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결혼과 이혼을 소재로 한 드라마들을 자주 찾아볼 수 있다. 비슷한 소재 안에서 이들은 결혼을 후회하거나, 위장 결혼하거나, 부부 생활의 위기를 다시금 되돌린다. 백년가약, 평생을 함께하자고 맹세하던 결혼 생활이 삐그덕대다가 다시 조립되는 과정을 그린 작품들은 어째서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는 것일까.
인기리에 종영한 tvN '내 남편과 결혼해줘'는 겉보기에 복수하는 내용처럼 보이지만, 나의 온전한 가족을 만드는 과정을 담고 있다. 강지원(박민영)은 1회차 인생에서 남편 박민환(이이경)과 절친한 친구 정수민(송하윤)의 불륜을 뒤늦게 알아챈다. 때때로 구박하고 핍박을 주기는 했지만, 결혼 생활 자체에 결함이 있을 것이라곤 생각도 못 했지만 말이다.
암 투병 중이던 강지원은 병원에서 나와 집에 도착해 두 사람의 만행을 목격하게 된다. 하지만 박민환이 강지원을 밀치면서 머리를 부딪히며 사망하게 된다. 우연한 기회로 인생 2회차를 맞은 강지원은 그들에게 복수를 결심하며 자신을 물심양면으로 돕는 유지혁을 통해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깨닫고 결혼하게 된다. 후속작 '웨딩 임파서블' 역시 '결혼'이라는 소재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오래된 남사친 이도한(김도완)의 위장 결혼 제안을 받아들인 무명 배우 나아정(전종서)과 예비 시동생 이지한(문상민)이 그들의 결혼에 훼방을 놓는다. 연기 외길 인생인 나아정은 인형 탈 알바부터 단역, 대역까지 자신에게 주어진 모든 배역들은 열심히 해내지만, 늘 주인공의 뒤에 가려진 일명 조연들이다. 대학 동기인 홍나리(주현영)의 은근한 무시와 괴롭힘을 견뎌내면서도 나아정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그만큼 나아정에게 연기란 인생이요,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한 번도 작품의 주연을 맡지 못했던 나아정은 '위장결혼'이라는 대작을 맡게 된다. 재벌가의 며느리라는 역할을 맡은 나아정은 보이지 않는 카메라 앞에서 연기를 시작한다. 관객들은 가짜 남편 이도한과 얽혀있는 모든 사람이다. 마치 작품의 계약서를 체결하듯, 계약 결혼 조항을 살펴보던 나아정은 이도한과 함께 그들만의 은밀한 작품을 시작한다. 양가 어른들에게 인사하기 위해서 이도한의 집에 방문한 나아정은 일부러 미움받기 위해서 게걸스럽게 먹거나, 눈치가 없는 척 예의 없는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그야말로 '민폐' 캐릭터라는 설정을 소화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전종서가 출연했던 2021년 개봉한 영화 '연애 빠진 로맨스'(감독 정가영)에도 '인생의 주연'에 관한 비슷한 대사가 나온다. 함자영(전종서)은 스스로 인생의 주연이 아니라고 생각하며 할머니에게 묻는다. 누군가를 위해 희생하면서 살아온 할머니는 함자영에게 "조연도 하고 엑스트라도 해야 재밌지"라고 조언한다. 이때, 함자영은 불현듯 무언가를 깨달은 것 같은 표정을 지어보인다. 아마도 '웨딩 임파서블'에서 전종서는 가짜 위장계약이 아니라 예비 시동생인 이지한과 진짜 사랑을 하며 자신 인생의 진정한 주연이 될 듯하다.
오는 9일 방송되는 tvN 토일드라마 '눈물의 여왕'은 3년차 부부의 아찔한 위기를 담고 있다. MBC '내조의 여왕'(2009), KBS2 '넝쿨째 굴러온 당신'(2012), SBS '별에서 온 그대'(2013), KBS2 '프로듀사'(2015), SBS '푸른 바다의 전설'(2016), tvN '사랑의 불시착'(2019) 등의 굵직굵직한 작품을 집필한 박지은 작가의 신작이다. 재벌3세와 용두리 이장 아들이라는 거리감을 좁힌 세기의 결혼을 그린다고. 2021년 쿠팡플레이 시리즈 '어느날' 이후, 3년 만에 복귀하는 김수현과 tvN '아스달 연대기'(2019), JTBC '나의 해방일지'(2022)의 김지원의 비주얼 조합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극 중에서 김수현은 용두리 이장 아들이자 슈퍼마켓 왕자 백현우 역을 맡았고, 김지원은 퀸즈 그룹 재벌 3세이자 백화점의 여왕 홍해인 역을 연기한다. 공개된 티저 영상에서 두 사람은 치열하게 자존심 싸움을 하면서 으르렁거리는 모습이 담겼다.
전혀 다른 삶을 살던 이들이 하나의 세계 안에서 삶을 공유하는 '결혼'은 모두 다른 형태지만, 인생의 살아가는 방식을 알려준다는 점에서 많은 공감을 얻은 듯 보인다. 비슷한 결혼 소재 드라마가 등장하지만, 중요한 것은 '내 인생의 주인공'이라는 관점에서 깨지고 부딪히더라도 마침내 성장하는 이들의 모습을 그린다는 것 아닐까.
'내 남편과 결혼해줘'의 강지원은 안경을 벗어던지고 자신들에게 막말을 하던 사람들에게 당당하게 목소리를 냈고, '웨딩 임파서블'에서 나아정은 무명 배우지만 '위장계약'이라는 작품 안에서 사랑스럽게 빛난다. 곧 방영을 앞둔 '눈물의 여왕'은 어떨지 기대가 쏠린다.
이하늘 텐아시아 기자 greenworld@tenasia.co.kr
인기리에 종영한 tvN '내 남편과 결혼해줘'는 겉보기에 복수하는 내용처럼 보이지만, 나의 온전한 가족을 만드는 과정을 담고 있다. 강지원(박민영)은 1회차 인생에서 남편 박민환(이이경)과 절친한 친구 정수민(송하윤)의 불륜을 뒤늦게 알아챈다. 때때로 구박하고 핍박을 주기는 했지만, 결혼 생활 자체에 결함이 있을 것이라곤 생각도 못 했지만 말이다.
암 투병 중이던 강지원은 병원에서 나와 집에 도착해 두 사람의 만행을 목격하게 된다. 하지만 박민환이 강지원을 밀치면서 머리를 부딪히며 사망하게 된다. 우연한 기회로 인생 2회차를 맞은 강지원은 그들에게 복수를 결심하며 자신을 물심양면으로 돕는 유지혁을 통해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깨닫고 결혼하게 된다. 후속작 '웨딩 임파서블' 역시 '결혼'이라는 소재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오래된 남사친 이도한(김도완)의 위장 결혼 제안을 받아들인 무명 배우 나아정(전종서)과 예비 시동생 이지한(문상민)이 그들의 결혼에 훼방을 놓는다. 연기 외길 인생인 나아정은 인형 탈 알바부터 단역, 대역까지 자신에게 주어진 모든 배역들은 열심히 해내지만, 늘 주인공의 뒤에 가려진 일명 조연들이다. 대학 동기인 홍나리(주현영)의 은근한 무시와 괴롭힘을 견뎌내면서도 나아정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그만큼 나아정에게 연기란 인생이요,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한 번도 작품의 주연을 맡지 못했던 나아정은 '위장결혼'이라는 대작을 맡게 된다. 재벌가의 며느리라는 역할을 맡은 나아정은 보이지 않는 카메라 앞에서 연기를 시작한다. 관객들은 가짜 남편 이도한과 얽혀있는 모든 사람이다. 마치 작품의 계약서를 체결하듯, 계약 결혼 조항을 살펴보던 나아정은 이도한과 함께 그들만의 은밀한 작품을 시작한다. 양가 어른들에게 인사하기 위해서 이도한의 집에 방문한 나아정은 일부러 미움받기 위해서 게걸스럽게 먹거나, 눈치가 없는 척 예의 없는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그야말로 '민폐' 캐릭터라는 설정을 소화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전종서가 출연했던 2021년 개봉한 영화 '연애 빠진 로맨스'(감독 정가영)에도 '인생의 주연'에 관한 비슷한 대사가 나온다. 함자영(전종서)은 스스로 인생의 주연이 아니라고 생각하며 할머니에게 묻는다. 누군가를 위해 희생하면서 살아온 할머니는 함자영에게 "조연도 하고 엑스트라도 해야 재밌지"라고 조언한다. 이때, 함자영은 불현듯 무언가를 깨달은 것 같은 표정을 지어보인다. 아마도 '웨딩 임파서블'에서 전종서는 가짜 위장계약이 아니라 예비 시동생인 이지한과 진짜 사랑을 하며 자신 인생의 진정한 주연이 될 듯하다.
오는 9일 방송되는 tvN 토일드라마 '눈물의 여왕'은 3년차 부부의 아찔한 위기를 담고 있다. MBC '내조의 여왕'(2009), KBS2 '넝쿨째 굴러온 당신'(2012), SBS '별에서 온 그대'(2013), KBS2 '프로듀사'(2015), SBS '푸른 바다의 전설'(2016), tvN '사랑의 불시착'(2019) 등의 굵직굵직한 작품을 집필한 박지은 작가의 신작이다. 재벌3세와 용두리 이장 아들이라는 거리감을 좁힌 세기의 결혼을 그린다고. 2021년 쿠팡플레이 시리즈 '어느날' 이후, 3년 만에 복귀하는 김수현과 tvN '아스달 연대기'(2019), JTBC '나의 해방일지'(2022)의 김지원의 비주얼 조합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극 중에서 김수현은 용두리 이장 아들이자 슈퍼마켓 왕자 백현우 역을 맡았고, 김지원은 퀸즈 그룹 재벌 3세이자 백화점의 여왕 홍해인 역을 연기한다. 공개된 티저 영상에서 두 사람은 치열하게 자존심 싸움을 하면서 으르렁거리는 모습이 담겼다.
전혀 다른 삶을 살던 이들이 하나의 세계 안에서 삶을 공유하는 '결혼'은 모두 다른 형태지만, 인생의 살아가는 방식을 알려준다는 점에서 많은 공감을 얻은 듯 보인다. 비슷한 결혼 소재 드라마가 등장하지만, 중요한 것은 '내 인생의 주인공'이라는 관점에서 깨지고 부딪히더라도 마침내 성장하는 이들의 모습을 그린다는 것 아닐까.
'내 남편과 결혼해줘'의 강지원은 안경을 벗어던지고 자신들에게 막말을 하던 사람들에게 당당하게 목소리를 냈고, '웨딩 임파서블'에서 나아정은 무명 배우지만 '위장계약'이라는 작품 안에서 사랑스럽게 빛난다. 곧 방영을 앞둔 '눈물의 여왕'은 어떨지 기대가 쏠린다.
이하늘 텐아시아 기자 greenworld@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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