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노래자랑' MC 하차 통보 받은 김신영
KBS1 '전국노래자랑'의 MC를 맡아 전국 방방곡곡을 다녔던 방송인 김신영이 약 1년 6개월 만에 무대 위에서 내려온다. 김신영은 2022년 10월 16일, 고(故) 송해의 후임으로 '전국노래자랑'의 공백을 채웠다.
'전국노래자랑'을 떠올리면, 누구나 고(故) 송해의 푸근하고 장난스러운 얼굴을 떠올렸을 테다. "전국~노래자랑"하며 한박자를 크게 들이쉬고 내쉬는 말투는 흡사 '1박~2일'이나 '무한~도전'와 비슷한 추임새와도 같은 것이었다. 1988년부터 2022년까지, 34년간 '전국노래자랑' MC를 맡았던 송해의 뒤를 잇는다는 것은 김신영 본인에게도 큰 도전이었을지 모른다. '잘해봤자 본전'이라는 타이틀을 뒤로한 채, 김신영은 '전국노래자랑'을 통해 많은 이들을 만나고 소통했다.
하지만 김신영에 대한 평가는 냉혹했다. 4일 김신영의 소속사 씨제스 스튜디오 측은 "지난주 마지막 녹화 관련 통보를 받았다. 제작진 역시 MC 교체 통보를 받고 당황하여 연락이 왔다. 3월 9일(인천 서구편) 마지막 녹화로, 김신영은 2여년간 전국을 누비며 달려온 제작진들과 힘차게 마지막 녹화에 임할 예정"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KBS로부터 갑작스러운 하차 통보를 받은 것. 후임은 방송인 남희석으로 정해졌다. 갑작스러운 KBS의 결정과 입장에 많은 추측이 불거졌고, KBS 시청자게시판에는 하차 반대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물론 '전국노래자랑' MC 자리를 둘러싼 매끄럽지 않은 절차는 다소 아쉽다. 이는 떠나는 이에게도, 새롭게 자리를 맡는 이에게도 달갑지 않은 처사로 보인다. 1983년생인 김신영은 최연소, 최초 여성 MC라는 타이틀과 함께 짧다면 짧은 기간이지만, 가볍지만은 않았던 '전국노래자랑' MC의 무게를 견뎌냈다.
2003년 SBS 개그콘테스트를 통해 데뷔한 개그우먼 김신영은 동글동글한 외모에 시원시원한 입담, 서글서글한 눈웃음으로 대중들에게 친숙한 모습을 보여줬다. 배우 이계인의 걸걸한 목소리를 성대모사 하거나 뽀글머리 가발을 쓰고 억척스러운 모습의 아줌마 캐릭터를 보여주기도 했다. 그 외에도 MBC '무한도전'의 스핀오프 프로그램 '무한걸스'에서 송은이, 황보, 신봉선, 백보람, 안영미, 김숙 등과 함께 출연하기도 했다.
2018년 1월 24일에는 그룹 셀럽파이브로 송은이, 신봉선, 안영미와 함께 데뷔하기도 했다. 센터, 메인댄서, 리드보컬 등의 포지션을 맡은 김신영은 다양한 음악방송 무대에 서며 재량을 보여줬다. '셀럽 No.1', '셔터 (Shutter)', '안 본 눈 삽니다.' 등의 앨범을 발매하기도 했다. 셀럽파이브의 가장 큰 특징은 각 잡힌 댄스와 호소하듯이 부르는 목소리다. 셀럽파이브뿐만 아니라 김신영은 둘째이모 김다비라는 가수 부캐를 만들어 자신이 그동안 해온 아줌마 캐릭터를 녹여냈다. 빠른 1945년생이라는 설정과 빨간색 조끼, 커다란 안경을 착용하고는 톡톡 튀는 억양의 사투리를 사용했던 것. 2020년 발매한 싱글 앨범 '주라주라'는 반복되는 구간의 가사가 특징인데 "입 닫고 지갑 한 번 열어주라. 회식을 올 생각은 말아 주라. 주라, 주라, 주라" 등의 가사로 구성되어 있다.
부캐, 그룹 활동 등의 자신을 캐릭터화하는 것에 능하던 김신영은 박찬욱 감독의 영화 '헤어질 결심'(2022)에 해준(박해일)의 형사 파트너 연수 역으로 출연하며 정극 연기를 보여주기도 했다. 단순히 웃기는 역할이 아니라 해준의 곁에서 하나부터 열까지 꼬치꼬치 캐묻는 형사 연수로, 눈치가 없는 듯 자신의 일에 몰두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박찬욱 감독은 김신영을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 "인생의 여러 감정을 다 갖춘, 웃겼다 울렸다 하는 게 좋았다. 저 사람은 연기자로 훌륭하겠다는 확신이 있었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김신영은 '헤어질 결심'을 통해 9회 한국영화제작가협회상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그 외에도 2012년부터 MBC FM4U '정오의 희망곡 김신영입니다'에서 라디오 DJ로 활약하며 안정적인 진행 솜씨로 12시부터 14시까지의 시간을 빼곡하게 채우고 있다. 부득이하게 '전국노래자랑' MC 자리에서 내려온 김신영. 언뜻 악재같아 보이지만, 꼭 그렇진 않다. 전국노래자랑 MC라는 이유로 그가 잘하는 걸 그동안 못했던 게 사실이다. 팬들이 그에게 기대하는 바와도 달랐다. 원래 잘하던 것을 다시 하면 된다. 그렇게 빛나리.
이하늘 텐아시아 기자 greenworld@tenasia.co.kr
'전국노래자랑'을 떠올리면, 누구나 고(故) 송해의 푸근하고 장난스러운 얼굴을 떠올렸을 테다. "전국~노래자랑"하며 한박자를 크게 들이쉬고 내쉬는 말투는 흡사 '1박~2일'이나 '무한~도전'와 비슷한 추임새와도 같은 것이었다. 1988년부터 2022년까지, 34년간 '전국노래자랑' MC를 맡았던 송해의 뒤를 잇는다는 것은 김신영 본인에게도 큰 도전이었을지 모른다. '잘해봤자 본전'이라는 타이틀을 뒤로한 채, 김신영은 '전국노래자랑'을 통해 많은 이들을 만나고 소통했다.
하지만 김신영에 대한 평가는 냉혹했다. 4일 김신영의 소속사 씨제스 스튜디오 측은 "지난주 마지막 녹화 관련 통보를 받았다. 제작진 역시 MC 교체 통보를 받고 당황하여 연락이 왔다. 3월 9일(인천 서구편) 마지막 녹화로, 김신영은 2여년간 전국을 누비며 달려온 제작진들과 힘차게 마지막 녹화에 임할 예정"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KBS로부터 갑작스러운 하차 통보를 받은 것. 후임은 방송인 남희석으로 정해졌다. 갑작스러운 KBS의 결정과 입장에 많은 추측이 불거졌고, KBS 시청자게시판에는 하차 반대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물론 '전국노래자랑' MC 자리를 둘러싼 매끄럽지 않은 절차는 다소 아쉽다. 이는 떠나는 이에게도, 새롭게 자리를 맡는 이에게도 달갑지 않은 처사로 보인다. 1983년생인 김신영은 최연소, 최초 여성 MC라는 타이틀과 함께 짧다면 짧은 기간이지만, 가볍지만은 않았던 '전국노래자랑' MC의 무게를 견뎌냈다.
2003년 SBS 개그콘테스트를 통해 데뷔한 개그우먼 김신영은 동글동글한 외모에 시원시원한 입담, 서글서글한 눈웃음으로 대중들에게 친숙한 모습을 보여줬다. 배우 이계인의 걸걸한 목소리를 성대모사 하거나 뽀글머리 가발을 쓰고 억척스러운 모습의 아줌마 캐릭터를 보여주기도 했다. 그 외에도 MBC '무한도전'의 스핀오프 프로그램 '무한걸스'에서 송은이, 황보, 신봉선, 백보람, 안영미, 김숙 등과 함께 출연하기도 했다.
2018년 1월 24일에는 그룹 셀럽파이브로 송은이, 신봉선, 안영미와 함께 데뷔하기도 했다. 센터, 메인댄서, 리드보컬 등의 포지션을 맡은 김신영은 다양한 음악방송 무대에 서며 재량을 보여줬다. '셀럽 No.1', '셔터 (Shutter)', '안 본 눈 삽니다.' 등의 앨범을 발매하기도 했다. 셀럽파이브의 가장 큰 특징은 각 잡힌 댄스와 호소하듯이 부르는 목소리다. 셀럽파이브뿐만 아니라 김신영은 둘째이모 김다비라는 가수 부캐를 만들어 자신이 그동안 해온 아줌마 캐릭터를 녹여냈다. 빠른 1945년생이라는 설정과 빨간색 조끼, 커다란 안경을 착용하고는 톡톡 튀는 억양의 사투리를 사용했던 것. 2020년 발매한 싱글 앨범 '주라주라'는 반복되는 구간의 가사가 특징인데 "입 닫고 지갑 한 번 열어주라. 회식을 올 생각은 말아 주라. 주라, 주라, 주라" 등의 가사로 구성되어 있다.
부캐, 그룹 활동 등의 자신을 캐릭터화하는 것에 능하던 김신영은 박찬욱 감독의 영화 '헤어질 결심'(2022)에 해준(박해일)의 형사 파트너 연수 역으로 출연하며 정극 연기를 보여주기도 했다. 단순히 웃기는 역할이 아니라 해준의 곁에서 하나부터 열까지 꼬치꼬치 캐묻는 형사 연수로, 눈치가 없는 듯 자신의 일에 몰두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박찬욱 감독은 김신영을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 "인생의 여러 감정을 다 갖춘, 웃겼다 울렸다 하는 게 좋았다. 저 사람은 연기자로 훌륭하겠다는 확신이 있었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김신영은 '헤어질 결심'을 통해 9회 한국영화제작가협회상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그 외에도 2012년부터 MBC FM4U '정오의 희망곡 김신영입니다'에서 라디오 DJ로 활약하며 안정적인 진행 솜씨로 12시부터 14시까지의 시간을 빼곡하게 채우고 있다. 부득이하게 '전국노래자랑' MC 자리에서 내려온 김신영. 언뜻 악재같아 보이지만, 꼭 그렇진 않다. 전국노래자랑 MC라는 이유로 그가 잘하는 걸 그동안 못했던 게 사실이다. 팬들이 그에게 기대하는 바와도 달랐다. 원래 잘하던 것을 다시 하면 된다. 그렇게 빛나리.
이하늘 텐아시아 기자 greenworld@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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