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죽음, 존엄사 고찰케 하는 영화'소풍' 출연한 나문희
인연 깊은 김영옥과 절친 케미 "김영옥 안 하면 나도 안 한다 했다"
촬영 땐 병석에 있던 남편, 지난달 별세 "'사랑의 꽃' 피워본듯"
"연명치료로 '지옥' 살기보단 과감하게 안 하는 것도 방법"
김영옥과 임영웅 콘서트 관람하기도 "홀딱 빠지게 생겨"
인연 깊은 김영옥과 절친 케미 "김영옥 안 하면 나도 안 한다 했다"
촬영 땐 병석에 있던 남편, 지난달 별세 "'사랑의 꽃' 피워본듯"
"연명치료로 '지옥' 살기보단 과감하게 안 하는 것도 방법"
김영옥과 임영웅 콘서트 관람하기도 "홀딱 빠지게 생겨"

나문희는 어릴 적 도망치듯 고향 남해를 떠나 상경해 고난한 인생을 살아온 은심을 연기했다. 은심이 연락하는 고향 사람은 사돈지간이기도 한 오랜 친구 금순. 사업 문제로 애먹이는 아들에게 속상하던 차, 마침 서울을 찾아온 금순과 수십 년 만에 남해로 내려간다. 나문희는 이번 작품을 실제로도 긴 인연을 이어온 김영옥과 꼭 하고 싶었다고 한다.
"호흡이 잘 맞는 배우여야 할 것 같았어요. 영옥 씨와는 특별히 긴장되거나 그러지 않아요. 영옥 씨가 하는 거 보면 나도 느껴지고 눈만 봐도 느껴지고 그래요. '내가 사는 이유'도 같이 했고 '디어 마이 프렌즈', '여고 동창생'도 같이 했고. 하하. 쭉 같이 했던 게 좋아서 이번에도 같이 하고 싶었어요. 영옥 씨가 처음엔 안 한다 그랬어요. 자기가 생각한 조건과 뭐가 안 맞았나 보죠? 하하. '영옥 언니 안 하면 나 이거 안 할 거야'라면서 기다렸어요. 우정이 별것 아니에요. 영옥 씨와는 친해도 조심할 건 조심하고 경우는 지키고 그래요. 꼭 필요할 때는 또 있어 주고. 그런 덕분에 우정을 유지할 수 있었어요."
![나문희 "나가면 죽는다 해도 살아있는 동안은 젊은이들처럼 나가야죠"[TEN인터뷰]](https://img.hankyung.com/photo/202402/BF.35795134.1.jpg)
"나도 내가 이 영화하기로 했을 때 처음엔 그렇게 열심히 할 줄 몰랐어요. 당시에 우리 영감님이 좀 아팠는데, 동생이랑 우리 큰딸한테 맡겨두고 나는 거기 가서 줄곧 살았죠. 촬영 처음부터 끝까지 한순간도 다른 데 가지 않았어요. 집에 온수 수도도 고장났었는데, 그것마저도 '영화 개봉하면 고쳐야지' 내 마음이 그랬어요. 영감님이 많이 아프니 마음이 거기 가 있잖아요. 그렇게 분산되는 게 싫더라고요. 영화가 개봉했으니 이제부터는 다시 '내 꺼' 하려고요."
나문희는 지난달 남편상을 치렀다. 그는 세상을 떠난 남편을 떠올리며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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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문희 "나가면 죽는다 해도 살아있는 동안은 젊은이들처럼 나가야죠"[TEN인터뷰]](https://img.hankyung.com/photo/202402/BF.35795135.1.jpg)
"회복이 안 된다면 과감하게 연명치료를 하지 않는 것도 방법이에요. 지옥에서 보내지 말고요. 지옥이 어디 멀리 있는 거 같진 않아요. 아픈 몸으로 한없이 누워있을 때가 지옥인 거 같다는 걸 우리 영감을 보면서 느꼈죠. 요즘은 보건소에서도 연명치료 거부에 관한 서류를 작성할 수 있다고 해요. 할 수 있는 데까진 해보고 아니면 빨리 지옥에서 나와서 해방이 됐으면 좋겠어요."
최근 일산에서 열린 임영웅 콘서트에 김영옥과 함께 찾은 나문희. 임영웅 콘서트 속 사연을 소개하는 코너에 '일산 사는 호박 고구마'라는 닉네임으로 보낸 나문희의 사연이 채택됐다. 남편과 사별한 뒤 임영웅 노래를 들으며 위로 받았다는 내용이었다. 임영웅의 노래 '모래 알갱이'는 '소풍'에도 삽입됐다. 임영웅과 소속사가 영화의 취지에 공감하고 배우들을 향한 존경의 마음에 곡 삽입을 허용했다고 한다. 임영웅 측은 영화에 곡 삽입으로 발생한 수익은 팬들의 이름으로 기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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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가 건강하면 연기할 기회는 얼마든지 있어요. 나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고 집에서 운동하고 대중탕 가서 목욕도 하고 그래요. 그럴 땐 나도 누구나와 마찬가지로 '조그만 사람'이에요. 남들과 요구르트 같이 사서 나눠먹기도 하고요. 하하. 그러면서 감정 소통하는 것도 배워요."
애청 프로그램 '인간극장', '아침마당', '무엇이든 물어보세요'를 순서대로 보는 게 아침 루틴이라는 나문희. '무엇이든 물어보세요'가 KBS1에서 KBS2로 편성 채널과 시간이 바뀌었다며 "CF도 많아지고 제작하는 과정이 전 같지 않다. 할머니들한테는 방해 요소다. 제자리에 돌아왔으면 좋겠다"는 소박한 바람을 드러내며 호탕하게 웃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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