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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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작인 줄 알았다"

배우에게 있어 최고의 칭찬이다. 쓰레기 남친, 섹스리스 부부, 오타구 연기로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 배우 이이경과 안재홍은 미친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이경은 '내 남편과 결혼해줘'를 통해 예능인 이미지를 단번에 지웠다. tvN '내 남편과 결혼해줘'는 10%를 돌파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지난달 30일 방송된 10회는 10.7%를 기록했다. 1회 시청률 5.2%로 시작했지만, 약 2배 이상 올랐다. 유치하지만 재밌는 스토리에 배우들의 열연이 빛을 발한 결과다.

'내 남편과 결혼해줘'는 절친과 남편의 불륜을 목격하고 살해당한 여자가 10년 전으로 회귀해 인생 2회차를 경험하며 시궁창 같은 운명을 그들에게 돌려주는 본격적으로 운명을 개척하는 이야기. 동명의 웹소설과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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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이경이 맡은 역은 박민환으로 한마디로 소개하면 쓰레기다. 극 중 강지원(박민영)을 배신하고 그의 절친 정수민(송하윤)과 바람피고 나락으로 떨어지는 인물이다. 정수민과 갈 데까지 가놓고 결혼은 박민영과 하려는 박민환의 모습은 쓰레기의 정석이었다. 결국 바람피운 사실을 들키고 강지원에게 뺨을 맞았다. 온갖 창피함을 당하면서도 자신의 아이를 임신했다고 주장하는 정수민과 결혼을 강행한다.

또한 강지원이 회귀 전 박민환은 박민영에게 프러포즈라고 하기도 민망한 이벤트를 준비한다. 풍선 2~3개, 빵을 겹쳐놓고 초를 꽂아 강지원에게 주며 해맑은 미소를 보인다. 이러한 박민환의 얄미운 행동을 이이경이 실감 나게 살렸다. 시청자의 분노를 사기에 충분했다.

그간 '나는 솔로', '놀면 뭐하니'등 굵직한 예능 프로그램 고정 패널로 활약하며 예능인의 이미지가 강했던 이이경. 이번 작품을 통해 본업이 배우임을 확실히 각인시켰다.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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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홍은 두 작품 연속 시청자에게 충격을 안겼다. 먼저 넷플릭스 '마스크걸'에서 오타쿠 찌질이 그 자체를 연기해 '은퇴설'을 불렀다. 극 중 음침한 성격을 가진 주오남 역을 맡은 안재홍은 2시간씩 특수분장을 받았다. 이마주름부터 탈모까지. 여기에 그의 연기력까지 더해지니 싱크로율 120% 주오남이 만들어졌다. "아이씨떼루!"라고 외치는 그의 모습은 불쾌감을 안기기까지 했다.
사진=티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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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마스크걸' 주오남을 지우지 못할 것만 같았는데, 안재홍은 또다시 얼굴을 갈아 끼웠다. 티빙 'LTNS'에서 이솜과 함께 섹스리스 부부로 변신하며 19금 작품에서도 호평을 이끌어냈다. 수위 높은 대사와 장면을 코믹하게 표현하며 공감대를 형성했다.

캐릭터 그 자체, 그 이상을 표현한 배우들에게 "은퇴작 아니냐"라고들 한다. 이이경과 안재홍은 그 기준을 한참 넘었다. 영광스러운 별명이 아닐 수 없다.

김서윤 텐아시아 기자 seogug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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