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주빈은 복잡다단한 인물의 모습을 밀도 있게 그려내며 미워할 수 없는 악역을 만들었다.피도 눈물도 없는 냉정한 면모부터 한 사람의 진심에 흔들리는 모습까지 섬세하게 그려냈다. 감정의 진폭이 큰 인물을 설득력 있게 표현하고 있다. 극 중 천다혜는 홍수철에게 자신이 연하인 것처럼 나이를 속였다가 나중에 5살 연상이라는 사실이 드러난다. 실제로는 이주빈이 상대역 곽동연보다 9살 연상. 시청자들은 나이 차이를 느낄 수 없을 만큼 두 사람의 로맨스 케미가 달달하다는 반응이다.

이주빈은 '범죄도시4'에서는 '눈물의 여왕'과 정반대 매력을 발산한다. '주먹'이 주무기인 형사 마석도(마동석 분)를 제대로 보필하는 '브레인'으로 활약한다. 반듯하게 자른 단발머리로 비주얼부터 스마트한 분위기를 풍긴다. 거기에 똑 부러지는 수사와 사이버수사팀이지만 "현장에 나가고 싶다"는 대범한 면모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수수한 옷차림, 화장기 없는 얼굴은 캐릭터에 몰입하고자 하는 노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17년 드라마 '귓속말'을 통해 본격적으로 연기자 활동을 시작한 이주빈. '미스터 션샤인'에서 외부대신 소실 계향 역으로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이후 '멜로가 체질', '조선로코 녹두전' 등에 조연으로 출연하며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하지만 '선배, 그 립스틱 바르지 마요',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연애대전' 등에 출연했지만 흥행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다.
하지만 올해 이주빈은 연달아 화제작에 자신의 이름을 올리게 됐다. '눈물의 여왕'은 현재 최고 시청률 20.7%를 기록하면서 2016년 '도깨비' 최고 기록(20.5%)을 뛰어넘었고, 2020년 '사랑의 불시착'(21.6%) 다음의 기록을 가지게 됐다. 역대 tvN 드라마 중 두 번째로 높은 시청률인 것. 게다가 '범죄도시4'는 시리즈 도합 '트리플 천만'을 노리고 있는 상황. 1989년생인 이주빈은 올해 35세. 남들보다 조금 늦게 찾아온 전성기가 이제 막 시작되고 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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