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배우 카이 / 사진제공=EMK엔터테인먼트
뮤지컬 배우 카이 / 사진제공=EMK엔터테인먼트
카이가 한국 뮤지컬 배우 최초로 월드투어를 열게 된 이유를 밝혔다.

16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EMK뮤지컬컴퍼니 사옥에서 뮤지컬 배우 카이를 만났다.

데뷔 16년 차 뮤지컬 배우 카이는 이달 첫 월드투어 리사이틀을 시작한다. 오는 28일 일본 도쿄의 톳판홀을 시작으로 미국 뉴욕의 카네기홀, 로스앤젤레스(LA)의 더 브로드 스테이지(The Broad Stage), 중국의 충칭대외경무대학 콘서트홀, 그리고 한국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공연을 펼친다.

한국 뮤지컬 배우가 단독으로 월드 투어를 나서는 것은 카이가 처음이다. 카이는 "어떻게 하면 다른 뮤지컬 배우들이 시도하지 않은 것들을 발현할 수 있을까에 대해 항상 재밌게 상상하곤 한다"며 "한국에서 뮤지컬 배우로 활동하는 것도 좋지만 외국에 계신 분들께 이런 뮤지컬 배우가 있다는 것, 한국에 이런 아름다운 뮤지컬이 있다는 것도 알리고 더 넓은 세상에 제 음악을 선보이고 싶다는 꿈과 생각이 있었다"고 밝혔다. 올해 43살인 카이는 "호기심이 왕성한 나이"라고 농담하며 웃었다.

카이는 "미국에서 짧게 짧게 공연한 적도 있고 일본에서는 1년에 한 번씩 독창회를 해왔는데, 아이돌이라도 된 냥 월드투어라는 이름 하에 이걸 묶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돌아보면 나에게 성장과 경험을 가져다줄 것이라는 생각에 과감하게 도전하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카이는 "일은 이렇게 벌여놨지만 막상 시간이 다가오니"라며 떨리는 마음을 드러냈다. 이어 "미국 사람들 앞에서 영어하는 기분"이라며 "브로드웨이 가서 브로드웨이 노래를 영어로 부르려니 상당한 부담감과 무게감이 조금씩 엄습하고 있다. 괜한 짓을 벌였나는 생각도 든다"라면서 웃었다.

카이는 프로그램 구성에 대해 "큰 틀은 비슷하다. 세계적인 뮤지컬 프로듀서인 카메론 매킨토시의 세계 4대 뮤지컬로 꼽히는 '캣츠', '레미제라블', '미스사이공', '오페라의 유명' 이렇게 대표작을 첫 스테이지로 준비하고 있다. 이런 프로그램은 뮤지컬의 역사이자 제 존재의 이유"라고 설명했다.

다만 각국에 맞게 국가별 프로그램 구성에 차별을 뒀다. 카이는 "중국, 일본, 미국에서는 그 나라와 어울리는 특별한 래퍼토리를 준비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한국과 일본에서 동시에 펼쳐졌던 뮤지컬 혹은 일본에 수출된 한국 뮤지컬의 일본어 버전 스테이지 등이 준비돼있다. 미국의 경우 한국에는 소개되지 않은 작품이라도 미국인들에게 사랑받는 작곡가들의 노래를 선별한다든지 했다. 현지 입맛에 맞게 한 스테이지 정도 넣어보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한국 뮤지컬만의 매력을 선보이기 위한 무대도 구성했다. 카이는 "한국 창작 뮤지컬의 한 스테이지를 넣었다. 작곡가에 미국 작곡가도 있고 한국 작곡가도 있어서 한국 뮤지컬이라 할 수 있냐는 '물음표'가 달릴 수도 있겠지만 한국에서 한국 제작자에 의해 제작됐고, 한국 배우가 최초로 월드 프리미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고 한국 창작 뮤지컬이라고 볼 수 있다. 한국에서 초연됐떤 한국 뮤지컬을 제가 실연함으로써 한국 뮤지컬이 발전 중이고 멋지다는 걸 보여주겠다는 목적도 담았다"고 밝혔다.

해외뿐만 아니라 한국 공연을 위해서도 특별히 준비한 것이 있다. 카이는 "지금까지는 제가 해왔던 작품 위주로 곡을 선정했지만 이번 한국 공연은 다를 것 같다. 대중 앞에서 선보이지 않았던 곡들을 펼치려고 한다. 팬들에게는 새로운 레퍼토리가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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