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아의 세심》
5세대 男 그룹, 퍼포먼스 보다는 청량 콘셉트 내세워
자신들만의 차별점 강화해야
투어스 라이즈 / 사진제공=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SM엔터테인먼트
투어스 라이즈 / 사진제공=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SM엔터테인먼트
《김세아의 세심》
김세아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 이슈를 '세'심하고, '심'도있게 파헤쳐봅니다.
어딜봐도 '소년들' 천국이다. 많은 남자 아이돌 그룹이 톡 쏘는 탄산음료 같은 청량한 콘셉트를 내세워 저마다의 소년미를 뽐내고 있다.

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에서 세븐틴 이후 9년 만에 선보인 보이그룹 투어스가 신인답게 청량한 콘셉트로 데뷔를 알렸다. 투어스의 데뷔 앨범은 '스파클링 블루'(Sparkling Blue)로 이름부터 탄산 음료를 연상케한다. 이들은 독자적으로 만들어낸 장르인 이른바 '보이후드 팝' (Boyhood Pop)을 내세워 소년 시절의 순수하고 아름다운 감성을 자극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투어스 / 사진제공=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투어스 / 사진제공=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실제로 데뷔 쇼케이스에서 멤버 신유는 투어스만의 강점으로 "짜릿함과 무해함이 공존하는 게 저희의 청량함"이라고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들의 데뷔 앨범 타이틀곡 '첫 만남은 계획대로 되지 않아'는 첫 만남의 설렘 속에서 마주한 막연함을, 앞으로 함께할 빛나는 나날들에 대한 기대로 극복하는 이야기로 강렬한 드럼과 함께 짜릿한 기타, 신스 사운드가 가미된 하이브리드 팝(Hybrid pop) 장르의 곡이다.

지난해 9월 SM엔터테인먼트에서 7년 만에 내놓은 보이그룹 라이즈도 자신들만의 독자적인 장르인 '이모셔널 팝'(Emotional Pop)을 내세웠다. 라이즈는 강렬하고 때론 '난해하다'고 평가 받기도 했던 일명 'SMP'(SM 뮤직 퍼포먼스)가 아닌 청량하고 편안한 이지리스닝으로 승부를 본 것.

라이즈는 데뷔 전 선공개곡이었던 '메모리즈(Memories)'와 데뷔 앨범 타이틀곡 '겟 어 기타(Get A Guitar)' 모두 청량하고 중독성 있는 멜로디를 기반으로 풋풋함과 순수함으로 대중들에 다가섰다.
라이즈 /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라이즈 /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이처럼 자신들만의 독자 장르를 내세운 보이그룹이 또 있다. 지난해 10월 데뷔한 그룹 파우는 25일 발매한 'Valentine'(발렌타인)으로 자신들만의 독창적인 장르인 유스 컬처 팝(Youth Culture Pop)으로 사랑 서사를 풀어냈다. 앞서 이들은 데뷔곡인 파우 정식 데뷔곡 'Dazzling'(대즐링)은 사랑에 빠진 소년들의 기분좋은 심장의 울렁임을 느낄 수 있는 곡으로 데뷔부터 꾸준히 '소년미'를 강조해왔다.

이들 외에도 많은 보이 그룹들이 첫 사랑과 청춘, 소년미가 부각되는 콘셉트를 내세우면서 과거 타 보이그룹들이 걸었던 길과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앞서 에이티즈, 스트레이 키즈, NCT 등 많은 4세대 보이그룹들이 파워풀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퍼포먼스 위주로 구성된 곡을 주로 발매해온 바.

이러한 곡들은 강렬한 사운드와 중독성 있는 비트, 화려한 무대에 눈이 즐겁다는 장점도 있지만 일부 대중들에게는 풍성한 사운드로 인해 기계음이 강조돼 시끄럽고 이지리스닝 계열의 곡들에 비해 손이 가지 않는다는 이유로 아쉬움도 남았다.
뉴진스 / 사진제공=어도어
뉴진스 / 사진제공=어도어
강한 임팩트가 남았던 기존 보이 그룹들과는 다르게 일명 5세대로 불리는 그룹들에게 찾아온 변화가 눈에 띄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 이들이 이른바 '청량 전쟁'을 벌이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걸그룹 뉴진스의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진하지 않은 메이크업과 꾸며내지 않은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청량한 콘셉트의 곡을 발매한 뉴진스가 'Attention'(어텐션), 'Hype Boy'(하입 보이) 등을 연이어 히트시켰기 때문에 이러한 영향이 보이그룹에도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물론 이같은 이유 외에도 이들이 청량한 콘셉트를 선택한 데에는 여러가지 상황이 따랐을 터다. 신인 시절에만 가질 수 있는 풋풋함을 강조하기 쉽고 또한 청춘과 소년미 역시 이들의 나잇대와 걸맞기 때문에 쉽게 시도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이유다. 다만 쉽게 시도할 수 있는 콘셉트라는 점에서 많은 이들이 청량함을 내세우고 있는 만큼 자신들만의 차별점을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

김세아 텐아시아 기자 haesmi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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