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현 가족./사진=텐아시아DB
김승현 가족./사진=텐아시아DB
가정의 불화를 스스로 팔아놓고, 쏟아지는 비난이나 충고에는 귀를 닫는다. 부모님의 욕설과 폭행, 이혼 위기, 무례한 시월드 등 자극적인 갈등을 보여주며 논란을 만들어내더니 이제는 아내와 딸과의 갈등을 예능 소재로 쓰고 있다. 가족을 향한 선 넘는 말은 피해달라면서 정작 선넘는 불화를 이야기하는 건 당사자들이다.

김승현, 장정윤 부부는 지난 11일 방송된 tvN '김창옥쇼2'에 출연해 갈등을 고백했다. 김승현은 아내가 자신의 비즈니스 모임을 술만 마시는 모임이라 폄하한다고 폭로했고, 장정윤은 남편의 잦은 음주 습관을 지적하며 맞섰다.
사진=채널A '금쪽 상담소' 방송 화면.
사진=채널A '금쪽 상담소' 방송 화면.
사실 이러한 내용은 부부 갈등이라고 하기에도 소박한 수준이다. 그러나 사소한 것부터 큰 것까지 가족 내 일들을 시시콜콜 방송에서 이야기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김승현은 최근 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에도 출연해 부녀 간의 갈등과 곧 태어날 아기 등에 관해 털어놨다.

이 과정에서 김승현의 딸은 곧 태어날 이복동생을 향해 질투를 느낀다며 “나는 이 가족에게 축복받지 못한 건가 하는 느낌이 든다"라며 눈물을 보였고, 새엄마인 장정윤과 밥을 같이 먹고 싶다며 "아직은 어색한 사이“라고 말해 가족 간의 사이가 좋지 않음을 내비쳤다. 이 방송을 본 시청자 중에는 김승현을 '비정한 아빠'로, 장정윤을 '매정한 계모'로 충분히 느낄 만한 발언들이었다.
장정윤 작가./사진제공=KBS
장정윤 작가./사진제공=KBS
그러나 장정윤 작가는 방송 후 해당 내용은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고, "나도 노력한 부분 많은데 억울하지만, 구구절절 말하지 않겠다"며 불편한 심경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애초에 '금쪽상담소'출연을 결정한 건 김승현과 그의 딸이다. 김승현의 아내인 장정윤 역시 딸이 이러한 고민을 말할 거라는 걸 몰랐을 리 없고, 방송 후 이러한 논란이 생길 거라는 걸 예상 못하지 않았을 거다. 김승현과 그의 식구들은 불화를 홍보 수단으로 사용하는 대표적인 가족이기 때문이다.
사진=MBC '결혼지옥' 방송 화면.
사진=MBC '결혼지옥' 방송 화면.
사진=KBS '걸환장' 방송 화면.
사진=KBS '걸환장' 방송 화면.
김승현네 가족, 일명 '광산김씨 패밀리'는 KBS2 '살림하는 남자들', MBC '오은영리포트-결혼 지옥', KBS '걸어서 환장 속으로' 등의 예능에 출연하며 욕설, 폭력부터 이혼 위기, 무례한 시집살이 등 자극적인 갈등들을 많이 보여줬다. 도를 넘는 수위의 욕설과 와 며느리를 향한 선 넘는 무례함으로 보는 시청자들조차 연출된 상황이길 바랄 정도였다.

김승현과 그의 가족은 '살림남2'을 통해 인기를 톡톡히 얻었다. 김승현은 미혼부로서의 삶부터 재혼준비 과정까지 보여주며 큰 응원을 받았고, 김승현의 부모는 '톰과 제리'와 같은 일상으로 베스트커플상까지 받았다. 2019년에는 김승현네 가족이 대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사진제공=KBS
사진제공=KBS
그러나 방송의 맛을 제대로 본 탓일까. 진정성 있던 김승현 가족의 일상은 어느새 갈등을 통한 자극적인 소비로 전락했다. 최근의 상황 역시 마찬가지다. 부모님부터 아내, 딸까지 온 가족을 예능에 출연시킨 건 김승현의 선택이었다. 욕먹을 걸 알면서도 계속되는 '가족 팔이'는 옳지 못하다. 대중의 따끔한 지적을 '오지랖'이 아닌 '조언'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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