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텐아시아DB
사진=텐아시아DB
이선균이 마약 투약 의혹 속에 세상을 떠난 지 약 2개월 됐다. 이선균이 사망하면서 수사는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됐다. 남은 후배, 동료들은 이선균을 그리워하고 있다.

송중기가 지난 3일 서울 삼성동에서 열린 넷플릭스 '로기완' 무비토크에서 이선균을 간접적으로 언급했다.

송중기는 "개인 송중기에게도 부족한 게 많은 작품이지만 처음 넷플릭스에서 공개돼 봤을 때 지난해 연말 내 곁을 떠난 친한 형이 한 분 계신데, 마음으로 편지를 썼다"라고 말했다. 이선균의 이름 대신 '친한 형'이라고 언급한 것. 그는 "주변 사람들을 생각하는 계기가 되는 작품이 됐으면 좋겠다. 생각나는 사람들에게 '행복할 자격이 충분하다'고 편지를 쓸 수 있는 작품이 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송중기는 2009년 방영된 드라마 '트리플'에 이선균과 함께 출연한 인연이 있다. 지난해 열린 부산국제영화제의 액터스하우스에서 송중기는 이선균과의 추억담을 언급하기도 했다. '트리플' 촬영 당시 신인이었던 그는 "이선균 선배가 저를 잘 챙겨줬다. 제가 대기하고 있으면 (이선균이) 차에서 저를 꺼내서 '애기야, 이리 와' 하며 자장면도 사주고 낮술도 사주고 그랬다. 이선균 선배님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사진=텐아시아DB
사진=텐아시아DB
이희준은 넷플릭스 시리즈 '살인자ㅇ난감' 홍보 인터뷰에서 이선균을 언급했다. 후배들에게 어떤 선배냐는 물음에 이희준은 "나는 김윤석 선배, 이선균 형 등 좋은 선배들에게 영향과 도움을 많이 받았다. 이선균은 내가 무명일 때 저에게 많은 작품을 추천해줬고 그 덕에 내가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희준은 이선균의 도움으로 변영주 감독의 영화 '화차' 오디션을 볼 수 있었다. 이선균은 2021년 12월 공개된 '문명특급'에서 "변영주 감독에게 부탁했다. 내가 캐스팅 디렉터라면 이 친구가 어울릴 것 같다는 조합으로 감독에게 올렸다. 후배들에게는 결과가 어떻게 될 지 모르니 편하게 와서 미팅만 하고 가라고 했다. 그 친구들이 가진 재능이 좋으니 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SAG에서 앙상블상을 받았던 '기생충'의 주역들. / 사진=SAG 계정 캡처
SAG에서 앙상블상을 받았던 '기생충'의 주역들. / 사진=SAG 계정 캡처
이선균이 영화 '기생충'으로 해외에도 얼굴이 알려졌던 만큼, 미국 영화 시상식에서도 그를 추모했다. 지난달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제30회 배우조합상(SAG)에서는 작고한 할리우드 배우들을 애도하며 영상을 공개했다. 이들의 출연작을 회고하는 영상에는 '기생충'의 이선균도 포함됐다. 이선균은 2020년 배우조합상에서 이 영화로 앙상블상을 받은 바 있다.

나오미 왓츠는 무대에서 "지난해 우리는 수많은 비범한 배우들을 잃었다. 재능으로 세상을 감동시킨 그들 때문에 우리는 그들의 부재가 크게 느껴진다"고 애도했다.

이선균은 지난 1월 미국 오스틴영화평론가협회(AFCA) 특별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오스틴영화비평가협회 측은 '이선균의 삶과 작품을 기리며(In memoriam of the life and works of Lee Sun-kyun)'라는 문구와 함께 그가 출연한 영화 '기생충', '잠',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를 언급했다. 2005년 설립된 오스틴영화비평가협회가 수여하는 협회상은 그해 아카데미(오스카) 시상식을 점칠 수 있는 비평가협회상 중 하나로 꼽힌다.

이선균은 자신과 같은 길을 걸어가는 후배들에게 따뜻한 선배였다. 영화계 일원으로서 좋은 작품도 많이 남겼다. 그를 떠나보낸 동료, 후배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이선균을 추모하고 있다.

이선균은 지난해 12월 오전 10시 30분께 서울 종로구 와룡공원 근처 차량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향년 48세. 지난 10월부터 마약 투약 혐의로 입건돼 경찰 조사를 세 차례 받았고 간이시약검사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1차(모발)·2차(겨드랑이털) 정밀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은 상태였다. 경찰은 이선균이 사망하면서 '공소권 없음'으로 수사를 종결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