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아의 세심》
난해한 세계관 버리고 이지리스닝 택한 5세대 보이그룹들
음원 차트서 호성적, 대중성 잡았다
다만 아직 극초반, 앞으로가 관건
투어스 / 사진=텐아시아DB
투어스 / 사진=텐아시아DB
《김세아의 세심》
김세아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 이슈를 '세'심하고, '심'도있게 파헤쳐봅니다.

이젠 더이상 초능력을 쓴다거나 지구가 아닌 다른 행성에서 왔다거나 인간이 아니라거나 이해 어려운 세계관을 쓰지 않는다. 그대신 누구나 편하게 들을 수 있는 '듣기 쉬운' 음악으로 승부하고 있다.

보이그룹 투어스는 최근 K팝 시장에서 눈에 띄는 성적을 써내려 가고 있다. 투어스는 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에서 세븐틴 이후 9년 만에 선보인 보이그룹이다. 이들의 그룹명인 '투어스'는 'TWENTY FOUR SEVEN WITH US(트웬티 포 세븐 위드 어스)'로 하루를 뜻하는 숫자 24와 일주일을 뜻하는 숫자 7은 '모든 순간'을 뜻한다.

언제나 함께 한다는 그룹명처럼 투어스는 독자적으로 만들어낸 장르인 이른바 '보이후드 팝' (Boyhood Pop)을 내세워 데뷔 이래부터 지금까지 음원 차트 상위권에 딱 붙어 대중들과 함께 하고 있다. 투어스는 15일 오후 기준 멜론 톱100 차트 3위를 차지하면서 '세븐틴 동생 그룹'이라는 이름값을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기세를 몰아 데뷔 23일 만에 음악방송 1위를 차지하기도.
투어스 / 사진=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투어스 / 사진=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태연, 아이유, 임영웅 등과 같은 대중적인 아티스트들과 르세라핌, 에스파, (여자)아이들 등 걸그룹의 노래가 대다수인 상위권 차트에서 보이그룹, 그것도 데뷔한 지 한달도 채 되지 않은 그룹이 최상위권에 자리를 잡고 있다는 것은 분명 유의미한 성과다.

투어스가 괄목할 만한 성적을 거둘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직속 선배인 세븐틴과 마찬가지로 투어스에게는 특별한 세계관이 존재하지 않는다. 또한 이들이 선택한 음악 역시 큰 비중을 차지한다. 투어스는 팬이 아닌 대중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세계관을 없애고 듣기 쉬운 음악을 하는 선택을 하면서 신인으로서도 보이그룹으로서도 의미있는 성과를 낼 수 있었다.
라이즈 / 사진=SM엔터테인먼트
라이즈 / 사진=SM엔터테인먼트
지난해 9월 SM엔터테인먼트에서 7년 만에 내놓은 보이그룹 라이즈 역시 마찬가지다. 라이즈도 자신들만의 독자적인 장르인 '이모셔널 팝'(Emotional Pop)을 내세워 그동안 보이그룹이 힘을 쓰지 못했던 음원 차트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 지난 달 발매한 라이즈의 'Love 119'(러브 원원나인)은 15일 오후 기준 멜론 차트 톱100에서 5위를 차지했다.

듣기 쉬운 음악, 이지리스닝을 선택한 라이즈의 행보는 다소 의외인 점이다. SM은 그동안 강렬하고 때론 '난해하다'고 평가 받기도 했던 일명 'SMP'(SM 뮤직 퍼포먼스)를 내세워 대중들이 쉽게 듣기에는 어려운 음악을 해왔기 때문.

하지만 라이즈는 SM 신인이라면 꼭 거쳐갔던 유영진 프로듀서의 파워풀한 SMP 스타일이 아닌 청량하고 편안한 이지리스닝을 선택하면서 대중성을 잡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실제로 이들의 데뷔곡 '겟 어 기타(Get A Guitar)'는 지난해 9월 발매됐지만 2월인 현재까지도 멜론 톱100에서 17위(15일 오후 기준)를 차지하면서 이를 증명해냈다.
라이즈 / 사진=SM엔터테인먼트
라이즈 / 사진=SM엔터테인먼트
난해한 세계관을 내세우고 강렬한 퍼포먼스 중심의 음악을 해온 4세대 보이그룹과는 다르게 5세대 보이그룹들이 눈에 띄는 성적을 기록하면서 일각에서는 "뉴진스를 보는 듯 하다"며 뉴진스와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뉴진스 역시 데뷔와 동시에 음원 차트 상위권을 차지하는 좋은 성적을 거둔 바. 듣기 쉬운 음악을 택했다는 점 역시 뉴진스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이들이 인기를 끄는 요인이 이해하기 어려운 세계관이 없어서라거나, 이지리스닝을 택했기 때문만은 아닐 터. 다만 그 어느 때보다 좋은 음악의 힘이 중요해지고 있음은 확실해보인다.

김세아 텐아시아 기자 haesmi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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