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윤경·신슬기·서지혜 / 사진 = 텐아시아 DB
배윤경·신슬기·서지혜 / 사진 = 텐아시아 DB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연예인 등용을 위한 홍보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는 문제 제기가 반복적으로 나오고 있다. 이들 프로그램에 나온 출연자들이 연예 활동으로 영역을 넓히면서 프로그램 내 만남이라는 진정성마저 의심받고 있다. 채널 A '하트시그널'부터 넷플릭스 '솔로지옥 시즌3'(이하 '솔로지옥 3')까지 연애 프로그램을 통해 남심을 사로잡은 '인기녀'에서 배우로 데뷔한 이들이 줄줄이 있다.
배우 신슬기 / 사진 = 텐아시아 DB
배우 신슬기 / 사진 = 텐아시아 DB
지난 26일 TVING '피라미드 게임' 제작발표회에 '솔로지옥 3'에 출연했던 신슬기가 배우 타이틀을 가지고 등장했다. 연기자의 꿈을 '솔로지옥 3' 출연 전부터 꾸고 있었다고 고백한 신슬기는 '피라미드 게임'에 대해 "이전부터 바라고 그려왔던 기회다"라며 소중함을 드러냈다. 이어 "잘 배우고 성장해서 배우로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라며 꾸준히 배우로 활동하겠다고 말했다. 신슬기는 '솔로지옥 3' 출연 당시 자신을 기악과 재학생이라고 소개하며 피아노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보였기에, 이번 배우의 꿈에 대해 한 말에 실망감을 보이는 팬들이 다수 보였다.
배우 배윤경 / 사진 = tvN제공
배우 배윤경 / 사진 = tvN제공
배윤경은 2017년 '하트시그널'에 출연했던 당시 자신의 직업을 '배우 겸 디자이너'라고 소개했다. 배우라고 언급은 했지만 작품 활동을 활발히 할 수 있는 결정적 계기는 '하트시그널'로 보인다. 프로그램 출연 후 인지도를 대폭 상승하고 필모그래피가 화려해졌기 때문이다. 그는 역할 비중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차곡차곡 활동을 이어가며 지난 26일 첫 방송한 tvN '웨딩 임파서블'의 서브 주연을 맡게 됐다.
배우 서지혜 / 사진 = 텐아시아 DB
배우 서지혜 / 사진 = 텐아시아 DB
배윤경과 같은 프로그램, 동 시즌에 출연한 서지혜도 배우로 활동하고 있다. 서지혜는 '하트시그널' 출연 당시 컴퓨터공학과에 재학 중인 학생이었다. 그가 공부 중인 학과는 배우와 거리가 멀어 보이기도 했고 당시 연기자를 꿈꾸고 있다고 밝히지 않았던 터, 프로그램 종영 후 그의 연기 활동 소식에 대중은 연애 프로그램을 '데뷔 수단'으로 삼은 게 아닌지 의아심을 품었다. 서지혜는 연기를 시작한 후 매체 인터뷰를 통해 "고등학교 때부터 배우를 꿈꿨다"고 이야기하며 '배우에 대한 마음의 진정성'을 대중에게 인정받고 싶다고 했다.

배우의 꿈을 이뤄가고 있는 이들은 연애 프로그램에 출연했을 당시에도 '리얼'이고 '진심'이었다고 이야기한다. 이들이 터놓은 것처럼 연애 프로그램을 꼭 배우 데뷔의 수단으로만 생각하지 않았을 수 있다. 그렇지만 여러 출연자가 연애 프로그램을 거쳐 데뷔하는 과정을 반복하고 있기 때문에 대중이 의심하는 상황 또한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데뷔 수단이 아니었더라도 연애 프로그램은 이들이 바라는 배우의 꿈에 지름길 역할을 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연애 프로그램에 출연해 매력을 뽐내고 대중에게 호감도를 높인 게 캐스팅 관계자들에게까지 영향을 뻗쳤을 터. 그러나 지름길을 통해 작품 활동의 기회에 다다랐다고 해서 누구나 배우로 인정받을 수 있는 건 아니다. '연애 프로그램 출연자'라는 꼬리표를 지우고 '연기 잘하는 배우'로 인정받는 것은 이들이 풀어야 할 과제다. 이들이 시청자에게 호감을 높일 정도로 연애 프로그램에 충실히 임했던 것처럼 연기에도 진정성을 보이길 바라는 바다.


이소정 텐아시아 기자 forusojun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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