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유나의 듣보드뽀》
'재벌X형사' 빈집털이로 얻은 시청률
'원더풀월드' 상승세에 하락
'눈물의 여왕' 출격, 새로 짜인 주말극 경쟁
김남주, 안보현, 김수현./사진=텐아시아DB
김남주, 안보현, 김수현./사진=텐아시아DB
《태유나의 듣보드뽀》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가 현장에서 듣고 본 사실을 바탕으로 드라마의 면면을 제대로 뽀개드립니다. 수많은 채널에서 쏟아지는 드라마 홍수 시대에 독자들의 눈과 귀가 되겠습니다.

SBS '재벌X형사'의 빈집털이가 1주일 만에 막을 내렸다. 김남주의 '모성애 열연'이 빛을 발한 MBC '원더풀월드'가 안방극장을 단숨에 사로잡으면서다. 아들을 잃은 슬픔부터 복수심과 절망, 구원의 따스함까지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김남주의 연기력에 시청률도 고공행진 중이다.

'재벌X형사'의 시청률 상승세는 일주일 천하로 끝나고 말았다. 동시간대 경쟁작이었던 MBC '밤에 피는 꽃'이 종영하고 후속작인 '원더풀월드'가 방송되기까지의 공백으로 인한 '빈집털이' 결과였다. 경쟁자 없는 싸움이었던 만큼 6%대에서 2배 가까이 오른 시청률은 거저먹은 것과 다름 없었다.
사진제공=SBS, MBC
사진제공=SBS, MBC
본격적인 주말극 대결은 지난 1일부터였다. '원더풀월드'의 첫회 시청률은 5.3%, '재벌X형사' 9회 시청률은 9.3%였다. 수치로만 보면 '재벌X형사'의 승리지만, 11%에서 9%대로 떨어졌다는 점에서 빈집털이로 얻은 시청자들이 정착하지 못하고 다시 옮겨간 것으로 보인다.

'원더풀월드'는 1회부터 폭풍처럼 몰아쳤다. 아들의 죽음, 뻔뻔한 가해자를 살해한 김남주, 화잴 부모를 잃은 차은우, 김남주 남편 김강우의 불륜 등이 얽히고설켜 미스터리함을 더했다. 무엇보다 김남주의 눈물 연기가 압권이었다. 아들을 잃고 살아갈 희망을 잃어버린 어머니의 모습을 절절하게 연기해 시청자들을 눈물짓게 했다. 차은우는 기존의 이미지를 벗고 반항적이고 거친 얼굴로 갈아 끼웠다.
사진제공=MBC
사진제공=MBC
이에 '원더풀 월드'는 3회 만에 시청률 8%를 돌파했다. 반면 '재벌X형사'는 8.3%로 또다시 하락했다. 이제 두 작품의 시청률 차는 단 0.3% 포인트다. 이러한 기세로 볼 때 '원더풀월드'가 '재벌X형사'를 앞지르는 건 시간 문제로 보인다.

변수는 '눈물의 여왕'이다. 9일 첫 방송되는 '눈물의 여왕'은 '사랑의 불시착'을 집필한 스타 자가 박지은에 김수현, 김지원표 로코물로 방송 전부터 큰 기대를 모으는 작품이다. 오후 9시 대 드라마로 '재벌X형사', '원더풀월드'와 동시간대는 아니지만, 한 회 자체가 90분가량으로 편성돼있는 만큼 경쟁은 불가피하다.
'눈물의 여왕' /사진제공=tvN
'눈물의 여왕' /사진제공=tvN
'재벌X형사'의 요동치는 시청률은 그만큼 고정 시청자가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가볍게 보기는 좋지만, 진득하게 챙겨보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거다. 반면 '원더풀월드'는 차은우와 김남주가 화제성과 시청률을 담보한다. 차은우는 국내는 물론 해외까지 팬층이 두터운 배우다. 김남주는 시청률을 보장하는 국내 중년층 팬들이 많다.

이에 '원더풀월드'는 방송 첫주 만에 '피라미드게임', '고려거란전쟁' 등을 제치고 TV-OTT 드라마 통합 화제성에서 1위를 거머쥐었다. 출연자 화제성 역시 김남주와 차은우가 단번에 3위와 4위에 이름 올렸다. '재벌X형사'는 드라마, 출연자 화제성 모두 10위권 안에 들지 못했다.

바람에 흔들리는 촛불 신세가 된 '재벌X형사'. 김남주에 이어 김수현까지 안방극장에 출격하며 또 한번의 위기를 눈 앞에 두고 있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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