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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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 단절에 대한 고민은 여배우들도 피해가기 어렵다. 결혼, 임신, 출산, 육아의 과정을 겪고 있는 여배우들도 다른 여성들과 마찬가지로 경력 단절로 인한 고충이 있는 것. 아역부터 활동을 시작한 베테랑 박신혜는 오랜만의 촬영에 긴장했다고 털어놨고, 황보라는 임신 중에도 활동을 쉬지 않으면서 경력 단절에 대한 우려를 은근히 드러냈다.
사진=유튜브 '살롱드립2' 영상 캡처
사진=유튜브 '살롱드립2' 영상 캡처
박신혜는 2022년 배우 최태준과 결혼해 그해 5월 아들을 출산했다. 지난 1월 방영을 시작한 '닥터슬럼프'는 박신혜에게 출산 후 3년 만에 복귀작. 박신혜는 이번 작품을 시작하며 유난히 긴장했다고 한다. 박신혜는 "원래 잘 자는 편인데 떨려서 잠이 안 오더라. 카메라 앞에서 대사를 어색하지 않게 할 수 있겠지 생각했다. (오래) 쉰 것 같았다"고 털어놨다. 출산, 육아로 인한 공백기 후 복귀한 박신혜의 떨리는 심정을 엿볼 수 있었다.

'로코 장인'으로 꼽혀온 박신혜. 출산 후 공백을 가진 아이 엄마라는 사실에도 불구하고 작품 속 교복핏을 찰떡같이 소화하며 변함없이 '로코 장인'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사진=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캡처
사진=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캡처
어느덧 딸이 중학생이 된 김희선도 과거 출산 후 경력 단절을 경험했다. 딸을 낳은 뒤 6년간 육아에 전념하며 공백을 갖게 된 김희선은 "위축되는 게 있었다"고 당시 심경을 털어놨다. 또한 "아이에게 젖병을 물리며 TV를 보는데 나와 동시대에 활동했던 분들이 나오더라. 나만 처지는 것 같고, '이제 애 엄마는 안 되나'라며 괴로워한 적 있었다. 예쁘다는 말로 그나마 버텼는데 결혼하고 아이를 낳으니 '나는 이제 뭘로 대중 앞에 서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시간이 흐른 만큼 달라진 배역에도 적응해야 했다. 김희선은 "남편이 바람난 역할, 아이가 있는 역할 같은 게 생소했다. '내가 이렇게 저물어가는 건가' 생각이 들었다"면서도 "내 상황에 맞는 내 역할을 하는데 왜 우울해야 하나. 내가 잘할 수 있는 게 이거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니 반응도 좋아지더라"고 전했다. 이후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해온 김희선. '예쁜 배우'의 이미지가 강했던 김희선은 이제는 빼어난 미모에 더해 다양한 배역을 소화해낼 수 있는 연기력과 스펙트럼까지 갖춘 배우로 인정받고 있다.
사진=유튜브 채널 '웤톸' 영상 캡처
사진=유튜브 채널 '웤톸' 영상 캡처
6월 출산 예정인 예비 청룡맘 황보라는 벌써부터 경력 단절을 걱정하고 있다. 황보라는 유튜브를 통해 임신 중에도 열일하는 이유를 밝혔다. 그는 "오늘 드라마 마지막 세트촬영이다. 너무 피곤하다"라며 "어제도 촬영했고, 내일도 촬영 있고, 모레도 촬영이 있다. 우리 신랑은 쉬라고 하는데, '저 배우 아기 가졌대'라는 얘기가 들려오면 '저 배우 1년, 2년 쉬겠네?'라는 이미지가 있지 않나"라고 털어놓았다. 이어 "여배우들의 가장 취약한 점이다. 출산으로 인한 배우 경력 단절이라는 것. 아이 낳고 없어진 배우들이 너무 많다"라고 말했다.

병원에서 산모와 아이 모두 현재 건강하다는 진단을 받았다는 황보라. 비법을 묻자 "촬영 많이 하고 일 많이 하는 것. 끊임없이 쉬지 않고 일하는 것. 일하는 산모가 행복한 산모고, 돈 버는 산모고, 즐거운 산모다.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다"라고 강조했다. 이렇듯 황보라는 현재 예능 '조선의 사랑꾼'의 패널, 트로트 오디션 '미스트롯3'의 심사위원을 비롯해 각종 활동을 하며 부른 배를 안고도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

경력 단절 여성, 일명 경단녀를 위한 제도가 늘었다고 해도 여전히 임신, 출산, 육아 후 경력 단절의 어려움을 겪는 여성들이 많다. 사회적 제도와 더불어 인식 개선도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출산한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배역을 차별 받는 일도 없어야 하겠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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