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날 강태민은 최명희를 찾아가 무릎을 꿇고 "부탁드리겠습니다. 도와주세요. 할머니. 아버지 좀 살려주세요. 제발요"라고 애원했다. 최명희는 "너는 그렇게 부모가 소중하니? 태호는?"라며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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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희는 "네 아버지 진범이한테는 사실 결혼하고도 오랫동안 자식이 없었다. 그래서 네 할아버지한테 더 많은 미움을 받았다. 집안 대도 못 잇는 미저리 같은 놈이라고. 그런데 뒤늦게 결혼한 준범이네가 먼저 임신을 하였고 아들을 낳았어. 그때 네 할아버지는 1년 동안 사우디 건설 현장에 직접 나가셔서 큰 아들과 작은 아들을 번갈아 부르며 일을 하고 계셨단다"라며 진실을 고백했다.
이어 그는 "그래서 나는 큰 며느리가 임신했다고 거짓말을 하고, 준범이에게서 아들이 태어나자마자 그 아들을 집안의 장남인 진범이에게 주려고 했다. 그때 나로서는 고육지책에 일이었다. 성인이 되고 결혼을 하고 나서도 날마나 두들겨맞는 장남을 두고 볼 수 없었다. 그때는 그게 맞다고 나는 생각했다. 모두를 위한 일이라 생각했어. 미안하다. 너희 둘한테 진작 말하지 못한 이 할미 용서할 수 있겠니"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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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민은 "할머니 진짜 이렇게까지 해서 도대체 뭘 얻으려고 하신 겁니까? 이 긴 세월 동안 친형제 이렇게 찢어놓고, 부모 자식 사이 갈가리 찢어놓게 해서 뭘 얻으려고 하신 건지 말씀 좀 해보세요. 저는 할머니 용서 안 할 겁니다. 그런 줄 아세요"라고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태호는 태민과 할머니 최명희의 대화를 다 듣게 됐고, 태민과 자신이 친형제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조나연 텐아시아 기자 nyblueboo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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