에 너무 힘들더라"라며 "딱 이렇게 (완벽하게) 하지 못하겠으면 시도조차 안 했다. 그게 내가 (일상적인) 모습을 안 비쳤던 이유인 것 같다"며 털어놓았다.

이에 정재형은 "그게 아티스트다. 평생 나를 질책하는 게 아티스트인 것 같다"며 윤아의 편에 서서 이야기했다. 그는 "'나 이런 사람이에요'라는 건 '스타'"라며 "완벽하고 싶은 것과 나의 성취 기준점이 높은 건 아티스트"라고 말했다.

윤아는 "오늘 내가 아티스트인 걸 알았다"면서도 "어찌 보면 모순일 수 있지만 아티스트라고 표현해 주신 모습도 (나에게) 있고 스타라고 표현한 모습도 (내 안에) 계속 있는 거다"라며 "어느 하나 놓치고 싶지 않은 욕심인 것 같다. 나 스스로 조금 더 편안해지고 여유로워지고 제 기준을 세워서 따라가고 싶은데 지금 와서 보면 내 기준이 많이 없다"며 이야기했다.

최근 스타들의 실력과 태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3일과 20일 열렸던 그룹 르세라핌의 코첼라 무대를 중심으로 한 K팝 아이돌 사이 실력 및 태도 논란을 비롯해 르세라핌 멤버 홍은채가 자신의 일상을 장난치듯 소개하며 동일한 나이대의 '평범한 대중의 일상'을 희화화한 것으로 논란이 일어나는 등 시끄럽다.

아티스트의 무대에 각박한 평이 이어지는 요즘 대중의 관대한 문화 소비 태도도 요구되지만, 아이돌 역시 가수로서 실력 개선을 위해 큰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이런 상황 속 K팝 아이돌이 참고할 만한 교보재는 바로 선배 아이돌의 자세와 노력이다. 아이돌로서 '좋아하는 일로 사랑받는다'는 생각에서 나아가 '직업인'으로서 사명이 무엇일지에 대한 고찰을 하는 계기가 되길 바라 본다.

이민경 텐아시아 기자 2min_ror@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