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희수는 점이네(고수희 분)와 자근년(송상은 분)에 의해 가까스로 목숨을 부지했고, 이후 궁궐 색장나인 분영(김보윤 분)과 추달하(나현우 분)에게 궁궐 안팎의 내밀한 정보를 전해 받으며 이인의 바둑 스승이자 박종환(이규회 분)의 최측근인 덕성군(손종학 분)의 기객이 되기 위한 만반의 준비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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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어느 날 덕성군이 급살을 맞아 죽는 사건이 발생했다. 특히 덕성군이 “아무리 예친왕의 세가 강성해도 순리는 거스를 수 없는 법”이라고 고한 뒤 이인에게 밉보여서 죽임을 당했다는 소문이 도성 안에 파다했다. 그렇게 강희수는 3년 공들인 탑이 무너져버렸다는 허망함도 잠시 기대령(왕명을 기다린다는 대령에 바둑 기자를 붙인 벼슬)을 뽑는 소식을 듣게 됐다. 무엇보다 기대령 시험은 영취정에 함부로 사람을 들이지 말라는 박종환을 향한 이인의 경고가 담겼고, 이와 함께 강희수는 모두의 만류에도 “하늘 도움 필요 없어. 내가 할 거야. 내가 벌을 줄 거야”라며 3년 전 심장에 새긴 이인을 향한 복수를 되새겼다.
마침내 찾아온 기대령 시험날. 강희수를 제일 처음 알아본 것은 민상효(김서하 분)였다. 3년 전 자신과의 내기 바둑에서 가랑비를 보자마자 패를 외치며 뛰쳐나간 강희수에게 민상효는 빚졌던 바둑판과 바둑알을 내놓을 것을 요했고, 강희수는 “기대령이 되면 그때 빚을 갚겠다”라며 황급히 자리를 떠났다. 이후 출중한 바둑 실력을 자랑하는 강희수의 존재는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고, 조정 신료들 또한 “뒷배도 없이 기대령에 응시하다니. 세상 물정 모르는 자거나 실력이 아주 뛰어난 자인 듯싶습니다”라며 그의 정체를 궁금해했다. 무엇보다 기대령 대국에서 이긴 사람들 명단을 확인하던 이인은 강몽우라는 이름을 듣자마자 “그럴리가, 동명이인이겠지”라고 혼잣말하며 혼란에 빠졌고, 김명하 역시 민상효에게 강몽우의 정체가 “3년 전 도성 바닥 바둑판을 모조리 휩쓸어갔던 내기 바둑꾼”이라는 소식을 듣자 마자 굳은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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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강희수에게 패배한 김명하 대신 본인이 직접 계가에 나선 이인은 “곤궁에 처한 돌은 살리려 애쓰지 말고 그냥 죽게 두는 것이 낫다”라며 첨언했고, 강희수는 “어차피 죽을 목숨 전하께선 어찌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십니까”라며 이인의 말에 한 치도 물러서지 않은 채 맞받아치며 긴장감을 자아냈다. 급기야 강희수는 “바둑은 두 사람이 두는 것이고 오로지 돌로만 대화를 나눌 뿐이다. 나이도 신분도 군신의 관계도 하등 상관없게 되는 그런 대화 말입니다. 그래도 소인이 죽을죄라면 장차 영취정에 들이실 자는 눈치 빠르고 비위 잘 맞추는 꼭두각시로 택하셔야 할 것입니다”라고 주장했고, 이인은 겁 없는 강희수에게 반드시 기대령이 되어야 할 것을 명했다.
이 가운데 극 말미 강희수가 마침내 기대령으로 낙점되며 극의 몰입도를 더욱 끌어올렸다. 그러던 중 궁인의 출입이 금지된 비밀스러운 영취정 안을 샅샅이 살피던 강희수를 뒤로 이인이 어둠 속에서 등장해 긴장감을 드높였다. 이인은 싸늘한 눈빛과 함께 “3년 전 네가 죽었다는 보고를 받았던 것 같은데”라면서 “네 놈은 복수하러 돌아온 게야. 나를 죽이겠단 역심을 품고. 아니 그러냐”라며 강희수가 역심을 품고 돌아온 것을 알고 있다고 매섭게 몰아붙여 손에 땀을 쥐게 했다. 나아가 이인은 “생불여사 살아도 산 것이 아니고 죽은 것만 못하게 되었으니 이제 어찌하겠느냐. 요망한 혀를 놀려 답해보아라”라고 추궁, 얼어붙은 강희수와 그를 노려보는 이인의 냉혹한 얼굴이 엔딩을 장식하며 서늘한 긴장감을 폭발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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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윤 텐아시아 기자 seogug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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