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원의 까까오톡》
신원호·나영석·김태호, '서연고' 94학번+스타 PD 공통점
신원호 '전공의생활', 의사들 집단파업에 불똥
'서진이네2', 검증됐지만 뻔한 나영석-이서진 조합
김태호 '지구마불', 시즌1 유튜브선 화제·시청률은 저조
스타 PD 3인방, 흥행 확신할 수 없는 상황
신원호, 나영석, 김태호 PD. / 사진=텐아시아DB
신원호, 나영석, 김태호 PD. / 사진=텐아시아DB
《김지원의 까까오톡》
까놓고, 까칠하게 하는 오늘의 이야기.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 이슈를 까다로운 시선으로 비판합니다.



신원호, 나영석, 김태호는 국내를 대표하는 스타 PD로 꼽힌다. 세 사람은 예능으로 시작해 드라마, 유튜브까지 범위를 넓히며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세 사람은 각각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일명 '스카이'라고 불리는 명문대 출신이다. 더욱이 94학번이라는 공통점까지 있다. 스타 PD로 탄탄대로를 걸어왔지만 신작 공개를 앞두고 긴장해야 할 상황이다. 신원호 PD는 '의사 파업'으로 인해 예기치 않게 맞게 된 불똥 때문이고, 나영석, 김태호 PD는 흥행의 불확실성 탓이다.
사진='전공의생활' 예고 캡처
사진='전공의생활' 예고 캡처
신원호 PD는 서울대 94학번 출신으로, 응용화학을 전공, 언론정보학을 부전공했다. 2001년 KBS에 입사한 신 PD는 '공포의 쿵쿵따', '남자의 자격' 등으로 스타 PD 반열에 올랐다. 이후 2011년 CJ ENM(당시 CJ E&M)으로 이직한 뒤 '응답하라' 시리즈로 드라마에 도전했다. 예능 PD인 그가 드라마를 한다는 점에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으나, 보란 듯이 성공시켰다. 또한 '슬기로운 의사생활', '슬기로운 감빵생활'까지 흥행시키며 스타 PD의 자리를 더욱 공고히 했다.

신 PD는 올해 상반기 방영 예정된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을 준비 중이다. 이 드라마는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스핀오프작으로, 같은 세계관을 공유한다. 종로 율제병원을 배경으로 산부인과 전공의들의 병원 생활을 그린다. 내용을 추측하게 하는 예고 영상도 공개됐다. 하지만 현재 정부의 의과대학 증원에 반발하는 의사들이 집단 사직, 근무지 이탈 등 집단행동에 나서 '의료대란'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 이에 해당 드라마를 향해 "언젠간 파업할 전공의 생활 티저 잘 보고 간다", "환자들 목숨 인질 삼아서 파업하는 내용도 꼭 넣길", "의사들 집에 가고 없는데?" 등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드라마는 드라마로 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의사를 소재로 한 드라마와 의료진 파업 이슈가 맞물린 데 대한 불편감을 감출 수 없다는 게 중론이다. 공개 시기를 늦춰야한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크리에이터로 이 드라마에 참여한 신 PD가 난감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사진=유튜브 '채널십오야' 영상 캡처
사진=유튜브 '채널십오야' 영상 캡처
나영석 PD는 연세대 94학번으로, 행정학을 전공했다. 신 PD와 마찬가지로 2001년 KBS 입사했다. 두 사람이 회사에서는 동기인 것. 신 PD가 CJ ENM으로 이적할 때 나 PD도 함께 이적했다. 심지어 현재 두 사람은 CJ ENM 산하 레이블 에그이즈커밍에 함께 몸 담고 있다.

신 PD가 이적 후 드라마로 전향했다면 나 PD는 예능에 더 몰두했다. KBS 시절 '1박 2일'을 연출했던 경험을 살려 여행, 힐링, 장사 예능을 주로 선보였다. 배낭 여행 '꽃보다' 시리즈에 이어 끼니 예능 '삼시세끼' 시리즈, 장사 예능 '강식당', '윤식당', '윤스테이' 등이다.

유튜브 채널 '출장 십오야'를 통해서는 방송에서 다루기 어려운 내용, 분량 등으로 확장성 있는 콘텐츠를 선보였다. 직접 출연하고 진행하기도 한다. 라이브방송도 한다. 여느 배우, 예능인 못지않다. '전문 방송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나 PD는 오는 3월 중순 아이슬란드로 출국해 '서진이네' 시즌2를 촬영할 예정이다. 나영석-이서진 조합이 평타 이상은 기록해왔지만 벌써부터 "뻔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줄곧 비슷한 포맷 때문. 또한 '서진이네' 시즌1에 출연했던 방탄소년단 뷔는 군 복무로 시즌2에 함께하지 못하게 되면서 글로벌 팬덤이 이탈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사진='지구마불 세계여행2' 티저 캡처
사진='지구마불 세계여행2' 티저 캡처
김태호 PD는 고려대 94학번으로,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했다. 2001년 MBC에 입사한 뒤 '무한도전'을 히트시키며 스타 PD가 됐다. '무한도전'으로 인연이 깊은 유재석과 '놀면 뭐하니?'를 함께하기도 했지만, '무한도전' 복제판이라는 오명을 듣기도 했다.

김 PD는 2022년 MBC를 퇴사한 뒤 자신의 별명을 모티브로 한 제작사 테오(TEO)를 설립했다. 이곳에서 선보인 '서울체크인', '캐나다 체크인', '댄스가수 유랑단' 등은 '놀면 뭐하니?'로 인연이 있는 이효리와의 인맥에 의존했다는 비판도 받았다. 하지만 추리 예능 시리즈로 인기를 얻은 정종연 PD가 테오에 합류하면서 두뇌 서바이벌 '데블스 플랜'을 선보이는 변주도 시도했다.

여행 크리에이터 빠니보틀, 곽튜브, 원지와 함께한 여행 예능 '지구마불 세계여행'도 신선한 시도였다. '지구마불 세계여행'은 주사위를 던져 나온 나라로 바로 떠나는 랜덤 세계여행. TV에서는 ENA 채널에서 방영되고, 유튜브 공개분은 테오 유튜브 채널에서 세 크리에이터 각각의 여행 콘텐츠가 동시 공개된다. ENA 방송분은 세 크리에이터의 여행기를 합쳐 패널들이 관찰하고 코멘트하는, 일반 예능에서 흔히 하는 형식이다. 유튜브 공개분은 1인 미디어 형식이다. 유튜브 영상 조회수, 좋아요 수를 집계해 세 사람 중 우승자도 가린다.

오는 3월 9일 '지구마불 세계여행2'가 방영된다. 출연 크리에이터는 빠니보틀, 원지, 곽튜브로 시즌1과 동일하다. 제작진은 새로운 룰 도입, 크리에이터들의 높아진 인지도 등을 시즌2 포인트로 꼽았다. 새로운 룰 중 하나는 '여행 파트너'가 생긴다는 것. 득이 될 수도, 실이 될 수도 있다. 또한 시즌1은 유튜브에서는 높은 조회수를 기록했지만 TV 시청률 면에서는 1%를 근근이 이어갔다. 시즌2에서는 시청률을 높일 방안을 마련했을지 주목된다.

국내 콘텐츠계를 쥐락펴락하는 세 사람이지만 신작 공개를 앞두고 긴장을 늦추긴 어렵다. '스카이' 94학번에 2001년 입사해 스타 PD가 됐다는 공통점이 있는 세 사람. 같은 지적을 듣게 될지, 스타 PD답게 더 나은 콘텐츠를 선보이게 될지 지켜볼 대목이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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